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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70호] 2019.08.12

“이혜훈, 호남 의원 못 들어오게 당헌당규에 ‘보수’ 요구했다”

조용술 바른미래당 전 혁신위원 인터뷰

▲ 조용술 바른미래당 전 혁신위원은 “한국 정치는 청년들을 소모의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photo 이한솔 영상미디어 기자
합당인가, 분당인가, ‘매당(賣黨)’인가.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이 연일 화제다. 크게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헤게모니 다툼이다. 지난 8월 7일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출마하셨으면 좋겠다. 바른미래당이 정리가 돼야 (합당)한다. 손학규 대표가 나가야 정리될 것”이라고 발언해서다.
   
   바미당 내부에선 ‘매당’ 논쟁이 한창이다. 이혜훈 의원의 ‘바겐세일’ 발언 때문이다. 이 의원이 당을 바겐세일 대상으로 언급했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당장 이혜훈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 문제의 발언은 조용술(38) 전 혁신위원이 공개했다. 조 위원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8월 6일 서울 마포에 있는 ‘청년 365’ 사무실에서였다.
   
   - 이혜훈 의원을 언제, 왜 만났나. “이혜훈 의원한테 만나고 싶다고 요청이 왔다. 본청 정보위원장실에서 7월 9일에 만났다.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크게 세 가지 얘길 하더라. ‘첫째, 바른미래당을 A급으로 만들어서 자유한국당이 우리한테 손을 내밀게 해야 한다. 지금이라면 바겐세일급으로 넘어간다. 이건 유승민 대표의 바람이기도 하다. 둘째, 손학규 대표를 퇴진시켜야 한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합칠 거라 확신하는 것 같았다. 나에게 손 대표 퇴진에 앞장서 달라더라.”
   
   - 다른 얘기는 없었나. “호남 의원들 얘기를 했다. 이런 말을 하더라. ‘민주평화당 의원들, 즉 호남권 의원들은 보수라는 단어 자체가 주홍글씨이기 때문에 보수라는 말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그러니 중도보수라는 말을 우리 당 당헌당규에 공식적으로 넣어야 한다. 혁신위에서 그걸 처리해라. 그래야 호남 의원들이 우리 당에 못 들어온다.’ 저는 이렇게 반문했다. ‘호남 유권자들 중에도 우리 당과 생각을 함께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가치 철학이 동일하면 누구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 바미당 혁신위원회가 정치권 최초 30대로 구성됐다며 ‘U-40 혁신위’를 표방했는데 열흘 만에 파행됐다. “회의를 여섯 번 열었다. 나오는 얘기가 지도부 퇴진 및 재신임밖에 없더라. 혁신위원들이 파벌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거다. 자신이 속한 파벌이 주장하는 안건들을 최우선 선결과제로 처리하려고. 5 대 4 힘의 논리로 누르더라. 원래는 전원합의로 가자고 했던 거다. 전원합의로는 빨리 담판이 안 될 것 같으니 표결로 가자고 하더라. 주대환 위원장을 압박하더라.”
   
   - 주대환 위원장은 왜 갑자기 그만뒀나. “본래 합의한 대로 전원합의로 의사진행을 하려고 했는데 첫 단추부터 진행이 안 되는 걸 보고 자괴감을 느낀 것 같았다. 혁신위 일부 위원들이 첫날부터 지도부 재신임과 퇴진에만 너무 집중했다. 양보가 아예 없었다.”
   
   조 위원은 2004년 국회 보좌진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 활동을 하다, 바른미래당으로 옮긴 경우다. 안철수 전 대표의 권유로 입당했다. 2008년부터 ‘청년365’라는 단체를 이끌었다. 청년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 지역공동체 복원 운동을 하는 단체다. 저소득층 아이들 멘토링 등의 활동이다. 2018년엔 서울 마포구청장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 지난 지방선거에 왜 출마했나. “일종의 전략 공천이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출마를 요청했다. 당시 인재영입 4호였다. 선거 선대위원장이었던 손학규 대표도 출마를 권유해서 받아들였다.”
   
   - 민주당은 왜 떠났나. “민주당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대학생 초기멤버였고 시당활동도 열심히 했다. 탈당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70%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60%대였던 때다. 그런데 두 가지가 걸리더라. 첫째 개헌안이었다. 지방자치를 전공했는데 민주당의 연방제 개헌안을 보니 납득이 안 되더라. 연방제는 국력 낭비다. 영국처럼 지역별 이질성이 심한 나라나,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나 하는 거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중앙집권적 국가인데 왜 무리해서 추진하나. 독립적 지방자치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당내의 폐쇄적 86운동권들의 존재다. 폐쇄적 소통 구조 그 자체더라. 우리는 깨끗하다면서 미투 운동 당시 꼬리를 자르는 걸 보고 굉장히 실망했다.”
   
   
   청년 견제하는 86 운동권
   
   그가 말하는 86운동권이란 ‘386(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을 의미한다.
   
   - 청년운동을 하며 지켜본 일부 86 기득권 세력의 문제점이 뭔가. “선민의식, 절대 선(善) 증후군이다. 내가 말하는 건 절대적인 선이고 다른 사람은 절대 적폐라고 생각한다. 건전한 토론과 타협을 말살한다. 본인들은 청년이라며 수혜를 받고 컸으면서 청년은 안 키우고 오히려 견제한다. 본인의 아바타 역할을 할 청년 몇몇만 뽑아가는 식이다. 파이를 안 나눠주려 하는 거다. 이미 50대의 나이가 됐으면서 아직도 본인들로 세대교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나. 문제는 86이 한국 정치의 주류가 되면서 이런 시스템이 한국 정치의 표준이 됐다는 점이다.”
   
   - 현 여권이 청년층의 지지로 정권을 잡았는데도 청년들을 키우지 않는단 말인가. “대학생과 청년을 깃발부대, 피켓부대로 활용한다. 정치행사에 동원하는 식으로 소모적으로 쓰고 버린단 얘기다. 대학생,청년위원회 출신 중 정치인으로 데뷔한 사람이 거의 없다. 외부에서 데려와서 폴리테이너를 양성한다. 아이돌 데려오는 구조란 얘기다.”
   
   - 바미당은 좀 다른가. “바미당으로 옮긴 건, 유승민 의원이 주장했던 개혁보수 기치에 끌려서였다. 젊은이들이 중심이 돼 새정치를 할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그런데 내부에 파벌주의가 심하더라. 안철수 전 대표가 영입했다는 이유만으로 당내에서 견제를 받더라. 당에서 조강특위, 당무감사위 활동을 하며 또 실감했다.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일부, 당권파 이렇게 갈려서 무분별하게 흠집 내기를 했다.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 수 있느냐에만 집중한다. 우리 당을 환승센터로 여기더라.”
   
   - 당 안팎 청년들과 함께 활동 중인 것으로 아는데 기성세대가 청년에 대해 가장 오해하는게 뭔가. “청년들한텐 이념이 없다. 굳이 따지면 보수다. 이들은 시장경제, 민주주의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야당의 지지율이 낮은 건 야당 탓이다. 민주당은 민족주의를 들고나와서 감성정치를 하지 않나. 이게 법치로 눈속임돼서 보일 수 있다. 청년들이 여기에 속는 거다. 이미지 정치, 쇼 정치다. 탈원전 예를 보자. 공청회 과정에서 찬찬히 얘기를 듣더니 청년들의 의견이 뒤집어지더라. 야당은 청년을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계몽의 대상으로 본다. 대화 기회도 없다 보니 차악으로 민주당을 택하는 거다.”
   
   - 그럼 야권이 청년들과 제대로 소통할 방법이 있나. “기성세대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는 청년의 감성이 있다. 훈련받은 청년들을 정치계에 진출시키는 수밖에 없다. 정치 아이돌들은 자신을 영입해준 진영에 줄을 설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의 앵무새, 전위대 역할을 하다가 소모돼 사라지지 않나. 폴리테이너가 아니라 훈련받은 청년들을 정치권에 진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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