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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614호] 2020.06.29

김종인·안철수의 세 번째 만남은 해피엔딩?

▲ 2017년 11월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photo 뉴시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의 야권연대 기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직접 회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대당 통합을 시사하는 당내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머지않아 양측이 어떤 형식으로든 손을 잡는 것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옛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로가 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대표는 결국 다시 대권에 나설 계획인데 ‘3석 정당’으론 독자 행보를 걸으며 대선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 손을 내밀 곳은 통합당뿐이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선 선수를 한 명 더 늘릴 수 있다. 대권후보든 일반 정치인으로든 함께 경쟁하며 당을 이끌어줄 사람이 생기니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최근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등의 진보 의제를 내놓으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안 대표의 합류는 정책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통합당의 외연 확장에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미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공동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을 통해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국민미래포럼은 양당 의원들이 격주 간격으로 모여 복지·노동 정책 등을 발굴, 연구하는 모임이다. 지난 6월 5일 첫 모임을 시작했는데 통합당에선 강대식·김병욱·김웅·신원식 등 10여명의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권은희·최연숙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참석하는 통합당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지역적으로는 PK, 이념적으로는 중도에 가까운 의원들로 안 대표와 공통 분모가 많다.
   
   이 모임은 겉으로 보기엔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일종의 스터디 모임 같지만 그 내용이나 형식 등을 보면 역할은 이보다 더 크다.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한 의원은 “지금의 거대 여당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 야당은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두 당밖에 없다”며 “두 당의 가교역할을 할 만한 중간 매개체가 있으면 아무래도 더 원활하게 협치할 수 있지 않겠냐는 취지로 포럼을 구성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미래포럼은 7월 중 안 대표와 김 위원장이 함께 참석하는 특강 일정도 논의 중이다. 결국 국민미래포럼을 연결고리로 한 양당 간 결합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위기다.
   
   
   김종인 물러난 이후 안철수 합류할 수도
   
   하지만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정치적 연대가 낙관적으로 평가되는 건 아니다.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두 사람은 정치 난제를 함께 풀어내기 위해 의기투합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둘은 화합과 갈등을 반복하며 변변치 못한 결과만을 초래했다. 이런 점에서 이들 연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2011년 ‘청춘콘서트’를 공동 주최하며 정치적 멘토·멘티 관계로 발전한 바 있지만, 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견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보궐선거 출마보단 2012년 총선 출마를 권유했지만, 안 대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청춘콘서트 기획 관계자들이 세운 ‘청년당’ 합류를 통해 청년 대표 정치인이 되면 좋겠다는 권유도 안 대표는 거부했다.
   
   이런 상황은 2015년에도 반복됐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고민하며 자신을 찾은 안 대표에게 “당내 분란을 수습해 기회를 찾아라”고 조언했지만, 안 대표는 탈당을 강행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그런 안 대표에게 “정치를 잘못 배웠다” “2011년 이후 보여준 게 없다” “어리석다” 등의 거센 비판을 내뱉기도 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안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직을 제안, 김 위원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둘 사이가 봉합되는 듯싶었으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둘은 다시 멀어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고집 센 두 사람의 성격이 이번 연대 과정에서 다시 한번 맞부딪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사람의 악연을 기억하는 앞서의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감정의 골이 얼마만큼 깊은지는 모르겠으나 둘 사이가 좋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 과거의 일로 야권 재편을 그만둘 리는 없다. 다만 그 시기를 올해가 아닌 내년 하반기로 맞출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체제가 내년 상반기에 끝나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나면 그때 안철수 대표가 합류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라고 했다.
   
   
   “안철수, 반성 없더라” 연대해도 실패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연대에 성공한다 해도 이것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미래통합당이 외연 확장을 통해 중도층을 흡수, 대선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서다. 일단 안 대표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옛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전직 의원들 사이에선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의 혁신 의지에 제대로 힘을 보탤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19·20대 국회에서 안 대표와 함께 정계 활동을 이어온 한 전직 의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4년간 제3의 길, 정치혁신은 완벽히 실패했다. 지금 이를 위한 공간은 미래통합당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근데 과연 통합당에서 제3의 정치를 국민의당과의 합당으로 잘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비전이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적고 김종인 위원장의 세력화도 한계가 있어서다. 안 대표가 여기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 의원은 또 “얼마 전에 안철수 대표를 만나 ‘지난 4년은 없던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데 모르겠다. 그는 내 말과 지난 과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안 대표와의 연대로는 별다른 정치적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이야기다.
   
   2016년 안철수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던 한 인사도 주간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비슷한 말을 건넸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2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기 좋을 땐 실력이 없고 실력 생기니 인기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는 이 말의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평했다.
   
   “안 대표가 인기가 있을 때 실력이 없던 건 맞다. 근데 후자는 틀렸다. 안 대표는 지금도 실력이 없다. 그때그때의 국면에서 국민들이 듣기 괜찮은 말을 하는 능력은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실력이라는 건 긴 안목을 가졌느냐에서 온다. 안철수의 합류만으론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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