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한국과 대만의 선거 주기 간 유사성이 재차 입증됐다. 한국과 대만은 놀랍도록 흡사한 정권교체 주기를 보여왔다. 대만에서 보수 성향의 중국국민당(국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한국에서도 보수 성향 정당이 득세하고, 진보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승리하면 역시 한국에서도 민주당 계열의 진보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향이다.

주간조선(2592호)은 지난 1월 11일 대만에서 먼저 실시된 총통과 입법위원(국회의원) 동시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참패한 직후 ‘대만 국민당 패배가 한국당에 던지는 교훈’이란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그런데 양국 선거 주기 간 유사성이 대만 선거 약 100일 만에 실시된 한국의 4·15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압승과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어김없이 입증된 것이다.

지난 1월 11일 실시된 대만 총통과 입법위원 동시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57.13%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물론 모두 113석이 걸린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과반이 넘는 61석을 차지하며 원내 1당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당시 선거에서 한궈위(韓國瑜) 후보를 앞세운 보수 성향 국민당은 총통 선거도 패배했고, 입법위원 선거 역시 3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제2당에 머물러야 했다. 나머지 의석은 대만민중당(5석), 시대역량(時代力量·3석), 대만기진(台灣基進·1석) 등 진보 성향 소수 정당들이 차지했다. 나머지 5석은 무소속인데, 무소속 숫자도 한국(5석)과 같다.

한국과 대만의 최근 총선 결과는 동쪽은 보수정당, 서쪽은 진보정당이라는 지역적 도식과도 흡사하게 들어맞았다. 지난 1월 대만 선거에서 국민당은 대만섬을 기준으로 태평양에 맞닿은 동쪽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고, 민진당은 중국과 마주한 인구밀집 벨트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국에서 영남과 강원 등 동쪽은 통합당, 호남·충청·수도권 등 서쪽은 민주당이 높은 지지를 받은 것과 거의 흡사한 형국이다.

대만에서 민진당은 민주화 사건인 ‘메이리다오(美麗島) 사건’(1979)을 계기로 결성된 민주화 세력, 국민당은 과거 장제스·장징궈 부자(父子)의 개발독재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한 산업화 세력으로 평가받는데 이 역시 한국과 유사한 구도다. 최근 선거를 통해 한국과 대만의 놀랍도록 유사한 선거 결과가 또다시 증명되면서 한국의 차기 대선은 더욱 대만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로, 대만(2024년)보다 먼저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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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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