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운데)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왼쪽),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2013년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운데)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왼쪽),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던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멤버들이 최근 분열돼 서로를 저격하고 있다. 진보성향 팟캐스트인 ‘나꼼수’는 이명박 정부 때 인기를 끌면서 보수정권 추락과 진보정권 탄생에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현상’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들 사이에도 위기의식이 생겼고,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를 놓고 내분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12월 3일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이사장은 이 글에서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씨가 양정철씨와 회동할 무렵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며 "양씨가 윤씨를 (언론 보도 외에는)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주진우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증언에 따르면,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김 이사장은 나꼼수 멤버이자 동료였던 주진우 전 시사저널 기자에게 4가지 항목의 공개 질의를 하면서 “답변이 미흡하거나 해명이 제가 공개하지 않은 객관적 정황에 배치될 경우 추가질문을 할 수도 있음을 말씀드린다”라고 적었다.

나꼼수 멤버들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멤버 대부분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등 승승장구해왔다. 김 이사장은 정권교체 직후인 2017년 9월 SBS ‘김용민의 뉴스브리핑’으로 지상파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에는 KBS라디오 ‘김용민 라이브’를 진행하다 하차했다. 주 전 기자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등을 진행해왔다. 마찬가지로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역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진행자를 맡았고 TBS에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해왔다. 야당과 MBC 공정방송노조 등은 이들의 출연료가 “일반 진행자 출연료보다 많게는 3~4배 가량 높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팟캐스트를 함께 운영하며 10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온 김 이사장과 주 전 기자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린 지점은 윤 총장에 대한 시각으로 해석된다. 주 전 기자는 “참여연대나 진보 단체, 정의당에서도 ‘추미애 장관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이야기한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 윤 총장을 찍어내려는 추 장관을 비판한다. 반면 김 이사장은 “주 기자가 윤석열의 이익을 대변했다”며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탈윤석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법무부의 직무배제 이후 업무에 복귀한 윤 총장은 현재 범야권 대권주자 중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2월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13%로 3위에 올랐다.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모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윤 총장의 지지율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갤럽 조사에서 39%를 기록해 그간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린 40% 대가 최초로 깨졌다.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도가 역전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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