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photo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8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긴급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photo 연합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 39%의 대통령 지지도는 지난해 10월 셋째 주 ‘조국 사태’당시의 기록과 같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월 11~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긍정 평가는 전주 44%보다 5% 하락한 39%였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7% 상승한 53%였다.

정당 지지율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이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8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통합당은 전주보다 1.9%p 상승한 36.5%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33.4%)을 앞섰다.

대통령과 여당의 연이은 지지율 하락은 부동산 정책 탓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이들 중 35%가 ‘부동산 정책’을 이유로 꼽았다. 6주째 부동산 문제가 부정 평가 이유 1순위에 올라 있다. 뒤이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2%),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8%), '독단적/일방적/편파적', '북한 관계', '인사(人事) 문제'(이상 5%) 등이 부정평가의 이유로 꼽혔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민주당은 강하게 부인하는 모양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8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여당은 정부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지지, 지원하고 있다. 이게 팩트”라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코로나19, 부동산 문제, 최장의 장마로 집권여당에 불리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럴 때 일수록 똘똘 뭉쳐 방어막을 치고 아래로, 민심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보수언론의 선동질에 먹잇감이 되지 말자”고 했다.

한 후보와 정 의원의 발언은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당 대열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지자 당내 ‘비박세력’이 탈당하고 탄핵소추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되는 등 임기 막바지 친인척 비리로 가파른 레임덕 현상을 겪었다. 당시에는 당내 비주류였던 친박계 의원들이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이 이런 전례 때문에 당내 ‘이탈 현상’을 철저히 사전에 봉쇄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을 통해 친문 세력이 당내 기반을 사실상 석권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나 대열 이탈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문 강성 완장파가 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강성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당내의 자기비판이 시스템상 불가능해졌다”고 썼다. 이어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이 친문일색으로 변해 당의 혁신에 나설 ‘세력’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대선주자들마저도 친문에게 눈도장 받느라 아부하기 바쁘니, 차기(대권후보)를 중심으로 당을 혁신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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