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신지호 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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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헬스조선’이 후불제 상례(喪禮) 서비스 ‘3일의 약속’을 출시했다. 후불제 상례 서비스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상조(喪助)와는 다르다. 상을 당한 이를 동네 사람들이 모여 돕는 전통 풍습에서 유래한 상조와는 달리, 후불제 서비스는 상을 치러야 하는 일이 발생해 일시불로 비용을 내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상품이다. 장사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시신처리, 염습, 장례식 서비스 일체를 포함하는 말이 상례다.

일반적인 상조 서비스 가입자는 한 달에 2만원에서 4만원 정도의 금액을 수년간 불입하면서 장례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돈을 미리 저축한다. 갑자기 상을 당해 경황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평소에 적은 금액을 미리 불입하는 것이다. 목표로 하는 불입 금액은 장례식장 도우미 수, 수의(壽衣)와 관의 종류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3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를 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3일의 약속’을 출시한 임호준 헬스조선 대표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2000여곳의 후불제 상례 서비스 업체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일부 공제회 등이 운영하는 대규모 장례 회사들은 선불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임 대표는 “선불제는 선불제대로의 장점이 있고 후불제는 다른 장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엄밀히 볼 때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 비용이 포함되다 보니 소규모 후불제 상례 서비스 회사에 비하면 ‘3일의 약속’이 약간은 비싼 게 사실”이라며 “누구나 전화 한 통이면 전국 어디서든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3일의 약속’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선불제로 운영되는 주요 상조 서비스에 비해서는 장례식장 도우미 수, 장례용품 등을 똑같은 조건으로 뒀을 때 ‘3일의 약속’이 50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최고 의료포털’을 지향해온 헬스조선은 그동안 독자들의 ‘라이프 케어’를 내세워왔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주 독자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죽음이 금기시되던 대상이었지만, 최근 독자들과 자주 만나 고민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상례 서비스로 옮겨갔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저희 주 고객층이 시니어이다 보니 그들의 고민에 집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만족스럽게, 폐를 끼치지 않고 생을 마감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임 대표는 “급작스럽게 상을 당한 분들은 경황이 없어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장지가 많지 않다 보니 최근에는 시신을 화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 전까지 얼마 머무르지 않는 관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는 등 합리적이지 않은 소비를 하고 후회하는 이들을 많이 봤다는 것이다. 그는 “장의용품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특정 기준 이상의 고가 제품을 팔지 않는 것이 제가 드리는 약속”이라고 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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