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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4호] 2020.11.23

‘폭스’ 대신 ‘뉴스맥스’로 갈아탄 트럼프

▲ 미국 보수매체의 새 강자 ‘뉴스맥스’ 창설자인 크리스토퍼 루디. photo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6대 대선 패배 불복 사태는 대표적인 보수언론인 폭스(FOX)뉴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년간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오던 폭스뉴스가 무명의 뉴스맥스(Newsmax)의 돌풍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폭스뉴스가 흔들리는 결정적 이유는 트럼프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11월 12일 트위터를 통해 폭스뉴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폭스뉴스의 주간 시청률이 폭락했다. 주말 시청률은 더 나빠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슬프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 때문에 성공했는지, 무엇이 그들을 (정상의) 자리에 가져다 놓았는지를 망각했다.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어버렸다. 2016년 선거와 2020년 선거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폭스뉴스였다.”
   
   트럼프의 말은 폭스뉴스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추락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앞서도 바이든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한 주류 언론들을 ‘망해가는 언론(Lamestream Media)’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이 선거 결과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류 언론이 부정선거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특정 언론을 향해 자신을 지지하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언론은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당수 한국인에게는 의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공영언론이란 거의 없으며 언론은 대부분 상업언론이기 때문에 언론사들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의 설명이다.
   
   트럼프가 폭스뉴스 관련 트윗을 날린 날 폭스뉴스의 주가는 6%나 하락했다. 다음 날 3%가 오르긴 했지만 올 들어 29%나 빠진 수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실제 시청자수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정상을 차지했던 시청률도 CNN, MSNBC에 뒤처진 3위로 추락했다.
   
   반면 플로리다주에 근거를 둔 무명의 ‘뉴스맥스’가 폭스뉴스의 시청자들을 흡수해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가 폭스뉴스를 비난한 트윗을 올린 지난 11월 12일, 뉴스맥스의 발행인 크리스토퍼 루디(55)는 “대통령이 방금 전화를 통해 우리 시청률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뉴스맥스를 보고 있다”고 자신의 트윗에 올렸다.
   
   선거 후 11월 13일까지 미국에서 뉴스맥스 앱은 iOS 앱스토어에서 140만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70만회 등 모두 210만회나 다운로드되었다. 시청률도 치솟아 뉴스맥스의 오후 7시 ‘그렉 켈리 리포트’ 시청자는 100만명을 돌파하였다. 같은 시간대 폭스뉴스 시청자 수 200만명을 추격하고 있다. 뉴스맥스가 폭스뉴스 시청자의 3분의 1을 흡수해버린 셈이다. 주간지 ‘뉴스위크’는 폭스뉴스가 바이든 당선을 확정한 데 실망한 독자들이 “폭스뉴스가 너무 리버럴하다고 생각하여 대거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보수적인 사람들이 폭스뉴스에서 뉴스맥스로 뉴스앱을 바꾸고 있다”고 풀이했다.
   
   뉴스맥스는 주류 언론들과 달리 11월 18일 현재 당선자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주류 언론이 철저하게 외면하거나 경시하는 트럼프의 선거 관련 소송이나 트럼프 지지 시위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뉴스맥스의 설립자이자 발행인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기자 출신으로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도 친분을 이어온 인물이다. 뉴스맥스는 창립 20년 만인 지난해에는 1억달러 수입을 올리는 등 사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 온라인 뉴스로 출발한 뉴스맥스는 지금은 월간지, 케이블TV, 각종 뉴스레터 등을 포괄하는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한 상태다.
   
   뉴욕에서 자란 발행인 루디는 영국 런던 경제대학원에서 공공정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포스트에서 처음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가 억만장자인 리처드 스카이프가 소유한 피츠버그 트리뷴리뷰로 옮겼다.
   
   
▲ 지난 11월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 시위를 비중 있게 보도한 뉴스맥스.

   창립 20년 만에 1억달러 수입
   
   루디는 1998년 33살 때 스카이프와 공동으로 뉴스맥스를 설립하였다. 미국인들에게 “주류 언론(mainstream news), 즉 뉴욕과 워싱턴에 자리 잡고 있는 리버럴 미디어들을 대체할 대안”을 제공할 목적으로 시작하였다. 루디 자신은 2만5000달러를 투자하였고 200명으로부터 1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루디와 스카이프는 이후 200명 투자자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였다. 현재 뉴스맥스의 지분은 루디가 60%를 보유하고 있다.
   
   뉴스맥스는 미국의 공화당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상에 충실한 미디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루디 스스로도 세상을 “로널드 레이건의 눈으로 본다”고 말한다. 레이건은 소련을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부르는 등 강력한 반공정책을 펼쳤다. 국내적으로는 세금을 과감하게 줄였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정부의 보조금 등 재정지출은 삭감하였다.
   
   뉴스맥스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디어이긴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이나 재정확대 정책에는 반대하였다. 이라크전쟁에는 8조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루디는 이렇게 말한다. “부시는 무시무시한 글로벌 정치인이었다. 부시가 만들어놓은 공백을 빌 클린턴이 메웠다. 클린턴이 쓴 책을 보면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가 쓴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개인의 이익이나 기업가 정신에 관한 내용이 많다. 공화당원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것들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루디는 오바마는 클린턴과 판이하게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오바마는 로빈 후드 콤플렉스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그의 스타일은 온건하지만 본질은 급진적이다. 오바마가 초당적이라는 말은 거짓이다.”
   
   
▲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골프 라운딩을 한 크리스토퍼 루디(왼쪽).

   ‘우리는 레이건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뉴스맥스는 레이건처럼 과감한 감세정책을 펴는 트럼프를 당연히 지지한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극성을 부리자 “부시가 낚시나 하고 있었으면 중동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비판하여 지금까지도 부시와 불화를 빚고 있다.
   
   루디는 뉴스맥스의 성공에 대해 “우리는 공화당 본류를 대변하는 언론(heartland publication)”이라며 “리버럴 미디어의 거품(liberal media bubble) 속에서 무시당하는 중산층의 호응을 받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루디는 열성 공화당원이지만 이데올로그로 활동하지는 않는다. 오직 경영에만 전념한다. 뉴스맥스의 발행인이자 CEO인 루디는 “나는 스스로를 보수의 대변자로 컬트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7일간 매일 24시간씩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루디는 “한 사람이 유명해진다고 해서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가 처음 투자자들을 모을 때 “사람들이 ‘만약 이게 크리스토퍼 루디 웹사이트가 된다면 비즈니스로서는 실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뉴스맥스는 온라인 미디어 최대의 난제인 수익모델 창출에 성공했다. 보통의 인터넷 미디어들이 수익창출을 위하여 유료화를 고민하는 반면 뉴스맥스는 온라인 미디어인 Newsmax.com을 무료로 개방한다. 웹사이트 분석기관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Newsmax.com 방문자수는 2020년 10월 한 달 동안 1543만명에 달했다. 이를 통해 월간지와 유료 뉴스레터의 판매와 구독을 늘리는 데 이용한다. 2019년 월간지 뉴스맥스의 구독자수는 30만명에 달한다고 뉴스맥스 측은 발표했다. 월간지의 온라인 유료 구독자 30만명은 인쇄 잡지 정기독자 100만명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뉴스맥스 측의 설명이다. 주로 건강과 재테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뉴스레터의 유료 구독자는 대부분이 50세 이상이다.
   
   루디는 또 ‘재정 정보 리포트’도 유료로 발간하여 수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루디는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2014년 케이블TV인 뉴스맥스TV도 선보였다. 폭스뉴스와의 경쟁을 목표로 시작한 TV는 주로 정치, 건강, 재테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루디는 “광고라는 측면에서 보면 얻는 게 없지만 온라인 유료 구독자의 증가라는 면에서는 이익을 내는 셈”이라고 말한다.
   
   뉴스맥스는 미국 주류 언론들이 적자에 허덕이던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광고 사정이 좋았다. 루디는 “우리의 독자층이 50대인 덕분이다. 그들이 미국에서 돈을 가진 유일한 인구집단이다”라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뉴스맥스는 공화당 지지자들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폭스를 추격해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불복 이후 폭스뉴스에서 갈아타는 시청자들을 흡수할 만한 인력과 콘텐츠와 플랫폼을 충분히 마련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루디는 트럼프가 제기한 부정선거 문제를 주류 미디어들이 보도하지 않자 지난 11월 15일 트윗에서 “폭스를 포함한 다른 미디어들과 달리 우리는 실제 일어난 투표 사기를 취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맥스의 공세적인 부정선거 보도에 폭스뉴스는 뒤늦게 위기를 깨달은 듯 인기 앵커인 터커 칼슨 등을 동원하여 우편투표의 위헌 여부, 개표기 컴퓨터 조작 가능성 등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또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가해진 폭력 사태나 민주당의 사회주의적 경향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우리는 실제 일어난 투표 사기를 취재한다”
   
   뉴스맥스의 인기가 치솟자 트럼프를 지지하는 돈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매입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1월 15일 보도했다. 루디는 그러나 뉴스맥스는 독립언론으로서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11월 15일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뉴스맥스가 ‘트럼프TV’가 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를 독립언론기관이라 생각해왔으며, 이와 같은 사명을 지속해 나가고 싶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트럼프는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정치적으로나 미디어에서나 하나의 세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에게 매주 출연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우리의 관심은 12개월 내에 폭스뉴스를 따라잡는 것이며 이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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