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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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화학과 정택동 교수는 어찌어찌하다가 화학자가 되었다. 대학 진로를 정하지 못해 고민하다가 서울대 화학과에 다니던 친척 형이 있어 화학과에 원서를 넣었다. 화학과에 들어와서는 가장 화학과 같지 않은 실험실에 들어갔다. 지난 6월 8일 서울대 자연대 연구실로 찾아가 만난 정 교수는 “나보다 화학 잘하는 동기도 많았다. 그래서 내가 택한 실험실은 플라스크나 비커가 없는 곳이었다”라고 말했다. 그게 전기화학자가 된 배경이다.

정 교수는 “전기화학이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전기화학은 전기적인 세계와 생명-화학적인 세계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물질현상을 연구한다. 전기화학은 화학의 출발과도 관련되어 있다. 영국의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와 그의 스승인 험프리 데이비(1778~1829)가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를 여러 개 발견할 때 사용한 방법이 전기분해다. 그렇게 보면 전기화학은 25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학계에서 전기화학은 벌써 완성된 분위기였다. 더 이상 연구할 게 없어 보였다. 20세기 전기화학이 노쇠한 분야가 되었다는 건 1950년대 이후 미국의 주요 대학 화학과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하버드대, MIT, UC버클리 등 주요 대학이 전기화학자를 교수로 뽑지 않았다. 일부 나이 든 전기화학자들이 유럽, 그중에서도 동구권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1990년대부터 전기화학 수요 급증

정택동 교수는 “그런데 1990년대부터 전기화학 수요가 급증했다. 지구온난화 문제 등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계기였다. 대기 중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화석에너지(석탄·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대두됐다. 이런 시대 상황이 전기화학을 100년 만에 무덤에서 불러냈다”라고 말했다. 배터리를 연구한 전기화학자가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확인된다. 존 구디너프는 수상 당시 나이가 무려 97세였다.

정택동 교수는 서울대 87학번. 서울대에서 ‘분자전기화학’으로 박사논문을 쓰고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 가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만난 스승이 프레드 앤슨이다. 미국 전기화학자 족보는 분석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이작 콜토프(Izaak Kolthoff·미네소타대 교수)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하버드대에 재직했던 제임스 링게인(James Lingane)의 은사였고, 링게인의 대표적인 제자 중 한 명이 프레드 앤슨이다.

정택동 박사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갔을 때 프레드 앤슨 교수는 70대 중반에 이르러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 교수는 “학생이 거의 없다 보니 앤슨 교수님으로부터 내가 참 잘 배웠다. 전기화학을 새롭게 배웠다”라고 말했다. 독선생으로부터 공부한 느낌이었다. 정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 책상 위에 걸려 있는 게시판에는 프레드와 록사나 앤슨 교수 부부의 사진이 9장이나 붙어 있었다. 앤슨 교수가 여행지에서 제자인 정 교수에게 보낸 사진들이었다. 그와 앤슨 교수의 각별한 우정을 느끼게 하는 증거물들이었다. 정 교수는 칼텍에서 공부하고, 다시 2년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일했다. 테네시주 녹스빌 인근에 있는 오크리지 연구소는 2차대전 당시 원자폭탄에 들어갈 핵물질을 분리해낸 곳이다. 그리고 2002년 성신여대 교수로 귀국했다.

나노갇힘 효과로 전극의 백금 대체

교수가 되면 자신만의 연구를 시작한다. 정택동 교수가 처음 택한 주제는 나노갇힘 효과(Nano Confinement Effects)였다. 성신여대에 5년간 근무하면서 시작했던 일인데 논문 인용 횟수가 가장 많아 그의 이름을 알린 연구다. 전기화학의 단순 응용이 아니라 기본 원리에 관한 연구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극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즉 원자 크기까지 들어가서 보면 표면이 우툴두툴하다. 표면이 거칠면 전기화학적으로 다른 거동이 발생한다. 전극 재료와 거기에 걸어준 전압, 그리고 반응하는 용액 속의 물질이 화학적으로는 같다 할지라도 전극 표면의 미세한 모양새가 다르면 서로 다른 전기화학 반응을 낳는다. 정 교수는 “전극 재료의 화학적 특성뿐 아니라, 용액과 접촉할 때 계면이 기하학적으로 어떻게 생겼느냐가 전기화학 반응에 중요하다. 실은 그전부터 알려져 있던 현상이다. 내 연구는 그게 왜 그런지를 좀 더 자세히 파고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백금은 가장 우수한 전기활성 촉매다. 산소를 잘 환원시킨다. 연소를 잘하려면 산소를 환원시켜야 하는데, 백금은 그 일이 가장 빨리 일어나게 한다. 연료전지(fuel cell)의 전극을 백금으로 만들면 성능이 좋다. 그런데 백금은 비싸다. 때문에 백금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가격은 저렴한 소재를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지난 100년간 원소 주기율표에 있는 물질을 가지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물질들을 섞어서 백금 효과를 내려고 온갖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시행착오에 근거한 접근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정 교수는 “자연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왜 그런지 원리를 찾아나가야 한다”라며 나노갇힘 효과가 그런 꽉 막힌 상황에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체계화된 지식을 갖고 답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나노 크기 공간에 갇혀 있으면 전기활성이 갑자기 좋아진다. 좁은 공간을 통과하려면 이 벽, 저 벽에 충돌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걸 나노갇힘 효과라고 하는 이유다. 물질 표면의 기하학적인 모양이 전기화학적인 활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알면,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물질 표면을 미세성형하는 기술이 나올 것이다. 백금과 같은 전기활성을 가지면서도 값싸고 안정적인 전극 재료가 제안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효소 안 쓰는 혈당 센서도 만들어

그는 나노갇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효소를 안 쓰는 혈당 센서’를 만들었다. 상용화된 혈당계는 백금 전극 위에 효소를 올려 고정한다. 효소가 글루코스와 선택적으로 반응해 전자 두 개를 빼앗는 원리, 즉 전류가 흐르는 양을 감지해 혈당을 측정한다. 그는 백금의 미세한 전극 표면을 성형 처리해 아주 작은 기하학적으로 갇힌 공간에서 글루코스가 좌충우돌하도록 했다. 그 결과 평평한 전극과 달리 혈액 안에 있는 비타민C 같은 방해물질에도 불구하고 글루코스가 압도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전류 신호를 지배했다. 효소 없이도 전극표면 처리만으로 혈당 센서가 된 것이다. 정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놀랐다. 기하학적인 차이가 얼마나 전기활성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아직 정확히 모른다. 앞으로 좀 더 엄밀하게 체계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택동 교수는 2007년 서울대로 옮겼다. 한국에서도 전기화학자의 몸값이 이때쯤에는 많이 올라 있었다. 다른 대학에서도 정 교수에게 손짓을 해왔다. 그는 결국 모교를 택했다. 이때 새로 시작한 연구가 ‘부도체 전기화학’이다. 부도체가 물에 들어가면 왜 전기가 흐르는지를 규명하려 했다. 그는 “전기화학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 즉 부도체에 무관심했다. 전기가 안 통하니까. 그런데 나는 ‘부도체로는 왜 전기화학을 못하나’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다”라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예컨대 스마트폰은 물에 넣으면 망가진다고 물이 닿지 않게 하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전자회로 기판을 물에 집어넣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본 사람이 없었다. 정 교수는 그걸 해봤다. 부도체 속에서는 전자가 직접 전하를 실어 나를 수 없지만 수소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수소핵이 전자를 품고 전하를 운반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그는 “부도체로도 전기화학적 원리를 적용해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였다”라고 말했다. ‘수소 전류’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독창적인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뇌를 모방한 ‘물 컴퓨터’의 세계

서울대에 와서 시작한 다른 연구는 ‘물 컴퓨터(Aqueous Computer)’다. 그는 이 분야 연구를 ‘이온트로닉스(Iontronics)’라고 말했다. 2009년 논문을 내면서 ‘이온트로닉스’라는 용어를 그가 처음 정의했다. 컴퓨터는 전자를 이용해 정보처리를 하지만 뇌는 이온을 이용해 정보처리를 한다. 신경세포는 이온 농도 차와 그에 따른 이동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이온은 전자를 잃거나 얻어 전하를 띤 원자나 분자를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그는 전자가 아닌, 이온으로 정보처리 장치를 만들어보겠다고 한다. 설명을 들어보자. 흥미롭다.

“생체는 일종의 물 컴퓨터다. 물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와는 달리 발열도 없다. 생각을 많이 해도 뇌는 뜨거워지지 않는다. 에너지도 많이 쓰지 않는다. 사람 뇌는 신경세포, 즉 물주머니로 가득 차 있다. 물주머니에는 전해질이 가득하고, 이는 외부와 세포막으로 구분되어 있다. 어림잡아 수백억 개의 신경세포가 서로 얽혀 뇌 회로를 만든다. 신경세포들은 서로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다. 신경세포에는 축삭돌기라는 기다란 구조물이 있고, 축삭돌기의 끝에 시냅스가 있다. 시냅스를 경계로 이웃한 신경세포들은 분리되어 있지만 동시에 시냅스는 정보가 교류되는 접점이기도 하다. 하나의 뇌신경세포는 한쪽 끝의 수상돌기를 통해 신호를 수집하고(Input), 또 다른 끝의 축삭돌기를 통해 신호를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한다(Output). 뇌는 복잡하지만 정보 전달과 처리 측면에서 보면 필요 요소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기름막(lipid) 안에 전해질이 가득 차 있고, 기름 주머니들은 시냅스를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신경생물학자가 아닌 나의 기본 아이디어는 이렇다. 미세성형 기술을 이용해서 신경세포만 한 틀을 만들고, 그 안의 특정 부위에 시냅스 기능을 할 인공구조물을 넣는다. 이렇게 해서 신경회로에서의 신호처리를 모사하자는 것이다.”

물 컴퓨터는 이렇게 만든다. 일단 유리판이나 플라스틱 속에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느다란 도랑을 판다. 그리고 소금물을 채운다. 도랑과 도랑 사이에 하이드로젤, 즉 친수성고분자를 끼워 넣는다. 양이온과 음이온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하이드로젤을 붙여놓으니 도랑이 다이오드가 됐다. 즉 전류가 한쪽 방향으로만 흘렀다. 이런 연구가 유명한 화학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독일화학회지)에 2009년 실렸다. ‘주목할 만한 논문(hot paper)’으로 평가받았다.

정 교수는 “말하자면 ‘물 다이오드’를 만든 것이다. 다이오드는 한쪽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하는 장치다. 그리고 일종의 논리 회로가 된다. 같은 재질과 원리로 트랜지스터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 트랜지스터’는 2011년에 발표되었다. 심지어 정보처리 회로를 구동하는 전원조차 물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였다. 이 연구는 2017년에 나왔다. 그는 “전자 흐름을 이용하지 않고도 전자회로가 하는 일을 물 속에서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연구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사실상 중단됐다. 힘이 좀 빠졌기 때문이다. 학계의 반응은 긍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신경생물학자는 뇌에 대해 추가로 알아낸 게 뭐가 있느냐고 물었고, 전자공학자는 전자를 사용하는 일반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이 느린 소자를 어디에 쓰느냐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교수가 연구를 잠시 멈춘 사이 외국에서 관련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 교수 연구에 영감을 받은 다른 연구자들이 뛰어든 것이다. 고체 전자회로에 부분적으로 이온을 사용할 수 있다는 논문도 나왔다. 2018년 재료과학의 대표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어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이 분야 연구의 현황을 소개하는 ‘리뷰’ 논문도 출판되었다. 이온트로닉스 분야가 커진 것이다. 이에 거꾸로 자극받아 정 교수는 이 연구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

그는 2012년 서울대에서 정년을 보장받았다. 이제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정택동 교수는 “나는 뇌에 관심이 많았다. 학생 시절부터 그랬다. 성신여대에 있을 때부터는 틈틈이 신경과학 논문을 읽었고, 관련 분야의 진전을 지켜봤다. 그리고 전기화학자가 이 분야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인공 시냅스 연구는 이온트로닉스와 함께 그가 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주제다.

인공시냅스 전기화학은 컴퓨터 세계(전자회로)와 뇌 세계(신경회로)의 경계면을 연구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라고 표현할 수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는 현재 의학적인 접근과 공학적인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뇌에 전극을 박아넣거나(침습방식), 머리에 뭔가를 뒤집어쓰게 한다(비침습방식). 후자는 인터페이스라 하기 어려울 만큼 정보 전달에 한계가 크고, 침습방식 연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 교수의 아이디어는 신경회로의 말단과 전자회로의 말단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시냅스와 전자회로를 연결하는 건 물론 쉽지 않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단백질 덮인 전극으로 신경세포 유도

시냅스유도단백질이라는 게 있다. 1990년대 말 시펠 교수와 쥐트호프 교수는 후(後)시냅스의 뉴로리긴이라는 단백질이 전(前)시냅스의 뉴렉신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함으로써 시냅스가 형성된다는 걸 알아냈다. 쥐트호프는 201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다. 뇌 속에 아무 연결도 돼 있지 않은 이웃한 신경세포 A와 B가 있다고 하자. 두 신경세포가 물리적으로 접촉할 경우 A의 수상돌기 한 부분에 있던 뉴로리긴은 B의 뉴렉신을 불러 모은다. 우연히 만나 결합한 이들 단백질은 좁은 공간 내에 높은 밀도로 모이고, 이를 통해 신호가 건너가기 시작한다. 두 신경세포 사이에 시냅스 연결이 형성된 거다. 신경세포 A가 신호를 보내면 신경세포 B가 그 신호를 받는다. 신호전달이 되고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시냅스 연결은 강화된다. 하지만 적절하고도 빈번한 피드백이 없으면 시냅스 연결은 약해지다가 끊어진다. 이걸 ‘신경 가소성’이라고 한다.

정 교수 아이디어는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시냅스유도단백질을 분리, 변형하여 전극 표면에 고정한다는 것이었다. 단백질로 덮인 전극을 신경세포에 가져다 대면 신경세포가 전극을 신경세포라고 속아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우선 이 연구를 함께할 학생을 찾기가 어려웠다. 다양한 실험 기술과 지식이 필요한 데다 전망도 불투명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학생을 설득하고 한편으로 분자생물학 실험 기술을 직접 공부해가며 정 교수는 차근차근 연구를 해나갔다. 전자공학도 공부해서 칩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10년이 넘는 끈질긴 노력 끝에 마이크로미터(10-6m) 크기의 전극 어레이를 만들었고 인공시냅스의 유도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시냅스 말단의 간극은 20나노미터(20×10-9m)다. 20나노미터 남짓 거리를 두고 신경세포 시냅스 말단과 정택동 교수팀이 만든 전극이 연결돼 전기 신호를 수신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논문을 5~6편 썼다.

정 교수는 신경세포가 전극에 보내온 신호를 보여줬다. 파동 형태의 신호다. 정 교수는 “이 언어를 궁극적으로 해독하고 싶다. 현재는 신경세포의 언어를 이해하기는커녕 신호를 제대로 받을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향후 과제는 원하는 때 언제나 시냅스를 만들 수 있느냐, 그리고 컴퓨터로 인공시냅스를 통해 뇌에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그는 “시냅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은 단순히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방법론 중 하나로서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20나노미터 틈새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은 내가 20년 전부터 해왔던 나노 틈새 전기화학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아직 낌새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자연은 이미 그걸 활용해왔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물 컴퓨터, 인공시냅스 연구는 놀라운 얘기였다. 화학에 갈수록 깊은 맛을 느낀다.

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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