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OUT 말하기 대회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OUT 말하기 대회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텔레그램에서 유출 및 공유되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으로 인한 경찰 신고가 지난주에만 88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은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에서 했듯이 서울경찰청도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라며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이 계정 정보 등을 미국 등 다른 수사기관에도 잘 주지 않고 있지만 우리 경찰은 나름의 수사 기법을 통해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프랑스 정부가 텔레그램 창업자를 체포한 만큼 각종 국제기구 등과 공조해 이번 기회에 텔레그램 수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프랑스 정부는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를 체포한 뒤 온라인 성범죄와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 및 공모한 혐의로 예비 기소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나흘간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총 88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피의자 24명이 특정됐다. 이와 관련 우 본부장은 "올해 1∼7월 총 297건, 주당 평균 9.5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주에는 거의 10배가 된 것"이라며 "'미투 운동'처럼 과거에 그냥 넘어갔던 일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경기남부 지역에서만 적발된 피해사례 중 70%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사담당, 지원팀, 프로파일러 등으로 구성된 51명의 수사전담팀은 올 1월1일~7월31일 경기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성범죄 58건을 적발해 31건을 수사 중이다. 특히 수사 중인 31건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23건의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 사례로는 지난 8월26일 김포지역 소재 한 고교에 재학중인 여고생 2명이 '성범죄에 노출됐다'며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경찰에 접수했다. 고교 3년생인 이들은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또 용인지역 소재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 A군(14)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지난달 20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A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A양 등 또래 여학생 4명의 얼굴 사진을 여성 나체 사진과 합성해 제작,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김군은 송치 직전, 출국금지 기간이 종료돼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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