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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7호]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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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화학으로 빛의 색깔을 조절하는 강영종 한양대 교수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검은색 샌드백이 방 한쪽에 매달려 있는 걸 한참이나 몰랐다. 지난 11월 20일 한양대 자연과학관 6층 강영종 교수(화학과) 연구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의 연구를 빨리 따라잡기 위해 몰입했고, 샌드백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거다. 샌드백의 존재를 알아차린 후부터는 시선이 강 교수 얼굴을 이따금씩 떠나 그의 뒤편에 있는 샌드백으로 향했다. 샌드백 스토리가 궁금했으나 참았다. 강 교수의 말을 중간에 끊고, 먼저 샌드백 얘기를 물어본다는 건 아무래도 이상했기 때문이다.
   
   
   광결정을 한국에 소개한 연구자
   
   강 교수는 “외부에서 강영종 하면 나의 광(光)결정(Photonic Crystal) 연구를 떠올릴 거다.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라는 걸로 만든 광결정을 한국에 소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된 후 처음에는 광결정 연구를 했다. 광결정 연구는 뭘까? 강 교수는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색은 염료가 낸다.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면 염료는 그중 일부분의 색을 흡수한다. 빨간색을 우리가 빨갛다고 보는 건 염료가 파란색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빨강의 보색인 파랑을 반사시키지 않기 때문에 빨갛게 보인다. 광결정은 이런 빛 인지와 다르다. 광결정은 빛을 흡수하지 않는다. 광결정은 규칙적인 배열을 갖고 있어 특별하게 빛과 상호작용한다. 규칙적인 배열이란 특정한 나노구조를 말한다. 특정 색을 반사한다. 그리고 그 색이 우리 눈에 들어온다.”
   
   강 교수가 “자연에는 이런 광결정 특징을 이용하는 게 많다”라면서 나비 표본이 들어 있는 유리 상자를 책장에서 갖고 왔다. 흔히 볼 수 있는 나비는 아니다. 날개가 파란색인데 상자 바닥에 ‘morpho manelaus’라고 쓰여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날개 색이 원래 파란 게 아니라고 한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자 나비를 돌려보면 안다고 설명한다. 나비 표본을 돌리자 방향에 따라 청색, 녹색, 보라색으로 달라진다. 강 교수는 “나비 날개 표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나노구조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몸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문어와 오징어도 마찬가지다. 강 교수는 “문어와 오징어는 염료 방식과 광결정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해 색을 바꾼다. 그러니 변색을 통한 위장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이런 설명은 또 처음 듣는다.
   
   
   색깔 달라 보이는 나비 날개가 광결정
   
   강 교수는 한양대 화학과 92학번. 석사(1996~1998)를 마치고, 삼성SDI(1998~2001)에서 일했고, 미국 미네소타대학 화학과에서 박사학위(2001~2005)를 했다. 박사과정 때는 나노입자와 고분자의 혼성 구조를 연구했다. 논문 제목을 물었더니, ‘코어(Core)-껍질(Shell) 구조를 가지는 금 나노입자 합성과 광학적인 특성 연구’라고 답했다. 내용이 뭔지는 묻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9월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에 있는 MIT로 갔다. 재료공학과의 에드윈 토머스 교수 연구실이었다. 가보니 그 연구실은 블록공중합체라는 걸 갖고 광결정을 만들고 있었다. 블록공중합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고분자를 연결해 다양한 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강 교수의 광결정 연구는 이때 MIT에서 시작됐다.
   
   
   MIT서 블록공중합체로 광결정 만드는 연구
   
   당시 토머스 교수 그룹이 블록공중합체로 광결정을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고분자를 합성하기가 힘들었고, 만든다 해도 그 구조가 고정되어 있고 가변적이지 않았다. 구조가 고정돼 있으면 한 가지 색을 낼 뿐이다. 원하는 여러 색을 내려면 구조가 가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두 가지 작업이 쉽지 않았다. 강 교수에 따르면, 가시광선 영역에서 빛을 보려면 고분자의 크기가 커야 한다. 문제는 고분자 크기가 커지면 구조를 만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고분자를 만드는 데 한 달에서 석 달이 걸렸다. 고분자 씨앗이 자라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소요됐다. 그렇게 기다렸는데 연구가 실패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석 달이 날아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강영종 박사후연구원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원하는 고분자를 하루도 안 걸려 합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토머스 교수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갖고 가서 설명했더니 지도교수는 “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MIT의 유명한 화학자였다. 분주하다 보니 박사후연구원으로 간 강 박사가 6개월간 개인 미팅 한 번 갖지 못할 정도였다. 강 박사의 연구 결과는 2007년 학술지 ‘네이처 머티어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원래 그는 이 연구를 MIT에서 할 생각은 없었다. 독립적인 연구자, 즉 교수가 되면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논문이 필요했다. 한양대 화학과가 신임 교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냈던 것이다. 한양대 지원 서류에 스펙으로 추가하기 위해 급히 실험을 해야 했다. 연구는 성공했고, 논문은 아직 출판되지 않았으나 지원서의 연구 경력란에 한 줄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는 2007년 2월 모교인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되어 돌아왔다.
   
   강 교수는 “박사와 박사후연구원 때 나는 운이 좋았다. 계획했던 일들이 잘 풀렸다. 떠올린 아이디어가 실험으로 잘 구현됐다”라고 말했다. 같은 실험실의 옆에 있던 동료들은 아이디어를 갖고 막상 실험을 해보면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강 교수는 운이 좋게도 아이디어가 떠올라 실험을 해보면 잘 맞아떨어졌다. 물론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박사 때 실험이 안 될 때가 있었다. 1~2주 고민했는데 어느 날 자면서 꿈속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다. 평소 하던 실험 방법이 아니었다. 꿈속에서도 그는 “깨어나면 내일 실험실에 나가 이 방식으로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실험실에 가서 해보니, 그 방법이 작동했다. 막혔던 실험이 풀려나갔다. 2003년의 일이었다.
   
   이제부터는 그가 한양대 교수로 일하면서 2007년 이후 어떤 연구를 했는지 들을 차례다. 지금까지는 예고편이다. 교수가 된 뒤의 연구 주제는 크게 ‘광결정’과 ‘고분자 결정화’라는 두 가지 분야다. 강 교수는 “내가 하는 분야는 화학에서 큰 분야가 아니다. 남이 하지 않는 분야를 잘 찾아다닌다”라며 웃었다.
   
   두 분야의 세부 연구를 좇아가며 설명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숨이 막힐 듯하다. 강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오늘 공부 빡세게 한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지금부터 쓰려고 하니, 읽는 사람이 숨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도 일단 연구 얘기를 계속 들어보고, 그의 ‘샌드백’ 얘기를 풀어놓으려고 한다. 나 역시 샌드백이 방에 왜 매달려 있는지, 그의 화학 연구 설명이 끝나기 전까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그가 교수로 일하며 파고든 주제는 크게 보아 두 가지라고 했다. 박사후연구원 시절부터 시작한 ‘광결정’ 연구를 교수가 된 뒤에 우선 계속했다. ‘광결정’ 토픽에도 흥미로운 세부 주제가 여러 개 있으나, 그중에서 ‘고분자를 이용한 가변(可變)광결정 연구’만을 옮겨본다. ‘고분자를 이용한 가변 광결정’ 개념을 설명하면 이렇다.
   
   “기존의 고분자(블록공중합체)로 만든 광결정 구조는 고정된 구조였다. 고정된 구조에서는 하나의 파장, 즉 하나의 색만이 나온다. 가변적으로 바뀔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원하는 색을 다양하게 얻을 있다. 모든 영역의 색을 조절해가면서 낼 수 있다. 가령 A고분자와 B고분자로 만들어진 고분자(블록공중합체)가 있다고 하자. A, B 고분자의 간격이 좁으면 파란색이 나온다. 이때 A고분자에만 용매를 넣으면 이 분자가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서 A와 B 고분자 사이의 간격이 쭉 벌어지게 되고, 빨강이 나온다. 이걸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화학적인 방법으로 빛의 색깔을 조절할 수 있는 거다. 전기적으로 고분자가 내는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연구도 했다. 이 분야 연구 중에 2011년 논문이 독일화학회지(앙게반테 케미)에 실려 주목받았다. 이 연구결과는 우수한 재질의 전자종이(e-Paper)로의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그의 두 번째 큰 주제는 ‘고분자 결정화’다. 이 분야 연구는 한양대에 온 지 7년이 지난 2014년쯤 논문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하이포 결정(Hypo Crystal)’이라는 걸 세계 최초로 만들어 냈다. ‘엔트로피 희석제(Entropy Diluent)’라는 개념도 새로 만들었다. 강 교수는 “연구하는 데 좀 고생했다. 4년 넘게 이 논문 하나를 쓰기 위해 연구실이 올인했다. 4년 동안 논문 하나를 내는 연구를 하면 그 연구실은 문 닫아야 한다. 그래서 하이포 결정 연구에 애착이 많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재료 분야 학술지인 ‘머티어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에 2015년 게재됐다.
   
   

   ‘엔트로피 희석제’ 개념 새로 만들어
   
   이 대목에서 그의 설명을 따라가려면, 결정이란 무엇인가를 정확히 이해해야 했다. 지금까지는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구조라고만 들었다. 강 교수는 결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결정은 X, Y, Z 세 개 축의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주기성이 있는 것이다. 무기 물질이나 작은 분자는 아주 오랜 시간 놔두면 결정구조가 된다. 결정이 열역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무기물은 다 결정구조다. 결정이 아니기가 힘들다. 처음에는 비(非)정질이 만들어졌다 해도 열을 조금씩 가하면 결정으로 바뀐다. 작은 고분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하기는 아주 쉽다. 그런데 고분자 길이가 길면 길수록 결정이 만들어지기가 힘들다. 고분자를 실타래 묶음 몇 개를 풀어놓은 상태라고 비유할 수 있다.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잘 안 된다. 우리는 이걸 완벽하게 쫙 펴서 일렬로 세운 거라고 말할 수 있다.”
   
   반결정(Semi Crystal)이라는 것이 있다. 고분자 전체로 보면 실타래가 얽힌 상태다. 부분적으로는 규칙적인 배열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연구자는 반결정이 차지하는 영역을 키우려는 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때 강 교수는 “왜 실타래를 완전히 풀면 안 될까? 그렇게 하면 제대로 된 고분자 결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다른 연구자는 얽힌 고분자 사슬을 펴는 방법으로 기계적인 늘이기를 시도했다. 늘이면 엉킨 고분자 사슬이 좀 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사실 잘 안 된다. 반면 강 교수는 ‘엔트로피 희석제’ 개념을 도입했다. 엔트로피 희석제를 넣어주면 엉켜 있던 고분자 사슬이 자발적으로 펴졌다. 엔트로피 희석제는 강 교수 그룹이 찾아냈다. 그가 “이 물질의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기는 좀 그렇다”라고 말해 ‘엔트로피 희석제를 찾는 과정이 중요했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엔트로피 희석제를 찾는 데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를 물었다.
   
   
   4년간 한 연구에 매달려 성공시키다
   
   강 교수는 “아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실험이 4년 걸렸다고 했는데, 고분자 결정이 만들어진다고 어느 정도 자신을 한 건 실험 시작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이다. 1년쯤 됐을 때는 개념을 다 이해했다”라며 이후 고단했던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고분자 결정화 연구는 고분자물리(Polymer Physics)에 속한다. 그래서 고분자물리의 대가인 MIT의 옛 은사(에드윈 토머스 교수)에게 논문을 이메일로 보냈다. 이어 온라인 줌 미팅을 했다. 강 교수는 논문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옛 은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토머스 교수는 그의 설명을 듣고 “그러냐? 그래” 하는 정도의 반응만 보였다. 반응이 이상했다. 토머스 교수 방에 박사후연구원으로 한양대 제자가 있었다. 줌 미팅이 끝난 뒤, 그 제자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말해줬다. “교수님이 미팅이 끝나자마자 제게 말했습니다. 내가 고분자물리를 50년 이상 했지만 강 교수가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얘기를 한다고요.” 옛 지도교수도 강 교수 연구 내용을 수긍하지 못했다. 강 교수는 “교수님이 그런 반응을 보인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면 기존의 고분자물리학에 반하는 내용이 우리의 연구에 들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즉 고분자 사슬이 자발적으로 펴진다는 건 기존의 물리화학법칙에 어긋난다. 강 교수는 자신을 잘 아는 사람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연구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결정이 만들어졌는지 여부는 열분석을 하면 명료하게 나온다. X선 분석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이 두 개의 분석만으로 동료 연구자들을 설득하기는 힘드니,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 연구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었다. 그게 ‘엔트로피 희석제’ 개념이다. 엔트로피 희석제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소각(小角) X선 산란 분석’을 했다. 이 방법을 쓰면 용액에 녹아 있는 고분자의 모양을 분석할 수 있다. 구형인지, 쭉 길게 늘어뜨려진 모양인지 확인 가능하다. 분석이 까다롭기는 하다. 결국 강 교수 그룹이 생각한 게 맞는 걸로 최종 확인했다.
   
   문제가 또 하나 있었다. 강 교수 그룹이 만든 건 기존에 없는 결정구조였다. 이 구조가 앞에서 언급했던 ‘하이포 결정’이다. 결정이란 통상 X, Y, Z라는 3개의 축 방향 어디를 봐도 균일하게 배열되어 있는 구조다. 강 교수 그룹이 만든 건 그렇지 않다. 한쪽 방향으로만 균일하게 배열되어 있다. 옆으로 보면 결정인데, 위아래로 보거나 다른 방향으로 보면 규칙적인 배열이 보이지 않는 거다. 하나의 차원에서만 결정의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 ‘하이포 결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강 교수는 “하이포는 ‘하이퍼’의 반대 뜻이다. ‘부족한’이란 뜻이다. 차원의 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하이포 결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권투가 취미, 연구실서 샌드백 두들겨
   
   강 교수는 “자세한 얘기를 하기 뭐하지만 세계 화학계에는 결정화 메커니즘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내가 기존에 없는 결정구조를 발표하려고 동료들에게 물었더니 그들이 충고했다. ‘논문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 논문 제출하면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 논문은 더구나 양 진영 모두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의 그룹이 개발한 결정 성장 방식은 학계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결정은 천천히 성장시켜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강 교수 그룹은 결정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에 ‘비정질’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알려진 성장법을 사용했다.
   
   지난한 어려움 끝에 논문이 나갔다. 명백한 데이터와 새로운 이론 개념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장애물을 돌파했다. 그는 ‘하이포 결정’ 연구를 4년간 했으며, 연구실 학생이 온통 매달렸다고 했다. 대단한 뚝심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연구 얘기는 다 들었다. 그의 ‘샌드백’ 얘기를 물을 수 있게 됐다. 강 교수는 “운동을 좋아한다. 취미가 두 가지다. 권투와 오토바이 타기”라며 책장 위를 가리켰다. 오토바이 헬멧이 놓여 있었다. 오토바이는 2014년에 샀다고 했다. 권투는 오십이 되기 전에 배워 보고 싶어 시작했다. 권투 도장에도 6개월 넘게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도장에서 줄넘기를 하다가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반년 넘게 깁스를 했다. 몸은 회복되었지만 도장은 더 이상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샌드백은 지난해 9월에 샀다. 그래서 강 교수에게 부탁했다. 기사와 함께 주간조선에 들어갈 강 교수 사진은 샌드백 옆에서 포즈를 취한 채 촬영해 달라고. 그래서 이 기사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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