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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328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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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IS가 흔드는 중동]터키 쿠르드계 반발에 곤혹감 IS 공격 불구 관망 유지

이희철  터키정경문화연구소 소장 

▲ 지난 10월 8일 당국의 발포로 쿠르드인 시위자 수십 명이 사망하자 3일 뒤인 10월 11일 앙카라에서 수백 명의 쿠르드족 터키 청년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photo 연합
지난 10월 10일 나는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터키항공 기내에서 제공되는 사바, 악샴 등 터키 신문을 보고 터키 동남부 지역에서 일어난 쿠르드의 항의 시위가 매우 심각했음을 확인했다. 신문들은 1면은 물론 많은 지면에 큰 컬러사진과 함께 기사를 싣고, 쿠르드의 시위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가를 보여주려고 했다. 그날 저녁 이스탄불 숙소에서 TV를 켜자, 터키의 에프칸 알라 내무장관이 쿠르드 시위대의 ‘폭력 명세서’를 발표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쿠르드의 폭력 시위로 학교·경찰서·군청·정당지부 등 1113채의 건물과 민간·경찰·지방정부 소속 및 앰뷸런스 등 1177대의 차량이 방화, 파손됐다. 시위가 35개 도시에서 발생, 터키 동부 빈굘에서 경찰관 2명을 포함, 총 31명이 사망했다. 내무장관의 발표는 쿠르드의 시위가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쿠르드의 폭력 시위는 시리아 북부 쿠르드 밀집지역인 코바니(아랍어 지명 아인알아랍)에서 이슬람 급진 수니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싸우고 있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수비대(YPG)에 대해 터키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는 데서 촉발됐다.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이 쿠르드인에게 거리로 나오라고 요구했다.
   
   이스탄불 도착 다음 날인 10월 11일 터키 NTV, CNN TURK 등 주요 TV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을 반복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의 폭동은 터키의 안정과 번영을 파괴하려는 외세와 야당의 음모로 일어났다. 쿠르드노동자당(PKK)이 테러단체인 것처럼 IS도 테러단체다. 코바니가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냐?”라며 터키의 안정을 해치려는 외세의 음모에 현혹되지 말라고 했다. 이스탄불의 포스코아싼 직원인 외메르 일마즈(52)씨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말이 전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그는 쿠르드계가 아니다. 일마즈씨는 터키가 날로 강건해지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기반이 강화되고 역내 지도자로 부상하는 것을 시기하는 주변국들이 ‘코바니 사태’를 핑계 삼아 터키 내 쿠르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터키 언론은 연일 자국과의 국경에 있는 시리아 도시 코바니 상황을 보도하고, 터키와 미국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에 대한 터키의 참여 논의’를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터키 의회는 지난 10월 2일 정부가 제출한 IS에 대한 군사대응을 위한 사전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터키는 언제라도 IS를 상대로 한 시리아 내 군사작전이 가능하지만 ‘인도적 지원과 병참 지원을 한다’는 원칙만 되풀이할 뿐, 어떤 형식으로 군사 개입을 지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게 없다. 지난 10월 14일 미국에서 정치이슬람(Political Islam)을 공부한 이스탄불무역대학의 아흐멧 유클레옌 교수(국제관계학)와 만났다. 유클레옌 교수는 “코바니 사태에 PKK가 관여되어 있다. PKK는 시리아의 쿠르드와 터키가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터키가 IS의 공격을 받고 있는 코바니를 지원하는 옵션을 선택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는 터키가 군사개입을 꺼리는 것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미국이 보여준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정부는 시리아 내전이 발생하고 시리아 지도자 알아사드의 자국민에 대한 학살 행위를 규탄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해 왔다, 이로 인해 터키와 시리아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변화되었다고 했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바 있으나, 작년에 정작 터키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정보와 증거물을 유엔에 제출했을 때,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반응을 보이지 않아 터키 혼자만 고립되는 상황을 맞았었다고 유클레옌 교수는 말했다. 이 일을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터키가 코바니의 쿠르드를 도와주려고 나서는 게 올바른 선택이냐에 있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저녁 터키 수도 앙카라의 명문 사립 빌켄트대학의 육셀 이난 명예교수(최근 퇴임)에게 터키 정부의 IS에 대한 평가, 안전지대 설치에 관한 서면 질의서를 전자메일로 보내고 가능한 빠른 답변을 요청하였다. 이난 교수는 IS에 대한 터키의 시각을 알 수 있는 상세한 답변을 바로 보내주었다. 이난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갈 때만 해도 ‘터키에 IS는 테러단체가 아니었다’고 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존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가진 면담 이후에 IS에 대한 터키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군사개입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터키 정부는 PKK의 무장해제를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테러단체인 PKK와 소위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PKK와 연계된 시리아 쿠르드민주동맹당(PYD)의 군사 조직인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면 터키 정부가 테러단체를 지원하는 꼴이 된다. ‘평화협상’을 진행 중인 PKK에 대한 터키 내 여론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코바니 문제’란 결국 PYD와 IS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 상황에서 터키는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앞서 면담한 유클레옌 교수와 같은 의견을 개진하고 터키의 군사개입 선택은 터키가 쉽게 취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라고 하였다. 또한 터키가 제의한 안전지대 설치 문제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간 시리아 지지를 표명해 온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 분명하므로 이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공유하고 있는 900여㎞의 긴 국경의 13개 관문을 통해 들어오는 시리아 난민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지난 10월 14일 터키의 NTV는 시리아로부터 유입되는 시리아 난민 상황을 코바니 및 국경 지역 현지 취재를 통해 상세 보도하였다. 국경 지역 여기저기서 마치 한국전쟁에서 보았던 보따리 피란민 행렬이 이어졌다. 터키는 IS의 학살 공포로부터 지금까지 터키 국경으로 피란 온 150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22개 난민촌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탄불의 관광 명소 이스티크라르 거리에는 시리아 난민들이 관광객들에게 손을 내민다. 이종상 이스탄불 외환은행 사무소장은 “차가 교통신호에 막혀 서기만 하면 구걸하는 사람들이 달려온다. 이들은 거의 시리아인이다”라고 했다. 그런 상황은 내가 시내에서 숙소로 들어오는 택시에서도 일어났다.
   
   터키 국경 코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바니 사태’는 터키의 안보와 직결되어 있는 쿠르드 문제와 연계되어 터키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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