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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3호] 2021.06.21

베트남 백신 개발 한국보다 한 수 위? 3차 임상 돌입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06-18 오후 2:55:39

▲ 백신 공급이 늦은 베트남은 자체 백신 개발을 시작해 최근 임상 3상을 시작했다. photo 뉴시스
지난 5월, 국내에서는 베트남 정부의 처사가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구매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금전적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기사가 수없이 쏟아졌다. 조롱 섞인 비판들이 쏟아졌지만 백신을 둘러싼 베트남의 진면모는 따로 있다. 당장은 손을 벌리고 있지만 백신 주권에서는 오히려 베트남이 우리보다 한 발 앞섰다.
   
   베트남 호치민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나노젠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나노코백스'(Nano Covax)다. 이미 1·2차 임상을 통과했고 6월 3일에는 3차 임상을 시작했다. 3차 임상에 참여하는 사람은 약 1만 3000여명이며 그 결과는 9월 쯤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나노젠은 보고 있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 법도 하다. 코로나19 백신은 소수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여기에 베트남이 도전했다. 일단 2차 임상에서는 대상자 모두의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졌다. 안전성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 의학계도 앞선 임상의 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나노코박스는 올해 4분기에 출시해 내년부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2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베트남의 백신 개발을 도운 건 '공유'다. 제이슨 맥렐란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스파이크단백질 구조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는데, 이를 필요한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활짝 공개했다.
   
   비영리단체인 국제보건적정기술기구(PATH)는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달걀을 통해 맥렐란 교수의 단백질을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방식을 만들었다. 독감 백신에 사용하는 기법이다. 베트남 백신의 뿌리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나노젠 측 역시 만약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생산이 가능해진다면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베트남이 공급을 기다리기 보다 직접 백신 개발에 나선 이유는 결국 백신 수급의 고난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은 전체 인구 중 약 1% 정도만 백신을 맞았다. 연말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베트남 정부의 계획인데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목표에 도달하려면 약 1억 5000만회 분량의 백신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선진국이 싹쓸이해가는 상황에서 공급량을 확보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자체개발 도전은 생존 문제와 맞닿는다. 글로벌 구호단체인 옥스팜의 맥스 로슨 불평등 정책 관련 책임자는 "베트남은 특정 백신 생산국이나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걸 피하면서 필요에 맞게 다양한 백신을 공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나노젠은 베트남 내에서, 혹은 이웃 국가에서 투자 제의를 받았지만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나노젠이 생각하고 있는 자사 백신의 희망가는 5~6달러로 시판될 경우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베트남 정부와 나노젠의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올해 연말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당장 부족한 백신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 코로나19 확산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는 베트남을 빠르게 전환시켰다. 전 세계 팬데믹은 개선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여전히 수십억회 분의 백신이 필요할 수 있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항체 지속 기간에 따른 추가 접종(부스터 샷)에 대한 수요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백신 주권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가 온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최소 5곳 이상에서 코로나 백신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이들 중 임상 3상에 도달한 곳은 없다. 정부는 1~2개 정도의 백신 후보가 올해 말이나 혹은 2022년 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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