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
[2477호] 2017.10.09

1년 만에 8배 P2P 금융시장 성장이냐 과열이냐

▲ P2P금융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원금 보장이 전혀 안 된다는 위험성을 인지하고 분별 있게 투자해야 한다. photo 뉴시스
성장 지원이냐, 과열 진화냐. 금융 당국의 고민이 깊다. P2P금융 때문이다. P2P(Peer to Peer)금융은 이름 그대로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을 연결하는 업종이다. 개인이나 법인의 투자금을 모아 대출자에게 빌려주는 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의 형태다. 2004년 영국에서 처음 탄생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6월 기준 누적 대출액 1520억원이었던 것이 올해 8월 말 기준 1조3290억원으로 늘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가입한 회원사 실적만 합산한 게 이 정도다. 1년2개월 만에 8배 넘게 성장했다.
   
   P2P금융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높은 금리다. 요즘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1%대에 머물고 있다. P2P 투자 상품 중엔 연이율 10%를 훨씬 상회하는 상품이 즐비하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상품들의 평균 금리만 봐도 연 14%대다. 신생업체들은 40%대 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갈 곳 찾아 헤매던 여유 자금이 몰린 이유다.
   
   두 번째 이유도 금리다. 이번에는 돈 빌리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낮은 금리다. 시중 은행에서는 신용등급 기준 1등급에서 3등급에 해당하는 사람들 위주로 돈을 빌려준다. 4등급부터는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을 찾는다. 그러면 대출 금리가 20%대로 뛴다. P2P신용대출은 중금리다. 신용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10%대에서 빌릴 수 있다. P2P에서 빌려 저축은행 대출을 갚는 이용자가 많은 이유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만 18세 이상 개인신용평가 대상자 4492만명 중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중신용자(4~6등급)와 저신용자(7등급 이하)는 약 2202만명이다.
   
   셋째, 낮은 문턱이다. 주식이나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은 문턱이 높다. 계좌 개설부터 매수, 매도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P2P금융은 다르다. 플랫폼(개별 중개사업자) 가입부터 투자까지 몇 분 만에 가능하다.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처럼 특정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휴대폰으로 접속해 누르면 된다. 상품에 따라 최소 투자금이 5000원부터 시작하는 등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미성년자도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PF 상품 요주의
   
   물론 순기능은 있다. 대안금융 역할이다. 제1·2 금융권이 잘 받아주지 않는 대출 희망자들에게도 문호를 열어줬다. 소상공인 대출이 대표적인 예다. 홈쇼핑 매출, 카드 매출 등 기존 금융권이 인정하지 않았던 담보물을 가치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식이다. 자연히 투자자들에게 회사와 상품을 자세하게 소개해야 한다. 빌리는 입장에서는 돈도 빌리고 광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금융권 내 ‘메기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저축은행, 캐피털, 대부업체의 금리를 낮추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부실 우려다. P2P에 투자한 돈은 원금 보장이 안 된다.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다. 만약 하나의 채권이 부도 나면 다수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는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상품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부동산 PF 대출은 특정 부동산이 준공된 후의 가치, 즉 미래 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 예를 들면 경기도 용인에 짓고 있는 다세대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며 투자자를 모으는 식이다. 만약 중간에 건설이 중단되면 이자는커녕 원금 회수도 힘들 수 있다. 준공이 된다 해도 분양이 안 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LTV(Loan to value ratio·담보인정비율) 제한 때문에 은행 대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잇따라 P2P업체의 부동산 PF대출에 대해 경고음을 낸 이유다. 금융위는 부동산 PF대출상품 투자 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발표했다. 차주가 누구인지, 시행사의 사업실적은 어떤지, 건축허가는 받았는지 등이다. 금융위 서민금융과의 박보라 사무관은 “위험한 상품이란 걸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에서 8~12%에 빌릴 수 있는데, P2P에서 연 20% 가까이 이자를 내고 조달하는 경우를 보자. 다세대주택 PF 상품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자기자본 비율이나 기타 요건에 걸려 저축은행에서 승인 거부된 상품일 수 있다.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이란 얘기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장인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도 같은 얘기를 했다. “투자자들이 부동산 담보 상품과 부동산 PF 상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PF가 당연히 부동산 담보보다 위험도가 높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특정인이 돈을 제때 갚을 수 있을지 평가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신용등급과 기존 대출 유무만 확인할 일이 아니다. 기자는 대부업체가 어떻게 신용대출을 내주는지 밀착 취재한 적이 있다. 업체마다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었다. 이런 식이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취업준비생 A와 B가 급하게 기백만원의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고 하자. 직업이나 재산이 같더라도 A에겐 돈을 빌려주고 B의 신청은 거절할 수 있다. A는 부모님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님과 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친구나 인척 집으로 전화를 거는 건 기본이다. 추심의 세계는 더 복잡하다. 역사가 짧은 P2P업체들이 제대로 신용평가를 할 수 있을까. 차근히 데이터베이스를 쌓아갈 시간 없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실적 허위 기재 업체도
   
   금융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 상품당 500만원, 한 업체당 1000만원’이라는 투자금액 제한을 둔 것도 그 때문이다. 업계가 안전성과 성장 사이에서 자체적으로 균형점을 찾을 시간을 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P2P업체와 투자상품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인지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승행 대표의 말이다. “협회에 가입신청 들어왔는데 거부한 업체들이 있다. 두 종류다. 협회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아예 충족 못 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실사를 나가 보니 사실과 다른 경우다. 가입신청이 들어오면 반드시 실사를 나간다. 한 달에 10개 이상의 업체를 방문한다. 홈페이지에는 ‘누적대출금액 100억원’이라고 공시했는데 점검해 보니 5억원인 경우처럼 명백한 허위사실을 기재한 업체도 있었다.”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P2P협회 회원사 기준으로 평균 부실률(상환일로부터 90일 이상 장기 연체)은 0.9%다. 상품을 잘 골라 분산투자하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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