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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70호]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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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8월 말 더 큰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 지난 8월 6일 개장과 함께 코스피지수 1900포인트가 붕괴됐고, 환율은 1218원까지 치솟았다. photo 뉴시스
한국 자본시장의 주요 축인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7월 말만 해도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이 “지킬 수 있다”고 내다봤던 종합주가지수(코스피지수) 2000포인트가 지난 8월 2일 맥없이 무너졌다. 무너진 2000포인트 선이 문제가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대로 내려앉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마저도 지키기 힘들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8월의 첫 월요일인 지난 5일, 단 하루 동안 코스피지수가 51.15포인트(지수 대비 -2.56%)나 추락하며 1946.98포인트(종가 기준, 이하 동일)로 무너지고, 8월 7일 1909.71포인트까지 내려앉으며 시장에서는 “1800포인트대 추락을 막기 힘들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8월 6일 장중이긴 했지만, 실제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지수가 순간적으로 장중 1891.81포인트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개장 초 순간적 폭락이긴 했지만 지수가 1800포인트대까지 내려앉자 코스피 1800포인트 추락 공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자칫 1700포인트대 폭락도 각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번지고 있다.
   
   중견·중소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모여 있는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9년 내내 힘든 경제 상황에서도 600~700포인트대를 오르내리던 지수가 지난 8월 5일 -45.91포인트나 추락했다. 시장이 순식간에 혼돈 속으로 빠져들자 한국거래소(KRX)가 약 3년1개월 만에 프로그램 매매의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까지 긴급 발동했다. 하지만 지수 폭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코스닥 시장은 이날 단 하루 (지수 대비) -7.46%나 폭락했고, 지수는 569.75포인트로 무너졌다.
   
   2016년 12월 9일 594.35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2년8개월 만에 지수가 처음으로 500포인트대로 추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안정성과 우량도가 떨어지는 중소·중견·벤처기업이 모인 시장의 특성상, 현재 경제 상황에서 코스닥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8월 5일 시장 폭락 “바닥 모르겠다”
   
   한국 주식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이 8월 초 이렇게 동반 폭락하며 주식시장 전체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몰리고 있는지 좀 더 살펴보자. 코스피지수는 1년8개월 전인 2018년 1월 2일 2479.65포인트였다. 이것이 한 달 뒤인 2월 1일 2568.54포인트로 100포인트 넘게 뛰어오르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2018년 10월 중순까지 지수가 2100~2400포인트를 오르내리다 10월 중순 이후 떨어지며 같은 달 29일 1996.05포인트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급락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히려 빠른 반등을 만들어냈다. 약 한 달 반 뒤인 2018년 11월 19일, 까먹었던 지수를 되찾으며 금세 2100포인트를 회복했다. 물론 올해 1월 3일 하루, 지수가 1193.70포인트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도 바로 지수가 반전해 상승하며 8월 전까지 2000~2200포인트대를 지켜줬다. 미·중 무역 충돌, 기준금리 실기론, 환율 급등, 반도체 실적 추락 등 2019년 내내 힘든 경제 상황이 계속됐음에도 1월 3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2000포인트 아래로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랬던 지수가 8월 시작과 함께 순식간에 1909.71포인트(7일 종가 기준)로 떨어지며 1900포인트 초반대로 폭락한 것이다. 지난 8월 7일을 기준으로 2018년 2월 1일과 비교하면 코스피지수는 1년7개월 만에 -658.83포인트, 즉 25.65%나 추락했다. 올해 최고점이던 4월 16일 2248.63포인트와 비교하면 채 4달도 안 돼 지수가 -338.92포인트, 즉 15.07% 이상 급락한 것이다.
   
   코스닥을 보자. 2018년 1월 2일 812.45포인트이던 코스닥지수는 같은 달 29일 927.05포인트까지 뛰어올랐고, 이후 10월 초까지 작은 등락은 있었지만 800포인트 중반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코스닥 1000포인트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런 코스닥지수가 2018년 10월 이후 조금씩 가라앉기는 했지만, 올해 7월 말까지 600~700포인트대를 지켰다. 2016년 12월 이후 한번도 6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8월 초 단 며칠 만에 코스닥지수가 공황 상태에 가까울 만큼 폭락했다. 지수를 방어할 틈도 없이 8월 5일 단 하루 45.91포인트, -7.46%가 사라져버렸다. 8월 5일의 폭락은 2007년 8월 16일 77.85포인트가 추락한 이후 코스닥 하루 낙폭으로는 12년 만에 최대 폭락이었다. 이런 폭락이 시장의 공포와 충격을 더욱 키우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마땅한 카드가 지금으로서는 딱히 없다는 것이다. 반전은 고사하고 시장을 뒤덮고 있는 공포와 우려를 진정시킬 만한 호재를 찾기도 사실상 힘들다. 오히려 악재들만 가득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응카드조차 없는 환율 폭탄
   
   주식시장을 혼돈으로 몰고 있는 악재들 중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고삐가 풀린 듯 폭등하고 있는 환율,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 등 한·일 경제 충돌, 실망감만 키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미진한 기준금리 인하, 반도체 경기 냉각과 우리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경제성장률 추락과 MSCI신흥국지수 조정 등이다.
   
   당장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이, 8월 초 결국 환율 다툼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주식시장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를 강하게 억누르고 있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 여기에 ‘중국 생산·미국 판매 전략’을 구사해온 한국의 주요 기업들과 경제 전체에 충격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사실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휴전’ 기대감도 있었다. 밀려들고 있는 각종 경제 악재들 속에서 양국의 휴전 기대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잠시나마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 잠깐의 고요가 깨지며 한국 시장에 더 큰 충격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8월 5일, 그동안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언급되던 ‘1달러=7위안’이 무너졌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환율을 떨어뜨렸다”며 “그건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공개 5시간 뒤 미국 재무부가 ‘교역촉진법’보다 더 강력한 환율 제재규정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사문화된 법’으로 불리던 ‘종합무역법’을 근거로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다시 지정하고 나섰다.
   
   
▲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및 미·중 양국 관계자들. photo 신화·뉴시스

   미국·중국 충돌에 한국이 휘청
   
   미국은 사실 이미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5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였다. 더구나 이미 수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 폭탄을 던져둔 상황에서, 추가 관세 폭탄 예고와 함께 몰아친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8월 5일 한국 주요 자본시장인 주식과 환율시장을 강타했다.
   
   당장 달러당 원화 환율이 치솟으며 서울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화는 올 초부터 각종 악재로 인해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1월 2일 1122.5원(KEB하나은행 매매기준율 기준·이하 동일)이던 환율이 4월 24일 1151원, 5월 3일 1170원, 5월 9일 1189.5원, 5월 15일 1190.5원으로 숨가쁘게 올랐다. 이렇게 급등하던 환율은 6월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난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1150~1180원대에서 잠시지만 잠잠했었다. 하지만 7월 31일 미·중 간 상하이 무역협상 실패가 상황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미국이 곧바로 9월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10% 추가 카드로 포문을 열자, 사실상 중국의 용인으로 위안화가 1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뚜렷한 약세 현상이 벌어졌다. 즉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중국은 다시 자국 기업들의 미국 농산물 구매 잠정 중단 조치로 보복에 나섰다. 무역 분쟁이 순식간에 양국 간 환율 갈등으로 확전된 것이다.
   
   문제는 7월 말부터 다시 불을 뿜는 미·중 경제 분쟁의 충격파가 한국 자본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그 어느 시장보다 한국으로 쏟아지는 충격이 큰 상황이다. 6월 이후 잠잠했던 원화 환율이 8월 2일부터 다시 폭등했다. 이날 하루 1달러당 원화는 11.5원이나 급등해, 1200.5원까지 솟구쳤다. 2017년 1월 10일 이후 무려 2년7개월 만에 1200원대를 뚫은 것이다. 다음 날인 8월 5일에는 15.5원이나 폭등, 1216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몇 년 한국 원화는 달러의 등락보다 중국 위안화 환율 움직임에 동조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이번 역시 이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불과 2일이라는 초단기간에 17원이나 폭등한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외화 투자자금이 느끼는 공포감이 확대되며 한국 시장 이탈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당장 8월 2일과 5일 외환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율 급등에 외화자금 빠져나가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 1120~1150원쯤에서 외화자금이 상당히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런데 8월 2일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일부 외화자금이 사실상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미국 관세 폭탄에 중국이 할 수 있는 대응이 사실상 위안화 약세뿐이기 때문에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이를 (위안화 약세)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 한국의 저조한 경제성장률, 기업 이익 급감, 한·일 경제 갈등 등이 맞물리며 외화 자본은 지금보다 원화 환율 약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대 김소영 경제학부 교수 역시 “환율이 1200원으로 급등하기 직전부터 상당한 규모의 외화자금이 한국 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도 이탈 모습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시장이 갑작스러운 급등에 놀라 위험회피 차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1200원대보다 더 오르게 되면 현 수준보다 더 큰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지금 상태에서 조그만 충격에도 환율이 급등할 것”이라며 “조그만 자극에도 환율이 10~20원 정도가 아닌,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급등할 수 있는 게 지금 상태”라고 했다.
   
   
   예고된 2조짜리 공포 MSCI신흥국지수 조정
   
   8월 초 한국에 몰아닥친 이런 외환시장의 공포가 고스란히 주식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8월 2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손을 털고 나간 외화자금(외국인 투자자금)이 3287억6200만원에 이른다. 다음 거래일인 8월 5일 환율이 1216원까지 치솟자, 외국인들은 3514억9500만원어치에 이르는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단 2일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6802억원이 훨씬 넘는 현금을 빼간 것이다.
   
   기간을 조금 더 넓혀, 8월 1일부터 6일까지 4일(거래일 기준) 동안 한국을 빠져나간 외화자금은 무려 1조1106억8300만원에 이른다. 4일 만에 1조1106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면 코스피든, 코스닥이든 주가지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8월 초 한국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과 환율 폭풍 외에 또 다른 공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다가올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신흥국지수 조정이 한국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SCI는 8월 신흥국지수 개편에서 중국A주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의 편입 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0%이던 중국 A주(대형주 기준)의 반영비율을 15%로, 50%인 사우디아라비아 비율을 100%로 확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MSCI신흥국지수 전체에서 중국A주 비중이 기존 1.5%에서 2.1%로, 사우디아라비아는 1.4%에서 2.7%로 확대된다. 이들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한국 시장의 비중은 13.1%에서 12.8%로 쪼그라들게 된다.
   
   쉽게 말하면 MSCI신흥국지수를 추종하게 설계된 글로벌 자금이 한국 주식은 팔고, 중국A주와 사우디아라비아 주식을 더 사야 한다는 뜻이다. MSCI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본이 팔아야 할 한국 주식의 규모가 무려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로 파악되고 있다. 국가별 투자 비중이 조정된 MSCI신흥국지수는 8월 27일부터 실제 반영된다. 즉 이때까지 MSCI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본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 규모의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이 자금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게 된다. 안 그래도 8월 초 폭락한 시장에 또 한 번의 충격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 내년 상반기까지 어렵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MSCI신흥국지수 조정 과정에서 한국 주식을 팔게 될 외국계 자본의 성격이다. 이들 대부분이 특정 이슈나 단기 투자 성격의 자금이 아니다. 인덱스와 한국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시장을 방어하고 있는 투자처에 투입돼 있는 자금이라는 의미다. 이런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와 수출 규제 등 일본의 한국 경제 공격, 우려스러울 만큼 저조한 경제성장률, 반도체 경기 급락 등 가뜩이나 이미 확인된 악재에 휘청거리는 것이 현재의 한국 시장이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악재들이 한국 시장을 향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
   
   서강대 김영익 경제대학원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주식시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빨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실체조차 모호하고 검증이 전혀 불가능한 평화경제를 언급하고 있다는 게 답답하다”며 “경제 당국자들이 뜬구름 잡는 말들이 아닌, 국내외 투자 주체들이 분석해놓은 주요 불안 요인들만이라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8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라진 돈이 75조1077억원에 이른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추락을 막을 묘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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