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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666호] 202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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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세상 읽기]‘신재생=탄소중립’이라는 착각이 만든 ‘2050로드맵’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duckhwan@sogang.ac.kr 2021-07-15 오후 5:25:17

▲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립 일정 안내 및 최근 언론 보도된 기술작업반(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정부가 에너지의 문외한들로 구성된 탄소중립위원회에 검토를 의뢰했다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놀라울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어설프다. 에너지 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찾아볼 수 없는 이 로드맵은 3류 공상소설만도 못 한 졸작이다. 이 로드맵대로라면 지난 연말 국제연합(UN)에 제출했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졸속으로 만들었던 제9차 전력수급계획을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 전국을 태양광·풍력으로 가득 채워놓고도 모자라는 전기는 러시아·중국에서 들여오겠다는 것이 로드맵의 알량한 결론이다.
   
   
   신재생은 탄소중립 아니다
   
   2050년 이전에 신규 원전 이외의 모든 원전·석탄발전을 폐지하고, 태양광·풍력의 발전량을 2018년 대비 54배로 늘리는 것이 로드맵의 핵심이다. 태양광의 설비용량은 무려 464GW로 늘어나고, 풍력도 44GW로 확대된다. 태양광 설비에 필요한 면적만 해도 무려 6000㎢가 넘는다. 전 국토의 6.1%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주장은 누구에게도 설득력이 없는 소설이다. 물론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풍력 설비를 20년마다 교체할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도 감당하기 어렵다.
   
   태양광·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은 진정한 탄소중립이 아니다. 미완의 기술인 신재생은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신재생의 간헐성을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보완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가 송전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수준의 착각일 뿐이다. 100GW가 넘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공급·소비되는 국가 수준의 전력망을 배터리로 만든 ESS로 유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신재생의 통제 불가능성도 심각하다. 전기에서는 ‘실시간 생산’과 ‘실시간 소비’가 원칙이다. 소비자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실시간으로 소비해야만 하고, 발전소는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양만큼을 생산해줘야만 한다.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깨지면 대정전의 재앙이 발생한다. 그런데 신재생의 경우에는 전력의 생산을 관리자가 임의로 통제할 수가 없다. 햇볕이 쪼이고, 바람이 불어야만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제가 불가능한 508GW의 신재생 설비가 연결된 송전망은 안정적 관리가 불가능하다. 혹시라도 모든 신재생 설비가 최대 출력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하게 되면 전력망에 심각한 과부하가 발생한다. 결국 신재생의 상당한 부분을 송전망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응급조치가 필요하게 된다. 실제로 ‘탄소제로섬’으로 만들겠다던 제주도는 이미 넘쳐나는 신재생 설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신재생이 탄소중립이라는 주장은 온전한 착각이다. 간헐성과 통제 불가능성 때문에 신재생에는 반드시 보조전원으로 LNG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이 늘어나면 LNG도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다. 현재 26.8%를 차지하는 LNG발전을 2050년까지 7.5%로 줄이는 로드맵은 그런 현실을 무시한 것이다.
   
   로드맵에서 설비용량의 10%를 차지하는 ‘무탄소 신(新)전원’의 정체가 궁금하다. 우리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기술을 개발해주는 신비의 요술 지팡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이 걸려 있는 에너지 로드맵에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신전원’을 포함시킨 용기가 가상하다. 설비용량의 9.8%나 되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수용해줄 지역을 찾는 일도 만만치 않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기를 수입하겠다는 발상은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무모한 것이다. 에너지 안보를 포기해버리겠다는 항복 선언이기도 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에게 간헐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주기 위해서 5.4GW의 발전소를 지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동북지역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탄소중립의 핵심은 원전
   
   무엇보다 정부의 로드맵에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2050년 온실가스 순(純)배출량을 2018년 7억2760만t에서 99%를 감축한 750만t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는 공허한 것이다. 오로지 2050년까지 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의 외형적 균형에만 초점을 맞춘 엉터리 로드맵이다.
   
   에너지의 ‘전기화’를 주장하면서 2050년의 발전량을 2018년 대비 2.3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황당하다. 현재 전체 에너지 소비총량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소비를 모두 포기해야 하는 2050년에 우리의 에너지 소비총량은 현재의 46% 수준으로 줄어들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현재 에너지 소비의 절반 이상을 포기해야만 하고, 앞으로 30년 동안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은 송두리째 포기해야만 하는 끔찍한 목표다.
   
   진정한 탄소중립의 꿈을 위해서는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진정한 탄소중립 전원(電源)은 원전뿐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원전을 활용하면 경제성까지 보장된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이고 금상첨화다. 반대로 간헐성과 통제 불가능성을 보완하는 기술이 보장되지 않은 신재생은 진정한 탄소중립이라고 할 수 없다. 미완성의 미래 기술을 핑계로 실용화된 현재의 기술을 포기하자는 주장은 어리석은 억지일 뿐이다.
   
   원전의 안전성이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험하고 더럽기 때문에 기술을 포기해야 한다는 패배주의적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괜한 억지가 아니다. 실제로 인류 문명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불’은 안전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현장은 언제나 끔찍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불을 포기하지 않았다. 불을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고, 화재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도 갖추었다.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과 더욱 철저한 관리를 위한 제도를 갖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의 밀집도가 높아서 더 위험하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40년 이상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해왔다는 경험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SMR이 규모가 10배나 더 큰 대형 원전보다 안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SMR이 더 안전해야 할 근원적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투자의 비중이 대형 원전보다 더 클 뿐이다. 대형 원전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을 모두 SMR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우리의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억지는 윤리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고,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의 운전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원전을 원하는 국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순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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