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올 시즌 K리그1 정상에 섰다. 19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 최다인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전북의 올 시즌 우승에 이바지했던 이승우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이승우는 지난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며 굴욕을 맛봤던 전북의 반등 비결로 ‘거스 포옛 감독의 리더십’을 꼽았다. 이승우가 포옛 감독의 리더십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은 건 ‘훈련 외 사생활 보장’이었다.이승우는 ‘자기가 수원 FC 시절 경험한 것이 아니란 것’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수원 FC에 있을 때 김도균, 김은중 감독님도 포옛 감독님처럼
올겨울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목받는 선발투수 중에 익숙한 이름이 있다. 바로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한 메릴 켈리다. 켈리는 올겨울 37세 나이에 처음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켈리를 바라보는 현지 평가는 굉장히 좋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필자들이 매긴 FA 랭킹에서 켈리는 전체 20위에 배치됐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전체 8위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한 번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아보지 못했고 트리플A에서만 뛰었던 투수가 4년간 한국 생활을 거친
지난 11월 2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토론토의 밤하늘을 환호로 물들였다. 그 중심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등 일본 선수 3명이 있었다. 오타니는 선발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팀 우승에 앞장섰다.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4승 중 혼자 3승을 올렸다. 사사키도 마무리로 맹활약했다.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일본 선수들이 팀 주역으로 우승을 이끈 장면은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한때 한국야구가 ‘라이벌’로 여겼던 일본야구가 이제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올랐다는 증거처럼 보였
조규성(27·미트윌란)이 돌아왔다. 조규성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건 무려 1년8개월 만이다. 조규성은 2021년 9월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과의 맞대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조규성은 2022년 11월 24일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백업이었다. 그랬던 조규성이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렸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서 1경기 2골 이상을 터뜨린 최초의 사례다. 조
2025년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 우승팀이 모두 가려졌다. KBO리그에서는 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에서는 LA 다저스가 정상에 섰다. 특히 다저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역대급 명승부 끝에 극적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최근 3년 중 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KBO리그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매년 우승팀이 바뀌는 전력 평준화 흐름 속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복수 우승을 달성했고,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다저스 역시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이 우승 경험 있는 베테랑 지도자를 감독으로 데려오는 건 다른 팀이라면 특별히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팀이 두산 베어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경력자 외부인 감독 선임은 보기 드문 전통 파괴이자 파격이다. 올시즌 9위로 추락하며 위기에 처한 팀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두산은 지난 10월 20일 제20대 사령탑에 김원형 한국야구 대표팀 투수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베어스의 전통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선택이다. 두산은 OB 베어스 시절부터 전통적으로 초임 사령탑을 선호한
“내 인생 마지막 운동이 될 것이다.”지난 9월 20일 경기도 고양 덕양구 행주동에 있는 피클볼장에서 만난 신태호 고양시피클볼협회 부협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3년 넘게 피클볼을 쳐왔다는 그는 “그간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을 시도해 봤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면서도 “골프나 테니스는 돈·시간 등의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피클볼은 그 비율이 1~2%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클볼은 아직 대한민국에서 생소한데, 테니스·배드민턴·탁구가 혼합된 형태의 스포츠다. 1965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조엘 프리처드
울산 HD는 한국 프로축구를 이끌어가는 명문 구단이다. K리그1 우승 5회, 코리아컵 우승 1회, 리그컵(폐지) 우승 5회 등의 이력은 울산의 이름을 더 빛낸다. 울산은 K리그1에만 머물지 않는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선 두 차례나 무패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울산은 지난해 창단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새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그 시작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선 김영권, 이청용, 조현우 등 베테랑이 건재한 가운데 이희균, 강상우, 윤종규, 서명관 등 알짜배기 선수가 새롭
한국시리즈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선언되는 순간, 야구판에는 또 다른 시즌 ‘스토브리그’가 개막한다. 그와 동시에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미디어(SNS)는 매일 올라오는 수십 수백 개의 ‘썰’(루머)로 뒤덮인다. “금요일에 핵폭탄 터진다” “A 선수 수도권 구단 입단 확정” “B 구단 감독 후보로 C 코치 유력” “D 선수 곧 은퇴”…. 근거는 불분명하지만 그럴듯한 정보들이 난무한다. 어떤 건 적중하고 어떤 건 허공으로 사라진다. 팬들은 속는 줄 알면서도 클릭하고, 공유하고, 설레고, 분노한다. 스토브리그를 다른 말로 ‘썰쟁이의 계절’이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1월 체코와 일본을 상대로 ‘K-베이스볼 시리즈’를 치른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기존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마케팅용으로 네이밍한 것.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치르는 평가전으로 체코와 2경기, 일본과 2경기 각각 총 4경기다. KBO는 이번 시리즈에 대해 “내년 3월 WBC를 앞두고 대표팀에 승선할 선수들의 옥석을 가릴 중요한 무대”라고 밝혔다. 실제 KBO는 이번 WBC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한국야구는 2006년 WBC 4강 진출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
대한민국은 월드컵이 다가오면 크나큰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월드컵 16강은 기본’이란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38전 7승 10무 21패.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기록한 성적이다. 한국은 1954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6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론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11차례 월드컵 본선에 도전했다. 이 가운데 한 대회에서 2승 이상 기록한 건 딱 한 번이다. ‘4강 신화’로 불리는 2002 한·일 월드컵이다. 이 대회와 더불어 16강에 올랐던 2010
지난해 KBO리그 순위싸움을 묘사하는 데는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쓰였다. 올해는 ‘역대급’으로도 부족하다. ‘단군 이래 최대’의 순위싸움이 시즌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키움 한 팀만 제외하고 9개 구단이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 치열하게 경쟁했다.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이 있으면, 실패를 맛본 팀도 있다. 시즌 막판까지 희망을 품었던 팀들은 마지막 순간 좌절했고,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난 팀들은 긴 추락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5강 진출에 실패한 5개 팀은 제각기 다른 이유로 탈락했다. 그들의 실패 과정과 원인을 살펴본다. 6위_
트럼프 시대에 유럽과 미국의 관계를 상징하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장은 트럼프가 의자에 앉아 있고, 메르켈을 비롯하여 유럽 주요 정상이 트럼프 주변에 둘러서서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1기 때 사진이다. 다른 한 장은 트럼프가 푸틴과의 알래스카회담 직전에 유럽 정상과 만나는 사진이다. 집무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는 자신의 의자에, 유럽 정상들은 사장 앞에서 면접을 보는 지원자처럼 일렬로 의자에 앉아 있다. 트럼프 2기 때 사진이다. 2기 사진의 이미지가 1기 사진보다 더 노골적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의 힘의 관계를 보여
지난 9월 1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자메이카의 타제이 게일이 도약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약 3개월 만의 복귀전인 이번 대회에서 그는 예선에서까지 부상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우려를 샀다.하지만 결선에서 8m34로 시즌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이탈리아의 마티아 푸를라니(8m39)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완전한 부상 극복을 선언했다. 이로써 타제이 게일은 개인·자메이카 최고 기록을 달성한 2019년 도하(금), 2023년 부다페스트(동)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지난 9월 7일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경기 후 인터뷰가 예기치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롯데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고, 삼성에서 은퇴할 수도 있고.” 강민호의 커리어와 인터뷰 스킬을 고려하면 결코 실수로 한 발언처럼은 들리지 않았다. “삼성에서 잘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현 소속팀에 무게를 두긴 했지만, 친정 롯데행 가능성을 전혀 부정하지도 않은 것이다. 강민호의 삼성 이적 때 눈물 흘린 롯데 팬들은 환호했고, 삼성 팬들은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팀이 순위싸움 한창인데 그런 얘기를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전 쿠웨이트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6월 9일이었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고 쿠웨이트전에 나서는 상태였다. 홍명보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우리가 3차 예선을 마치면 몇 가지 변화를 줘야 할 게 있다. 행정에선 몇 가지 매뉴얼을 만들어놔야 한다. 팀 내에선 몇 가지 매뉴얼을 만들어놨다. 9~11월에 치르는 평가전은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몇 년 전부터 야구계에는 리빌딩이라는 유행이 번졌다. 과거에도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된 팀들이 대외용 포장지로 ‘리빌딩’을 앞세우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시즌 전부터 성적을 포기하는 메이저리그식 리빌딩을 시도하는 팀들이 나왔다. 한화 이글스는 ‘실패할 자유’를 외치면서 2020년부터 리빌딩에 돌입했고, 키움 히어로즈도 2023년을 기점으로 리빌딩 모드를 가동했다.그러나 정작 이런 모델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가 정규시즌 2위로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지만,
이강인(24)이 파리 생제르맹(PSG)에 잔류했다. 올여름 ‘이강인이 PSG를 떠날 것’이란 이적설은 많았다. 이강인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과 강력하게 연결됐다. 이강인이 손흥민의 대체자로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김민재의 전 소속팀이자 이탈리아 세리에 A ‘디펜딩 챔피언’ SSC 나폴리도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이강인은 PSG 3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은 PSG에서 2년6개월 차인 2024~2
곧 올라갈 거다. 때가 되면 올라갈 거다. 지난 5월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예상 밖 초반 부진에 대해 인터뷰한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이다.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고들 했다. 당시만 해도 KIA는 당연히 올라갈 팀처럼 보였다. 지난 시즌 압도적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강팀이니까.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2025년 우승 후보로 꼽은 절대 1강 후보가 바로 KIA니까. 겨우내 전력 누수도 크지 않았고, 젊은 선수들도 우승 경험을 통해 한 뼘 성장했다. 주전 선수 한둘이 부상으로 빠져도 능히 메울 수 있는 뎁스도 갖췄다. 개막전에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심판은 자신들이 권위적이란 걸 점점 더 드러낸다. 지난 8월 10일 전남 드래곤즈와 천안시티 FC의 경기였다. 대 0으로 팽팽하던 전반 19분 전남 민준영이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박정호 주심이 5분 동안 비디오판독(VAR)실과 교신했다. 박정호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면서 민준영의 득점을 취소했다. 심판진을 제외한 모든 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중계 화면만 봐도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억울하게 득점이 취소된 전남은 천안에 3 대 4로 졌다. 이 경기가 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