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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4호]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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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드] 트럼프·시진핑·김정은 베트남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한다면?

박승준  아시아 리스크 모니터 중국전략분석가,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트럼프·김정은·시진핑, 미·북·중 3개국 정상이 2월 27~28일 베트남 다낭에서 한국전쟁 휴전 66년 만에 종전선언을 하는 일이 과연 벌어질 것인가. 한국은 1953년에 그랬던 것처럼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의 당사자 자격을 미국에 맡기고 한발 비켜서서 구경만 하게 될 것인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벌어질 역사적인 한반도 종전선언에서 아웃사이더가 될 것인가.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6일 오전(한국시각)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한 국정연설을 통해 “오는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북한 김정은과 2차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2차 회담이 베트남 어느 도시에서 열릴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3일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가 중국 무역대표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무역전쟁을 종결짓는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중국 무역대표단에 가까운 인사에 따르면 트럼프·시진핑 회담이 이루어질 도시로는 다낭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최대의 부호 마윈(馬云)이 경영권을 소유하고 있어 중국 내부 사정에 밝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가 맞다면, 트럼프는 2월 27~28일 이틀간 베트남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머물 것이며, 이 경우 미·북·중 3개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트럼프는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김정은과의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베트남에서 할 것이라고 밝히기 직전에 중국과의 무역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훔쳐가는 상황을 종결시키기 위한 구조적 변화를 중국과의 무역회담에서 끌어내야 하며, 중국과의 불공정한 무역관행들을 끝내 엄청난 무역적자를 축소시켜야 한다.” 트럼프는 이미 2월 3일 워싱턴을 방문 중이던 중국 무역대표들에게 “(3월 1일로 예정된 양국 무역 담판 최종시한을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만나 양국 간 무역전쟁을 종결시키는 담판을 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를 받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도시로 다낭이 유력하다고 2월 3일 보도한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미·중 무역전쟁의 종전을 선언하면서, 트럼프·시진핑·김정은 3자 간의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하는 극적인 효과를 구상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낭 도심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미·중 무역전쟁도 종전?
   
   베트남에서 진행될 트럼프·김정은 2차 회담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진 미·북 정상회담의 후속 회담이다. 트럼프·김정은 2차 회담에서 무엇이 논의될지를 예상해 보기 위해 1차 회담의 합의사항을 되돌아보자. 당시의 4가지 합의사항은 “첫째,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양국 관계를 수립한다. 둘째,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넷째, 한국전쟁 포로와 실종자의 유해복구를 약속한다”는 것이었다. 첫째 합의사항에 담긴 ‘새로운 미·북 관계’는 영어로는 ‘new US, DPRK relations for peace and prosperity’라고 표현됐는데, 트럼프가 국정연설을 앞두고 “북한이 전례 없는 번영의 기회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 합의사항을 두고 한 말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베트남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 이뤄진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경제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만족할 만한 정치적 성과를 거두게 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 내 반중(反中) 인사들이 “미국의 첨단기술을 훔쳐 경제적 번영을 이루면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기 원하는 중국을 재건축(rebuild)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의 소비재 생산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2월 말 베트남에서 미·중 무역전쟁 종전이 선언된다면 시진핑으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국내 정치적 평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외교적으로도 베트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월 8일 김정은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서 시진핑과 미리 상의하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에 시진핑으로서는 지난해 싱가포르 트럼프·김정은 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조금도 상실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루어진 시진핑·김정은 4차 회담에서 시진핑은 “중국은 조·미(朝美) 수뇌회담이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안정과 비핵화, 지역 장치구안(長治久安)을 실현하는 데 건설적 작용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조·미(朝美) 영도인 간의 제2차 회담이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관련 당사국(미국)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을 존중해서 반도 문제의 전면적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었다.
   
   이런 언급들을 보면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회담을 통해 트럼프와의 2차 회담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은 시진핑대로 중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한반도 정전(停戰)체제의 종결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한 쌍잠정(雙暫停,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핵무기 개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 정전체제 종결과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을 실현하는 가시적 성과를 베트남에서 확보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국을 제쳐두고 미·북·중 3개국 간의 ‘한국전쟁 종전 베트남 선언’이라는 판문점 휴전 회담의 재판(再版)이 이뤄질지는 한국 내 여론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싱가포르 회담이 이뤄지도록 중재 역할을 한 문재인 대통령을 아웃사이더로 만들 경우 문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으로 겪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카드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월 6일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 계획을 발표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진짜 ‘메콩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봐야 한다. 2차 미·북 회담 개최 전까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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