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도쿄에서 투표 결과 제28대 총재로 선출된 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 지명 투표에서 일본의 102대 총리로 선출된 뒤, 새 내각을 발족할 예정이다. photo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도쿄에서 투표 결과 제28대 총재로 선출된 후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 지명 투표에서 일본의 102대 총리로 선출된 뒤, 새 내각을 발족할 예정이다. photo 뉴시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온건파로 분류되어 온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차기 일본 총리로 결정됐다. 그는 한일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유력 정치인 중에서는 드물게 일본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왔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27일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개최한 총재 선거를 통해 이시바 전 간사장을 28대 총재로 선출했다. 그는 이날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집권당 당수가 총리를 맡는다.

이시바 총재는 총재 선거 유력한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달리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또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일관계에도 더 극적은 개선이 있을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으나 국내에서는 “주는 것만 있고 받는 것은 없다”는 비판 여론이 있어왔다. 일단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일본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 

가을 개최가 예상되는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노동자 추도식의 규모와 일본 정부 측 참석 인사 지위 등에 있어 일본이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보인다.

일본이 성의를 보이지 않았던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방침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한국이 작년 3월 강제징용 배상판결 해법으로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하면서 한일관계는 외형적으로 회복됐지만, 제3자 변제를 이행하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에 일본 기업이 전혀 참여하지 않는 등 여전히 소극적이다. 

최근 크게 보수화한 일본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이 극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가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비주류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또한 그는 방위상을 지냈고 군사 분야에 관심이 많아 방위력 강화와 개헌은 기시다 총리 이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