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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국회서 영어교육 문제 지적한 ‘조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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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37호]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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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회서 영어교육 문제 지적한 ‘조지 윤’

77세 토종 영어도사 습득이 아니라 학습을!

배용진  기자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 거예요. 한국인은 ‘학습’을 통해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
   
   지난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한국의 영어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지 윤(77·본명 윤광옥) 토영아카데미 원장은 한국의 학원 영어강사 1세대다. 1970년대 서울 광화문에서 엘리트외국어학원을 운영했던 윤씨는 1973년 국내에 ‘스크린 영어’를 도입해 인기몰이를 했다. 녹음테이프로 ‘생활영어’나 따라하던 기존 영어학원 수업과 달리 영화를 보면서 살아있는 영어 대사를 익히는 스크린 영어는 당시 장안의 화제였다. 매달 700명의 수강생이 몰려드는 인기 덕분에 윤씨는 학원강사 1년 만에 학원을 인수할 정도로 큰돈을 벌었다.
   
   국회서 기조발제를 마친 그와 마주 앉아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악보를 못 보면 악기를 연주할 수 없듯, 독해와 문법을 못 하면 영어를 잘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고차원의 영어, 영어다운 영어를 하려면 완벽한 독해 실력이 받쳐줘야 합니다.”
   
   윤씨의 지론은 영어를 배울 때 회화보다 문법과 독해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말을 먼저 배우고 글을 나중에 배우는 원어민들과 달리,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한국인들은 말보다 글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습득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는 현재 영어 사교육 시장의 트렌드와는 정반대다.
   
   윤씨는 영어를 배울 때 ‘습득’과 ‘학습’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습득과 학습의 차이는 이렇다. 습득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이들이 14세 전까지 영어를 접하면서 저절로 영어를 체화하는 것이다. 반면 학습은 영어를 외국어로 접하는 이들이 언어로서의 영어를 새로 배우는 것이다. 영어교육에 관한 통념 중 하나가 영어를 어릴 때 습득할수록 빠르고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윤씨는 “그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원어민에게 해당하는 것”이라며 “영어를 외국어로 접하는 이들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배울 때 쓰이는 언어가 한국어인데, 제1언어가 한국어인 사람들에게는 한국어를 제외한 습득과정을 제공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가능하더라도 초등학교 과정에서만 가능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지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단계에서는 제대로 된 습득과정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영어 배우러 외국 나가는 건 시간 낭비”
   
   윤씨가 현재 운영하는 토영아카데미는 ‘토종 영어도사 아카데미’를 줄인 말이다. 윤씨는 스스로 ‘토종 영어도사’를 자처한다. 윤씨의 최종 학력은 고졸로, 대학 문턱을 밟아본 적도 없다. 물론 외국 유학 경험도 없다. 그는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카투사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그의 영어실력을 눈여겨본 미군 장교에 의해 미7사단 도서관 사서로 특채된 것이 영어도사가 된 계기였다. 그는 도서관 사서로 5년간 근무하면서 60여편의 영어 소설과 300여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섭렵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장문의 기사나 에세이 50편, 영화 30편, 소설 5편에 3년간 투자하면 영어는 정복된다”는 그의 지론이 탄생했다.
   
   윤씨는 “단지 영어만을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해외연수는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언어를 배우기 좋은 환경에 노출되기 위한 해외연수는 방법론적으로 볼 때 학습이 아니라 습득에 속하는데, 이미 성인이 된 이들이 영어를 습득하려고 하니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통한다면 충분히 그에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뛰어난 영어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윤씨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학습을 통해 배운 영어 수준이 과연 습득을 통해 배운 영어 수준을 따라갈 수 있냐는 것이다. 특히 습득을 통해 감각적으로 영어를 배운 이들의 순발력, 유연함을 책상머리에서 학습한 이들이 따라갈 수 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윤 원장은 “초창기에는 그럴 수 있지만 학습 단계가 높아지면서 수준이 오르면 순발력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오히려 학습을 통해 배운 영어실력이 습득을 통해 배운 영어실력을 훨씬 능가한다”고 말했다. 습득은 일종의 기능이라 아기가 성장하면서 후각, 촉각이 발달하듯 언어기능이 성장하는 것이지만, 이는 낮은 단계까지만 가능하다. 때문에 습득을 통해 영어를 배운 사람들도 어느 정도 이상의 단계에 도달하면 학습을 통해 지식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습을 위해 독해·문법이 중요하다면 그걸 익힐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수준 높은, 고차원의 읽을거리를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해법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나 고전 소설, 불특정 다수가 읽는 매체, 신문, 영화 등으로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윤씨는 충분한 독해를 통해 영어의 문법체계를 익힌 다음에는 영어를 수없이 읽고 말하면서 글과 말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발음에 집착할 필요 없이, 영어의 문법과 체계를 익혀 말하면 수준 높은 회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어민과 만나 대화하는 것은 수없이 반복되는 영작 과정’이라는 것이다. 사실 원어민들과 만나 대화해본 이들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는 “이다도시, 이참 등 외국인들의 한국어 발음이 어눌해도 우리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했다.
   
   윤씨는 “영어교육을 위해 국내 영어교사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영어교사란 공교육, 그중에서도 중·고교 영어교사를 말한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한국어를 완벽히 체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중·고교 때 완벽한 영어실력을 갖춘 교사가 6년간 가르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준급의 영어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윤씨의 주장이다.
   
   “전 국민이 영어를 하겠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합니다. 모든 한국인이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어요. 영어를 배울 사람만 배우되, 대신 배우는 사람은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조지윤식 영어학습법
   
   • 탄탄한 독해력을 쌓아라.
   • 수준 높은 읽을거리를 선택하라.
   • 완벽히 독해한 문장을 따라 읽으며 글과 말을 일치시켜라.
   • 발음에 집착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 장문의 기사나 에세이 50편, 영화 30편, 소설 5편에 3년간 투자하면 영어는 정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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