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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6호]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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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MB 국정원 사찰’은 박형준 공격용?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국회의원·언론인·연예인 등 1000명에 달하는 각계 인사를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야권에선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4·7보궐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MB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박형준 선거 캠프 측은 “(현 시점에 사찰 의혹이 공개된 것을) 순수한 의도로 볼 수 없다”며 맞서고 있지만 해당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사찰 문건의 구체적 내용이 하나하나 흘러나올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8일 SBS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가 털어놨다”며 MB 정부 국정원이 작성한 18대 여야 국회의원 신상 정보가 문건 형태로 국정원에 보관돼 있고, 이 문건들은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9년 9월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 작성에는 국정원 외에도 검찰과 경찰, 국세청까지 동원됐으며 여기엔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 및 자금 내역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SBS는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문건의 존재를 자신이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간 지 8일 뒤인 2월 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과거 국정원의 사찰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사찰은 2009년 12월 16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로 시작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당시 민정수석실이 ‘VIP(대통령) 통치 보좌, 정부와의 협조·견제 차원에서 여야 국회의원에 대한 신상 자료 관리가 필요하다. 민정수석실에서 자료를 수시로 축적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민감한 사안이니 국정원에서 자료를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박형준 측 “순수한 의도 아니다”
   
   다만 국정원은 당시 사찰 문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지원 국정원장 역시 “그런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MB 정부 국정원의 사찰과 관련해 박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는 것은 2018년 국정원이 공개한 ‘4대강 사찰’ 문건의 경우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보고 라인이었으므로 몰랐을 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4대강 사찰’ 문건에는 당시 4대강 사업을 반대한 환경단체들에 대한 활동 채증과 세무조사 압박 강화, 내부 갈등 유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건의 보고 대상에는 정무수석과 민정수석, 국정기획수석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정기관의 업무특성상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통로’ 역할만 했을 뿐, 실제 보고는 사정업무를 담당한 청와대 직원의 소속 본부(국정원)와 민정수석실에만 올라갔다는 것이 박 후보 측의 설명이다. 박형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에 파견 나온 직원들은 각각 자신의 원소속 기관과 보고·연락하지, 정무수석실은 실제 보고받거나 지시하는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사찰 문건과 관련해 ‘박형준 때리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월 17일 논평을 통해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박 후보는 불법사찰과 관련해 어떤 보고를 받았고, 무슨 용도로 그 자료를 활용했는지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용 공작’이라 주장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역시 지난 2월 15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돈 씀씀이 등 사생활까지 담겨 있는 등 사찰이 이뤄진 걸로 보여 충격적”이라며 “오래전 일이라도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2월 15일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TV토론회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사찰 문건 하나씩 공개되나?
   
   국민의힘은 “저급한 정치공세”라며 맞서면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MB 시절 박 후보의 후임으로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래전 유물로 사라진 줄 알았던 국정원의 정치공작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을 겨냥해 “정치적 술수의 대가로도 알려져 있다. 정치적 술수가 한발 더 나아가면 정치공작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박지원 전 의원이 국정원장에 임명됐을 때부터 우려했던 일이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라며 “박형준 후보의 정무수석 시절 연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당분간 박 후보는 이를 해명하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이 논란으로 인해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중앙당에서 이런 이슈에 대해 강하게 맞서 싸워줘야 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당분간 MB 정부의 불법사찰 관련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정원은 사찰과 관련한 개별적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부분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청구한 사찰 자료를 받아든 정치인들이 자신과 관련된 문건을 공개할 때마다 논란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8대 국회에 몸담았던 의원들 중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안민석 의원 등 개인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현역 의원들이 이미 나오고 있다. 국회 정보위 의원들은 국정원에 별도의 TF를 만들어 우선 자체적으로 불법사찰 범위와 규모를 확인하는 등 자체 규명에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보위는 향후 진척 정도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MB 시절 국정원의 18대 국회의원 사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1월 민병두 당시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원세훈 국가정보원이 대북공작금을 유용해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포청천 작전’이다. 당시 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은 2009년 2월 임명된 후 대북공작국의 특수활동비 가운데 ‘가장체 운영비’를 활용해 ‘유력 정치인 해외자금 은닉 실태’ 파악을 위한 공작활동을 전개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대북공작국이 아닌 방첩국의 단장을 직접 지휘해 한명숙, 박지원, 박원순, 최문순, 정연주 등 당시 유력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개입된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 등은 국고손실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월 2심에서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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