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스 엔진’으로 캡처한 2017년과 2018년의 함박도 해상 인공위성 사진. 2018년 촬영된 사진에서 보이는 하얀 점이 북한군 주둔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photo 구글 어스 엔진
‘구글 어스 엔진’으로 캡처한 2017년과 2018년의 함박도 해상 인공위성 사진. 2018년 촬영된 사진에서 보이는 하얀 점이 북한군 주둔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photo 구글 어스 엔진

현재 대한민국 주소지로 등록되어 있는 섬 ‘함박도’에 북한군 주둔 시설이 2017년 이후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조선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로 주소 등록되어 있는 함박도에 대해 우리 군(軍)이 NLL(북방한계선) 이북의 북한 땅으로 파악하고 있고, 이 섬에는 현재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속 보도한 바 있다.(주간조선 2019년 6월 24일자 2563호, 7월 22일자 2567호 참조) 함박도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가장 논란이 된 사안은 ‘언제부터 북한군이 주둔했느냐’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가 적군의 시설물이 어느 시점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그 자체로 대북정보사항이기 때문에 공개 불가하다”고 했다.

‘구글 어스 엔진’의 연도별 인공위성 지도에 따르면, 2017년 촬영된 함박도는 숲밖에 보이지 않는 무인도에 가까웠다. 하지만 2018년 지도에는 북한군 주둔 시설로 보이는 건물과 그 옆으로 터가 닦인 흔적 등을 볼 수 있다. ‘구글 어스 엔진’은 ‘구글 어스’와 달리 지난 35년간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을 매 연도별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촬영된 연도만 나타낼 뿐 구체적인 날짜는 표시돼 있지 않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 어스 엔진의 인공위성 지도는 구름 없는 최상의 이미지를 사용하기 위해 특정 연도의 여러 시점에 촬영된 것을 합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이미지가 촬영된 연도는 특정할 수 있지만 정확히 몇 월에 촬영된 것인지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원 안의 회색 건물이 2018년 인공위성 사진에 나타난 하얀 점인 것으로 보인다. ⓒphoto 구글 어스
원 안의 회색 건물이 2018년 인공위성 사진에 나타난 하얀 점인 것으로 보인다. ⓒphoto 구글 어스

현재 구글 어스로 확인할 수 있는 함박도의 최근 인공위성 사진은 2018년 7월 7일 촬영된 것으로 나온다. 구글 어스 엔진의 2017년 함박도 해상 인공위성 촬영 시점이 최소 그해 ‘1월 1일’이라는 가정을 하면 북한군 주둔 시설은 2017년 1월 2일 이후부터 2018년 7월 7일 사이 언젠가 들어선 셈이다. 결과적으로 함박도의 북한군 주둔 시설은 2017년 또는 2018년 상반기 중 어느 시점에 들어섰다고 가늠할 수 있다.

이전 기사를 통해 주간조선은 ‘2009년 7월 이후 북한군 주둔 시설이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구글 어스 엔진’을 동원해 새로 분석하면서 그 시기가 2017년 이후로 좁혀지게 됐다. 구글 어스만으로는 2018년 7월 7일 이전 확인되는 촬영 시점은 2009년 7월뿐이었다.

2017년 상반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조기 대선 및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 있었던 해다. 또 북한은 2017년 7월부터 10월까지 잇따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며 미·북 간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뒤이어 2018년 4월 27일에는 판문점에서, 2018년 9월 18~20일에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때 남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을 취해 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서)를 발표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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