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
[2436호] 2016.12.12

음주운전·약물복용·가정폭력… MLB가 선수를 제재하는 방법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음주운전 사고를 낸 강정호가 지난 12월 6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얼마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내야수 강정호가 음주운전을 하고 도주한 사실이 밝혀져 팬들을 실망시켰다. 2015년 포스팅 제도를 통해 KBO리그 출신 최초의 야수로 피츠버그와 4년간 1100만달러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현지 언론의 부정적 전망을 멋지게 반전시킨 주인공이다. 2016년 진출했던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등도 강정호의 성공에 고무받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강정호는 국내 리그의 실력 있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첫 사례가 되며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런 선수가 지난 6월 말 비록 일단락됐지만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었고 국내에서 다시 이런 사건을 일으키다 보니 팬들의 입장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 프로야구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 수는 계속 늘고 있고, TV 시청률 또한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존재하듯 승부 조작 사건이나 선수들의 음주운전, 성 관련 추문 등이 잊을 만하면 터져나온다. 이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왜 지속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한국보다 프로야구의 역사가 훨씬 길고 이미 수없는 사례가 축적된 메이저리그의 경우 이런 사건들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가장 강력히 대처하고 제재하는 선수들의 과오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바로 승부 조작이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당시 최강팀이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져주기 게임을 한 것이 들통나자 당시 키네스 마운틴 랜디스 커미셔너는 승부 조작에 연루된 8명의 선수를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추방하는 강력한 제재안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지금도 메이저리그는 공식적인 스포츠 도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런 전통은 계속 이어져왔다. 4256개의 안타로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인 피트 로즈가 신시내티 레즈의 감독 시절 자신이 이끄는 팀을 포함한 스포츠 도박에 연루되자 1989년 그 역시 영구 추방을 당했다. 현재까지 다양한 경로로 탄원을 하며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인 명예의전당 후보권 상실 및 구제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 (좌) 피트 로즈 photo Espn (우) 호세 칸세코 photo bio

   약물 복용 적발 땐 삼진아웃
   
   두 번째 문제는 약물 복용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약물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시킨 결정타는 호세 칸세코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홈런왕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호세 칸세코는 저서 ‘주스드(Juiced)’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칸세코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스테로이드 등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며 실명까지 공개하는 폭탄선언을 했다. 이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언급됐던 마크 맥과이어, 라파엘 팔메이로, 새미 소사와 같은 수퍼스타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청문회 마이크 앞에 서야 했다. 이들 중 많은 선수는 일단 부정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진실로 밝혀졌고 위증죄까지 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사무국에는 약물 복용에 대한 구체적 제재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도덕적 책임마저 피할 수는 없었다. 이들은 팬들의 야유 속에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들 모두는 충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명예의전당 헌액 투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사무국은 발 빠르게 규정을 만들었고 바로 2006년 봄부터 이 규정은 발동되었다. 복용한 약물 종류에 따라 규정의 차이는 있다. 가장 강력한 제재는 스테로이드 계통 약물 복용 적발로 처음 양성 반응이 나오면 80경기 출장정지를 당하고 두 번째 적발은 한 시즌 전체인 162경기에 나올 수 없다. 세 번째 적발되면 메이저리그 무대에 영원히 다시 설 수 없다. 이런 강력한 규정 때문인지 이 규정이 발효된 이후 영구 출장정지를 당한 선수는 뉴욕 메츠의 투수 헨리 메히아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사무국이 가장 신경을 쓰는 문제점은 가정폭력이다. 사무국의 기조는 선수들은 선수 이전에 남편이고 아버지이며 아들 그리고 남자친구이다. 때문에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와 같은 사태에 대해서는 2015년 8월부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이에 연루된 선수는 심리 평가서를 제출해야 하고 상담 세션에 출석해야 하며 피해자와 함께할 수 없다. 이를 하나라도 이행하지 못할 시 바로 사무국의 징계를 받게 된다. 사태 자체를 계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수위 조절을 하게 된다. 지난 시즌의 경우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격수 호세 레이예스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오프 시즌 동안 여자친구와 하와이로 휴가를 갔다가 호텔 방에서의 폭력 사태로 51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출장정지와 함께 그가 받지 못한 연봉은 700만달러에 달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사나이 시카고 컵스의 아롤디스 채프먼은 2015년 10월 마이애미 자신의 집 차고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목을 조르고 위협하기 위해 총을 발사하였다. 그 역시 30일간의 출장정지와 연봉에서 못 뛴 기간만큼인 188만달러를 수령하지 못했다. 총기에 대해 확실히 관대함을 느끼게 해주는 비교 사례이다.
   
   음주운전의 경우 최근에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인사 사고나 범죄 사실로 이어지지 않는 한 지방법에 의한 벌칙과 구단 자체 징계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이런 사건이 줄어들어서 잠잠해졌지만 사무국이 더 강경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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