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여명 대변인(오른쪽). ⓒphoto 캠프 제공
지난 9월 11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방문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여명 대변인(오른쪽). ⓒphoto 캠프 제공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의 약점 중 하나는 2030 여성층의 지지율이 낮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월 14~16일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의 18~29세, 30대 남성 지지율은 각각 47%, 50%로 4명의 후보(이재명·이낙연·윤석열·홍준표) 중 가장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의 지지율은 14%, 21%로 2030남성 지지율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의원에 대한 2030여성층의 지지율이 낮은 원인으로는 “돼지발정제”“이대 계집애” 등 홍 의원의 과거 여성 비하성 발언이 꼽힌다. 지난 9월 9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여성 비하 막말 발언 이런게 안좋은 이미지로 남아서 차마 홍준표는 못 찍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낮은 여성 지지율을 지적하자 홍 의원은 “그렇습니다”라며 단번에 인정했다. 면접 현장에선 웃음이 터졌지만, 홍 의원이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구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홍 의원 캠프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지난 9월 18일 홍준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여명(30) 대변인은 “갑자기 ‘오버’해서 어울리지 않게 여성을 위한 포퓰리즘성 정책을 만들고, 표가 급하다고 젊은 여성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연출하면 역효과만 날 것”이라며 “지금 홍 의원이 2030 남성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가 그들을 일부러 겨냥한 행보를 했기 때문이 아니다. 일관되고 앞뒤 다르지 않았던 모습들이 이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의원인 여 대변인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대표 체제였던 자유한국당에서 비례대표 3번을 받아 시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8월 캠프에 합류해 지근거리에서 홍 의원을 보좌하고 있는 여 대변인 역시 ‘홍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2030여성이다. 홍 의원의 스타일상 억지스러운 연출을 극도로 꺼려해 캠프에서도 불필요한 연출은 기획하지 않고 있다고 여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과거 여성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곤욕을 치렀던 홍 의원이 최근에는 일부 표현 등에 있어 젊은 참모들의 조언을 즉각 수용한다고 전했다. 여 대변인은 “요즘 젊은 여성들은 ‘집사람’이라는 단어를 정말 싫어한다고 전해드렸다. ‘요즘 애들’의 감수성과 관련된 표현 등은 당신이 잘 모르는 영역이니까, 조언해드리면 믿고 수용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 본선 진출이 유력한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2030 여성층의 지지율이 안정적이진 않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2030여성으로부터 25%(18~29세) , 36%(30대)를 얻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31%(18~29세) , 37%(30대)로 여야 4명의 주자 중 2030 여성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30여성에서 13%(18~29세) , 14%(30대)로 가장 낮았다.

홍준표 캠프는 ‘이재명 대 홍준표’의 대선 구도가 되면 2030여성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 대변인은 “젊은 여성들은 홍준표나 이재명 같은 ‘불도저’ 스타일의 정치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서글서글한 할아버지’ 같은 이낙연·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거기 있다. 다만 홍준표는 최소한 ‘아버지’ 같기라도 하지 않나. 앞으로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의 논란이 또다시 거론될 텐데, 젊은 여성들이 그걸 알고도 표를 줄 수 있을까. 홍준표는 비록 엄한 ‘꼰대’ 같아 보여도 정말 힘들게 살아온 우리 아버지들의 느낌이 있다”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