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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호]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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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여권 동진? 부산 민심 진짜 달라졌을까

권경훈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 지난 4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손을 번쩍 든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후보(오른쪽). photo 뉴시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텃밭’을 지키려는 자유한국당과 이를 공략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총력전이 펼쳐질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부산에서의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탄핵 이후 전열을 정비해온 보수진영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여권으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상징적인 선거구로 간주된다.
   
   하지만 여권으로서는 부산이 결코 쉽지 않은 선거구다. 1995년 6월 이후 6번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은 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부산이 보수정당의 ‘텃밭’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니는 이유다. 보수정당이나 보수 계열 후보는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 16개 모든 기초단체장도 석권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부산지역 민심의 저변에 보수정당에 대한 강한 전통적 지지가 얼마나 숨어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들”이라고 말했다. 보수진영으로서는 부산이 지난 23년간 흔들린 적이 없는 철옹성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18개 부산지역 의석 중 5석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등 이 같은 양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민주당과 한국당은 부산시장 후보로 각각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서병수 현 시장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4년 전인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맞붙은 사이. 당시 50.6%를 득표한 서 시장이 오 전 장관(49.3%·당시 무소속)을 2만여표 차(1.3%포인트)로 따돌리며 신승(辛勝)을 거뒀다. 4년 만의 리턴매치로 치러지는 대결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당초 오 전 장관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선거 막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이 결집하면서 당시 ‘친박계’ 핵심으로 알려진 서 시장에게 판세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4년 전의 상황이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른 양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친박’으로 알려진 서 시장의 재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데다 서 시장의 측근들이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되는 등 여론 악재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오 전 장관은 장관 이전에 부산 정무부시장과 행정부시장, 시장 권한대행까지 맡는 등 부산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해왔고 최근 들어서는 해양대와 동명대 등 지역 대학 총장을 지내면서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왔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분쟁이나 갈등도 거의 없는 상태다. 여기에 현 정부에 대한 높은 여론 지지도를 등에 업고 표심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 후보란 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가 “문 대통령이 부산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한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의 바탕에서 부산의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힘있는 여당 후보’를 부각시키자는 의도로 평가된다. 부산의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도 “지난 선거와 달리 최선을 다하면 부산 민심이 당선을 도와줄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오른쪽)가 지난 3월 22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전재수 국회의원(부산 북·강서갑)과 손을 맞잡고 있다. photo 뉴시스

   4번째 도전 오거돈에 피로감
   
   하지만 부정적 요소도 부각되고 있다. 오 전 장관의 4번째 도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만 69세라는 비교적 많은 나이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시민 김모(49)씨는 “시민을 위해 출마한다는 느낌보다 당선될 때까지 나와 보겠다는 식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고, 이미지가 한국당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고 부동층이 갈수록 늘고는 있지만 전통적인 보수 지지 정서가 깊이 박혀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는 앞서가다 실제 투표에서 패한 적이 적지 않았다.
   
   오거돈 후보에 맞서는 서병수 현 시장은 해운대구청장을 거쳐 16대 총선 때 국회에 진출, 19대까지 4선에 성공한 관록의 정치인이다. 2014년 부산시장에 당선된 그는 지역과 중앙 정치를 고루 경험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서 시장은 최근 “좀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조기사퇴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5월 초쯤을 사퇴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현직을 유지하면서 6월 지방선거 공식 후보자 등록기간인 5월 24∼25일에 후보 등록을 할 방침이었지만 좀 더 일찍 사퇴를 하고 선거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서 시장 주변에서도 “공공기관 주변에서 열리는 행사장에서 표를 찾을 것이 아니라 골목으로 들어가 새로운 표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권유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시장이 각오를 다지며 선거전에 일찍 뛰어들 경우 오거돈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이던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통적 보수 표심이 살아나고 특히 투표율이 높은 고령자가 많은 부산의 특성이 더해질 경우 서 시장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산 동구에 사는 주민 이모(68)씨는 “지역과 밀접한 시장, 구청장을 뽑는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와는 다르다. 지방선거가 지역 민심을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서 시장의 지지율은 초반보다 중반, 종반이 더 중요하다. 지지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도 지역의 보수적 성향이 막판으로 갈수록 결집하는 지금까지의 선거 패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는 ‘친박’ 꼬리표
   
   하지만 전통적 보수 성향에 기댈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부산 시민 정모(58)씨는 “언제까지 ‘텃밭’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식의 정서에 호소할 것이냐.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 시장이 조기 사퇴를 결심하고 일찍 선거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민심의 변화를 의식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친박’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공천 과정의 잡음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당초 서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데다 공천 확정 후 같은 당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바른미래당에서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성권 전 국회의원(17대·부산진을)이, 정의당에서는 시의원을 지낸 박주미 부산시당위원장이 출마해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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