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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8호] 2020.12.21

‘코로나’ 지지율도 무너지고… 위기의 文, 반전 승부수는?

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 ylhong@chosun.com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가파르다. 12월 들어 각 여론조사마다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12월 둘째 주에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8%로 취임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른 조사도 리얼미터·YTN 36.7%, 알앤써치·데일리안 35.7%, 한길리서치·쿠키뉴스 38.5% 등으로 모두 30%대였다. 11월까지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모든 조사에서 40%대였지만 12월 들어 동시에 하락했다.
   
   
   진보층·호남서도 지지율 하락 추세
   
   문 대통령 지지율 추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보수층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총선 때 전폭적으로 여당을 지지했던 중도·진보층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의 균열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 한 달 사이에 문 대통령 지지율(46→38%)은 8%포인트 하락했다. 응답자의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 24→18%, 중도층 46→34%, 진보층 67→64% 등으로 모두 떨어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진보층의 추세를 주목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말에 레임덕에 빠진 것은 핵심 지지층도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경우 지난 4월 총선 직후엔 진보층의 지지율이 90%를 상회했지만 최근에는 60%대 초반으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도 현 정부의 지지 기반인 호남권에서 한 달 전에 비해 문 대통령 지지율은 71%에서 61%로 낙폭이 컸다. 친여(親與) 성향이 강했던 수도권도 민심이 악화됐다. 최근 서울에선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37% 대 58%, 인천·경기는 39% 대 53%로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이 ‘지지할 이유’를 찾지 못할 때 하락한다.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 30%대로 하락한 것은 이른바 ‘집토끼’인 기존 지지층에서도 지지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현 정부 초기인 2017년에 지지율이 70~80%로 고공 행진할 때에는 갤럽 조사에서 지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게 ‘적폐 청산과 개혁 의지’ ‘국민과의 소통’ 등이었다.
   
   탄핵 정국에 지쳤던 국민이 ‘이전 정부와 다른 모습을 보여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집권 2년 차인 2018년에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 등 남북 정상의 만남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대북 평화 이슈가 부각됐다. 문 대통령 지지 이유로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 ‘대북 안보 정책’ 등이 1년 내내 최상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9년 들어 2월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남북 관계도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이후 북한 관련 이슈는 더 이상 호재가 아니었다. 8월 이후 ‘조국 사태’까지 겹치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 문 대통령 지지율은 ‘코로나19 효과’로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인식의 확산과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며 문 대통령 지지율은 다시 70%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임대차 3법, 부동산 세금 강화 후유증 등으로 집값·전셋값이 폭등하는 부동산 실정(失政)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다시 하락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수사지휘권 행사, 윤 총장의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 정직 2개월 결정 등으로 이어진 ‘추·윤 갈등’도 문 대통령 지지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엔 여권(與圈) 지지율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코로나19 대응’이 악재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한 대응 부족과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졌다.
   
   지난 12월 14~15일 알앤써치 조사에선 K방역과 관련해 ‘잘못하고 있다’가 52.9%로 ‘잘하고 있다’는 41.0%보다 높았다. 얼마 전까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긍정 평가가 70~80%에 이를 정도로 높았던 것과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여권은 12월 들어 문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하자 지지층을 재결집하는 전략을 해법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공수처법 지지부진과 윤 총장에 대한 미온적 대처에 지지층의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 회의에서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 직후 공수처법 개정안, 5·18 역사왜곡처벌법, 국정원법,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고, 윤 총장에게 정직 처분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입법 폭주와 윤 총장 징계가 강경 친문(親文)을 제외한 상당수 진보층에서도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월 11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잘못된 일’(54.2%)이 ‘잘된 일’(39.6%)보다 높았다. 공수처법에 대한 긍정 평가는 리얼미터의 2019년 1월(76.9%)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2019년 10월(61.5%)과 2020년 1월(54.2%)에 비해서도 크게 하락했다.
   
   

   집권 4년 차 3분기 지지율 YS에 근접
   
   정치권의 관심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앞으로 하락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에 비해 높은 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국갤럽 자료에 따르면 집권 4년 차 3분기에 접어든 문 대통령 지지율은 38%로 같은 시기의 김영삼 전 대통령의 37%에 근접했다. 집권 4년 차 3분기의 이명박 전 대통령(34%), 박근혜 전 대통령(32%)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지금 추세라면 임기 마지막 해에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한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부동산 실정을 만회하거나 민생 경제를 회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더구나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늦어진다면 민심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과 행정수도 이전 등 대형 지역 공약과 코로나 3차 재난지원금 등 정부·여당은 지지율 반전 카드를 다양하게 쏟아낼 것”이란 견해도 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공수처 출범이나 윤 총장 징계를 통해 정권 핵심의 권력형 비리가 부각되지 않는 안전판이 마련된다면, 강성 친문층을 보유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선이 쉽게 붕괴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가 교수는 “현 정부는 지지층마저 붕괴됐던 노무현 정부 때의 트라우마가 강해서 지지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승패가 임기 말 문 대통령 지지율의 향방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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