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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59호] 2019.05.27

미사일 박사가 말한 북 미사일 전력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기획취재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북한의 미사일 개발 기술은 계속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통해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우리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전력도 양적 확충은 물론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효과적인 KAMD 체제의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한국군의 요격능력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신영순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전력개발센터장(예비역 대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창과 방패의 모순(矛盾)된 논리처럼 통상적인 무기체계의 발전 과정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군은 위협의 ‘실체’를 파악하고 ‘평가’를 정확하게 해서 ‘대응’해야 하고,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신영순 센터장은 육사 30기로 임관, 수색대대장을 마친 후 합동참모본부에서 12년 동안 무기체계조정관을 지내는 등 20년 이상 군 전력증강 업무를 담당한 무기체계 전문가다. 그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첫 번째와 두 번째 미사일은 동일한 미사일”이라며 “예전엔 탄도미사일(속도·파괴력)과 순항미사일(은밀성·정확도)의 특성이 확연히 달라 구분을 확실히 했으나, 현재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거리 미사일은 그 구분이 모호해졌다”고 했다.
   
   -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40~50㎞라는 낮은 정점 고도로 침투하기 때문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40~150㎞)로는 요격이 어렵다고 하는데. “언론들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거꾸로 북한 미사일이 40~50㎞로 침투하는 공간을 빼면, 우리의 방어망이 확실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나. 사실상 우리의 하늘은 북한 미사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 KAMD를 구축해왔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나. “KAMD의 히스토리를 알아야 한다. KAMD는 김대중 정부 시절, 조성태 장관 주도로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군과 국가의 주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하층방호’ 개념으로 도입한 것이다. 2006년 이후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되자 핵무기 한 방에 국가의 존망(存亡)이 갈리는 상황으로 변했고, KAMD가 ‘완전방호’ 개념으로 변질되면서 개념적 혼란이 생긴 것이다. 지구상에서 미사일방어(MD)를 운용하는 미국만이 상하층 완전방호가 가능하다.”
   
   - 북한 단거리 미사일이 연료량으로 사거리를 조절해 사거리를 280~500㎞로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인가. “전혀 틀린 말이다. 미사일은 최소 사거리~최대 사거리가 있다. 그 사거리 내에서 표적에 대한 좌표와 각도, 경로를 넣어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일 뿐이다.”
   
   - 5월 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책상 위 지도에 탄도미사일의 궤적이 나타난다. 이 궤적으로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특성을 추측할 수 있나. “지도를 보면 미사일의 비행궤적은 미사일의 정점고도가 일반 탄도미사일처럼 U자형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처럼 수평비행을 하는 궤적이 아니었다. 사진으로 미뤄보면,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성능은 이스칸데르급이 아닌 것 같다.”
   
   -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M형(국내용), E형(수출형), K형(순항미사일) 등 세 가지가 있다. 이스칸데르 M형은 분산자탄형, 연료기화탄, 관통포탄, 전자기탄 등 다양한 탄두가 있다. 수출형인 E형은 분산자탄형만 있다. 아마도 미국이 정찰위성으로 북한 미사일 잔해 사진을 찍었다면 이스칸데르 중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북한 단거리 미사일은 궤도가 특이하고 불규칙하게 하강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게 날아오는 미사일들이라고 요격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탄도미사일은 포탄처럼 U자형으로 궤적을 그리며 비행한다. 그런데 요즘의 탄도미사일은 MD체계가 발전하면서 정직하게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는 것이 거의 없다. MD 요격망을 피하기 위해 ICBM은 원추형으로 설계해 뒷부분이 날개역할을 하면서 대기권 재진입을 하도록 하고 있고, 단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40㎞ 이하의 공기밀집층을 수평으로 비행하다가 하강 시에 예측불허의 비행을 한다.”
   
   -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요격미사일을 피하는 회피기동 능력이 있을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미사일의 첫 번째 목표는 목표물 파괴이고, 두 번째가 생존성이다. 탄도미사일의 속도는 통상 마하 6~7이고, 종말단계에서는 마하 10까지 올라간다. 마하 10의 비행체가 회피기동을 하면 목표물을 비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회피기동이란 것이 미사일이 능동적으로 요격미사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입력한 값에 따라 기동하는 것일 뿐이다.”
   
   -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본 원리는. “미사일들은 종말단계에서 ‘기동탄두 재진입체(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s)’를 가동해 오차보정을 해가며 대기권을 통과해 진입한다. 이 때문에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높다. 요격미사일도 고속, 고기동 표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반응화와 고기동화가 필수조건이다. 사드의 ‘킬 비히클(kill vehicle)’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히트투킬(hit-to-kill) 방식으로 파괴한다. 히트투킬 방식은 카보네이드 카본이란 강한 복합소재로 둘러싼 탄두를 운동에너지탄으로 직접 부딪쳐서 날려버린다.”
   
   - 북한 미사일 개발은 어느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보나. “북한 미사일 전력의 당면과제는 노후 미사일 전력의 교체와 성능개량,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다. 현재 운용 중인 미사일 전력의 대부분은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반응시간이나 전력운용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북한은 미사일의 추진연료를 액체에서 고체로 교체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화성11호(KN-02·독사)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SLBM 북극성1호, 지상용 북극성2호 등을 개발했다. KN-18(탄두분리형)과 KN-21(일체형) 미사일의 앞부분에는 카나드를 부착해 종말단계에서 회피기동을 노리고 있다. KN-18의 경우, 북한이 KAMD를 교란할 수 있는 MaRV(기동탄두 재진입체)를 개발해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 북한 단거리 미사일은 차륜형과 궤도형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로 빠른 전개가 가능하고, 숲속에 잠복했다가 기습적으로 발사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단거리 미사일은 길이가 7m에 불과한 데다 궤도형과 차륜형을 다 갖춰 기동성과 은밀성 측면에서 위협적이다. 화성15호 같은 ICBM은 미사일 길이가 22.5m여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주행할 만한 마땅한 도로가 없다. 따라서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백두산 부근에 중대형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다량의 사일로(silo) 기지를 건설했다.”
   
   - 이렇게 되면 사실상 킬체인이 무력화되는 것은 아닐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킬체인은 공격징후를 확인해 사전에 무력화시킨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시위급(時危急) 표적(TCT·Time Critical Target)을 탐지해 타격하기까지 최적의 조건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최악의 조건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각각 6~60분으로 규정했다. 한국군도 2015년 탐지에서 타격을 30분 내에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킬체인 보완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적의 행동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완벽한 탐지체제를 확보해야 한다. 이스라엘처럼 자국 공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전투기나 무인기 등으로 감시하고 위협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상황이 이상적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처럼 중·고고도 이상의 감시·정찰수단이 필요한데, 이는 경제적인 면은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엄청난 부담이다. 우리의 경우 위성기술과 중고도 무인항공기(MUAV) 기술을 활용해 군이 필요로 하는 정보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 미군의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JSTARS)’를 도입하면 킬체인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김관진 국방장관 시절, 주한미군의 조인트스타스를 타고 오산에서 강릉 구간을 비행한 적이 있다. 이 비행기 플랫폼 절반이 컴퓨터로 구성됐다. 모니터에 MTI(Moving Target Indicator)가 궤도차량과 차륜차량을 구별했다. 전차의 경우 전차의 이동속도와 궤도 돌아가는 속도를 구별해 모니터에 핑크(전차)와 옐로색(차륜차량)으로 표시했다. 그곳에 지형 정보를 얹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잡신호(clot)를 제거하니 실제 전차와 차량들이 파악됐다. 우리가 조인트스타스를 전력화해도 지형 정보, 부대 정보, 훈련 상황 등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으면 운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를 위해 KAMD망 구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KAMD는 이스라엘의 애로(Arrow)와 같은 중첩방공망을 모델로 해야 할 것이다. KAMD의 경우 한반도의 짧은 종심과 주변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등을 고려하면 미국과 같은 전구 차원의 감시체계 구축과 ICBM급 탄도미사일 요격수단은 필요 없다. 우리 실정에 맞는 센서체계, 전장관리 및 C3체계(BMC3), 요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아랍에미리트(UAE)군이 2015년 9월 예멘 후티 반군의 SS-21을 성공적으로 요격한 적이 있다. 최신형 패트리엇인 PAC-3 MSE의 경우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맞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SS-21(스커랩) 단거리 미사일 등을 대체한 것이기 때문에 SS-21을 요격했다면 이스칸데르도 요격 가능하다.”
   
   - 주한미군의 사드와 패트리엇 PAC-3 MSE, 천궁(철매2) 개량형, L-SAM이 북한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나. “방어용 미사일의 성능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사드를 비롯해 한·미 양국이 보유한 방어용 미사일들은 북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응능력이 있다고 본다. 방공의 기본은 ‘상호중첩’과 ‘종심배비’(전력을 전방만이 아닌 후방까지 다중 배치하는 것)가 원칙이다. 국회에서 패트리엇을 도입하면서 왜 천궁2 개량형 국내 개발을 하느냐고 따지면 안 된다.”
   
   - KAMD에서 핵심은 ‘발사 징후 포착, 발사 미사일 탐지·추적, 요격미사일 지정 유도’ 등을 담당하는 ‘전장관리 및 C3체계’(BMC-3)라 할 수 있는데 방어체계 전체의 두뇌에 해당하는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 “우리의 탄도탄 작전통제소(KTMO Cell)는 방어체계 전체를 통제하고 관리할 능력이 없어 미국의 전구유도탄 작전통제소(TMO-Cell)로부터 조기경보를 받아 자체 탐지센서와 요격체제로 전파한다. 이 때문에 한·미 연합 방위체계 강화 차원에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와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해야 한다.”
   
   신영순 센터장은 “우리 군은 그동안 KAMD의 핵심적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무형 전력에 투자를 게을리했다”며 “아무리 정밀타격수단을 전력화한다 하더라도 탐지와 데이터 처리, 통신체계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보잘것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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