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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6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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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문 사위 취업시킨 타이이스타까지 ‘이상직’ 의혹 밝혀지나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2021-04-30 오후 12:51:16

▲ 이상직 의원이 지난 4월 27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4월 28일 구속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전 소속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일찌감치 손을 내젓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 의원의 혐의 하나하나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휘발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 요직을 거쳐 여당 국회의원이 된 상황에서 부실한 회사를 매각하려 했다는 점, 이 과정에서 횡령·배임 등 각종 불법 의혹이 불거진 점, 무엇보다 직원들의 월급까지 주지 않으면서 회사가 운영되어 왔다는 점 등은 여당이 이 의원을 ‘손절’한 주요 이유였다. 여기에 그가 의문의 자금을 통해 설립한 것으로 보이는 해외 관계사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가 취직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몰고올 파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누구도 검찰에 의해 자신과 같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표적수사’를 주장했던 이상직 의원의 소명은 법원도 외면했다. 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과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구속된 이스타항공의 재무팀장이자 조카인 이모(42)씨와 함께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지주회사 이스타홀딩스에 100억원에 팔아 430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이 의원은 회사에 총 555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검찰의 기소 내용이다.
   
   ‘이상직 구속’ 사태의 출발점은 2019년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M&A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9년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매각 절차가 시작된 이후부터 두 회사 간의 M&A는 정치적 구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의원은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내면서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다. 현 정권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 중기공단 이사장직을 맡은 이 의원은 ‘총선 당선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설이 전주 지역 정가에 돌 정도로 주목받는 정치인이었다. 항공사 운영 경력 덕에 국토교통부 내에 ‘이상직 라인’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 의원 일가가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을 매각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대신 ‘정무적 편의’를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수합병이 처음 추진될 당시 이스타항공의 매각대금은 695억원이었다.
   
   
   “헌납하겠다”던 재산, ‘셀프 거래’ 정황
   
   하지만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M&A는 시작 단계부터 삐걱거렸다. 이스타항공의 부실한 자본 상태와 회계 관리가 드러나면서다. 일부 언론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 수준의 재무 상태가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를 제주항공이 매각대금을 깎기 위해, M&A 실사 과정에서 알게 된 이스타항공의 ‘약점’을 ‘언론에 흘렸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부터 두 회사 간의 신뢰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던 2020년 초 코로나19의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제주항공 내에서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시 들어가는 비용이 과도할 뿐더러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모른다는 의견이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그룹 상층부에서 논의됐다고 한다.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이 현 여권과 얽혀 있는 ‘정치적 논란’도 제주항공에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때부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두 회사가 언론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던 2020년 6월경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과 이상직 의원의 ‘자녀 편법 증여’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논란이 연일 증폭되자 이 의원은 지난해 6월 29일 이스타항공 최종구 당시 대표와 김유상 전무의 ‘대리 기자회견’을 통해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했다.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으로부터 받기로 한 매각대금 약 41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귀속시키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이 의원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저희 가족이 희생을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헌납’ 약속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다. 일단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됐고, 새로운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 의원 일가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 또 ‘헌납’이 아닌 자신의 차명 회사에 채권을 넘긴 ‘셀프 거래’ 정황도 있다. 지난해 6월 이 의원이 헌납하겠다고 한 410억원 중에는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으로 발행한 이스타항공의 전환사채 100억원도 포함되어 있다. 전환사채란 추후 회사의 주식으로 발행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지닌 채권이다. 이스타홀딩스가 현금이 급한 이스타항공에 100억원을 넣어 전환사채를 발행받는 모양새였다. 이 의원은 이 전환사채도 ‘헌납’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스타항공과 여권의 ‘특수 관계’
   
   그런데 이 전환사채는 시간이 지나도 헌납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까지 이스타홀딩스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는 올해 2월 서울회생법원에 신고된 ‘이스타항공의 채권자 목록’에 돌연 등장한다. 이 의원의 실소유 회사라는 의혹을 받는 ‘이스타젯’과 이 의원의 친형이 대표로 있는 ‘IMSC’가 각각 65억원과 35억원의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를 갖고 있다고 신고한 것이다. “헌납하겠다”던 이스타홀딩스의 전환사채 100억원이 사실상 이 의원 차명 회사로 ‘셀프 거래’된 것이다. 최근 이스타항공 측은 이 채권을 비롯해 이 의원과 관련한 회사의 채권 신고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갚을 의무가 없다는 뜻을 서울회생법원에 밝힌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채권이 인정을 받았다면, “헌납하겠다”던 100억원어치의 채권은 돌고 돌아 이 의원 일가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의원과 여권 핵심부와의 불분명한 관계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딸 일가의 태국 이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태국의 저비용항공사 ‘타이이스타’에 취직했다는 사실은 2019년 3월 밝혀졌는데, 이 의원은 당시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는 별개의 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태국 티켓총판회사 이스타젯으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매출금 71억여원을 통해 타이이스타를 설립했다는 사실이 지난 4월 26일 주간조선 보도로 밝혀졌다. 대통령 사위 취업에 관여한 바 없다던 이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 이스타항공의 회계장부상 2016년까지 없던 이 71억여원의 외상매출금이 1년 만에 회계장부에 등장한 사실이 드러나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4월 28일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을 열고 국세청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창립을 정치인으로서의 ‘최대 스펙’으로 강조하면서도 불리한 의혹들에는 “회사 경영에 손을 떼서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회생절차를 밟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측은 “복수의 인수 희망 기업과 접촉 중”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리스크’와 ‘오너 리스크’가 겹친 이스타항공을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이스타항공 박이삼 조종사노조 지부장은 “회사 매각과 관련해 여전히 이상직 의원이 측근을 통해 힘을 쓰려 한다는 정황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제대로 된 인수기업이 들어올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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