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평도 인근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하던 해수부 공무원 A씨(47)를 북한이 피격한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24일 오전 국방부는 연평도 공무원 실종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지난 9월 21일 낮 13시경 소연평도 남방 1.2마일(약 1.9km)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선원 1명이 실종되었다는 상황을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접수했다”면서“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는 지난 9월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목포소재 서해어업관리단 소속이다.

군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실종 공무원은 22일 오후 3시 30분경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해 기직맥진한 상태로 북한 수산 사업소 소속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되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 때부터 북한 선박이 실종자와 일정 거리를 이격한 상태에서 방독면을 착용한 뒤 표류 경위와 월북 관련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군 관계자는 "22일 오후 9시 40분쯤 총격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몇 발을 쐈는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A씨가 북한으로 넘어갈 계획을 가지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북측 NLL을 넘었고, 이후 북측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한 후 화장했다는 것이다. 군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탑승해 있었다는 점에서 자진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군의 설명에 연평도 주민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평도에서 어업을 하는 주민들은 공통적으로 “어업지도선 업무를 하는 사람이면 연평도 인근 서해 사정을 잘 알텐데, 월북하겠다고 소연평도 남측에서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연평도에서 20년 이상 어업을 한 곽모 선장은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A씨가 실종됐다는 소연평도 남방에서 북한까지 헤엄쳐 가려면 최소 15km이상을 가야한다”며 “대연평도 인근에서 했다면 모를까 그보다도 남쪽인 소연평도에서 월북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연평도는 ‘대연평도’와‘소연평도’로 나뉘는데, 소연평도는 대연평도보다 남쪽으로 약4km 아래 있다. A씨는 이 소연평도에서도 남쪽으로 2km 아래 해상에서 월북을 시도한 셈이다. A씨가 실종될 당시 어업지도선 위치에서 북측 NLL까지는 10km 떨어져 있었고, 가장 가까운 북측 육지까지는 약20km 거리다. 지난 7월 성폭력 혐의를 받던 탈북민 김모씨가 강화도 월곶리 인근에서 배수로를 통해 한강을 건너 월북한 사건의 경우, 김씨가 헤엄친 거리는 최대 5km로 추정됐다. 또 다른 연평도 어민은 “A씨가 정말 월북을 작심했다면 어업지도선에 달린 고속단정을 탈취해 달아나는 방법이 더 안전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A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은 무궁화10호(499톤)로, 고속단정을 한 척을 싣고 운항한다. 이 어민 역시 “소연평도 밑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월북을 시도했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했다.

자녀가 두 명 있는 A씨가 월북할 동기를 알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A씨의 유가족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사망자가 내 동생이라고 특정할 수 있나. 내 동생은 월북을 시도할 이유나 동기가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군은 지난 23일 대북전통문을 통해 북한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북은 24일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