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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과학
[2569호] 2019.08.05

태양으로 달리는 우주돛단배의 도전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행성협회는 지난 7월 25일 라이트세일 2호가 우주에서 돛을 활짝 펼친 사진을 공개했다. photo 행성협회
지난 7월 23일 오전(미국 동부 시각), 우주선 ‘라이트세일(LightSail) 2호’가 마침내 우주 돛을 활짝 펼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우주 돛단배’의 우주 비행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태양광 돛(solar sail)으로 작동하는 우주선의 실용성을 알아보기 위한 역사적 시험비행이다. 라이트세일 2호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으려면 돛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주선에 장착한 돛이 태양 빛 입자의 압력을 받아 에너지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하루 500m씩 고도 올려
   
   현재의 로켓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연료와 연료탱크를 가속하는 데 소비한다. 멀고 먼 항성 간 우주비행에 이 같은 화학로켓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예 생각할 수 없다. 로켓에 필요한 연료를 처음부터 싣고 떠나야 해서 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간이 만든 우주선 중 가장 빠른 보이저(시속 약 6만㎞)도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센타우루스자리 알파별(거리 4.3광년)까지 가는 데 무려 8만년이나 걸린다. 만약 연료를 실을 필요가 없다면 우주선을 가볍게 만들 수 있어 광속에 가깝게 가속할 수 있다. 솔라세일(태양광 돛)은 로켓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거대한 크기의 연료탱크 문제를 해결할 ‘우주 추진 시스템’이다.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 2호의 동력은 햇빛이다. 별도의 추진장치 없이 태양에서 날아온 고속의 빛 입자(광자)들이 돛에 부딪힐 때 가해지는 힘(운동량)으로 추진동력을 얻어 우주로 날아간다. 광자는 질량은 없지만 운동량이 있다. 그래서 돛단배가 바닷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것처럼 라이트세일 2호도 태양풍을 맞는 힘으로 우주를 항해할 수 있다.
   
   라이트세일 2호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것은 지난 6월 25일. 그동안은 720㎞ 상공에서 위성 안에 접힌 채로 있는 돛을 펼칠 기회만을 기다렸다. 돛을 펼치기 전의 라이트세일 2호는 신발 상자 크기에 무게가 5㎏에 불과하지만, 돛을 펼치면 전체 넓이가 32㎡나 돼 복싱 링 크기와 비슷해진다. 녹음테이프 등에 사용되는 필름 ‘마일러(Mylar)’로 만든 돛은 4개의 삼각형 조각으로 이뤄져 있는데, 두께가 4.5㎛로 매우 얇다.
   
   라이트세일 2호의 목표 궤도는 지구 상공 780㎞다. 이 정도 높이에서는 대기 마찰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구 궤도를 탈출할 수 있다. 지상 720㎞에서 태양 빛 입자의 압력만으로 매일 500m씩 고도를 높인 뒤 780㎞에 도달하면 본격적으로 태양풍 항해에 나선다.
   
   물론 돛을 펴자마자 바로 동력을 얻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해야 비로소 라이트세일 2호를 움직이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 처음에는 돛이 종이 한 장의 무게만큼 힘이 미약해 느린 속도로 항행하지만, 계속 빛을 받으면서 광자의 힘이 쌓이면 나중엔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사용되는 로켓보다 명왕성까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라이트세일 2호의 1차 목표는 한 달간 비행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후 1년까지 지구 궤도를 도는 것을 2차 목표로 삼고 있다. 1년 후엔 돛을 다시 접고 지구 중력에 의해 대기권으로 진입해 산화할 예정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가 발사한 라이트세일 2호 프로젝트에는 약 700만달러가 투입되었다. 이 자금은 시민들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성되었다. 행성협회는 외계생명 찾는 것을 목표로 1980년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2명의 다른 천문학자와 함께 공동 설립했다. 행성협회는 우주 돛단배가 행성 간 이동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험비행 성공 땐 성간여행 가능성 열려
   
   솔라세일의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은 사람은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이다. 그는 1600년대에 ‘혜성의 꼬리가 태양에서 멀어지는 것은 태양 빛의 압력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돛을 이용하면 태양 빛으로 우주에서 항해가 가능하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주에서 연료를 해결하는 자급자족형 엔진은 수백 년간 꿈의 영역일 뿐이었다.
   
   솔라세일 구상이 구체화된 것은 1976년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텔레비전 프로그램 ‘더 투나이트 쇼’에 출연해 성간여행을 위해서는 연료를 싣지 않는 우주선이 필요하다며 외계행성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태양광 돛을 단 모델을 직접 제시했다.
   
   첫 솔라세일 우주선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10년에 발사한 이카로스(Ikaros)이다. 하지만 이 우주 요트는 방향을 조절하는 데 실패해 금성까지 지나쳤고 결국 2015년 연락이 끊겨 지금은 우주미아가 된 상태이다. 2010년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나노세일-D(Nanosail-D)라고 명명한 솔라세일 실증 위성을 쏘았으나 로켓 문제로 실패했다.
   
   라이트세일 2호는 이와 다르다. 위성의 자세를 제어할 때 쓰는 장치인 ‘모멘텀 휠’이 달려 있기 때문에 지구의 엔지니어가 돛의 각도를 조절하면 이동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지구 궤도에 진입해 방향을 조종하는 데 성공한 우주선은 라이트세일 2호가 처음이다. 행성협회는 2015년 라이트세일 1호를 발사한 적이 있지만 이때는 지구 궤도에서 돛을 펴는 것만 시험해 실제 솔라세일 시험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에도 라이트세일보다 규모가 큰 ‘코스모스 1호’를 발사했으나 로켓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궤도에 도달하지 못했다.
   
   NASA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우주기관들은 최초의 솔라세일 시험비행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NASA는 2020년대 초에 지구 근접 소행성을 탐사할 큐브샛(Cube Sat)에 솔라세일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관심이 더욱 크다. NASA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양성자와 전자를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E세일(Sail)’도 개발 중이다.
   
   라이트세일 2호의 시험비행이 성공하면 태양 빛을 이용해 고도를 높인 첫 우주선이 된다. 또한 연료 걱정 없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라이트세일 2호는 초속 300~700㎞로 불어오는 태양풍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만큼 연료가 따로 필요 없어 심(深)우주 탐사에 유리하다.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이론적으로 한번 가속되면 속도가 줄지 않고, 거리가 멀수록 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인류는 아직 태양계 안쪽도 자유롭게 비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계속해서 태양계 너머 깊고 깊은 우주에 도전할 것이다. 라이트세일 2호가 시험비행에 꼭 성공해 성간여행의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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