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동체에서 희망을 찾다

위험하지 않은 몰락

강상중·우치다 타츠루. 사계절출판사. 1만6000원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 강상중과 우치다 타츠루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기초 위에 건국된 미국과 프랑스가 지금 테러리스트의 주된 목표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 역설적인 상황은 테러가 일상이 된 폭력과 충돌의 사회가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알려준다.

이성과 가능성의 근대는 끝이 났고 강대국이 개입하던 곳에 남은 것은 폐허뿐이었다.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국가는 국경을 높게 올렸다. 점차 넓어질 것 같던 세계는 오히려 단절됐고 고립감을 바탕으로 한 극우세력이 미국과 일본에서 자리를 잡았다.

일본 사상가로서 두 사람은 특히 일본의 현재에 주목한다. 일본이 “불안한 시대에 빙의되었다”는 것이 두 사상가의 진단이다.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야망과 경제 성장에 대한 목표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은 바로 이웃 국가, 불안의 시대를 사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점을 줄 만하다.

두 사람은 위험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내놓았다. 2차 세계대전 전후 독일의 예를 들면서 작은 공동체 문화가 세계를 재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전망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곽재구. 해냄. 1만5800원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가 쓴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16년 만에 개정 출간됐다. 시인이 직접 찍은 수백 장 사진 중 엄선한 풍경과 어릴 적 삶, 시 쓰는 마음가짐, 다정한 시선으로 관찰한 이웃의 모습이 어우러져 감성에 젖을 수 있게 한다.

심미안 수업

윤광준. 지와인. 1만5800원

현대미술은 추상적이고 어렵기만 하다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예술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예술에 대한 책이지만 어렵지 않다. 사진작가이자 예술애호가인 저자가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예술의 세계로 인도한다.

구마몬의 비밀

구마모토현 팀 구마몬. 민음사. 1만4800원

일본 규슈 지방의 ‘시골’ 구마모토현에서 탄생한 구마몬이라는 캐릭터가 연간 거두는 수입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자체마다 쏟아지는 캐릭터 상품 속에서 그 자체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팀 구마몬’이 직접 비결을 밝혔다.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스타인메츠. 부키. 1만8000원

한국은 물론 영어권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의 초기 자본가 야코프 푸거의 삶을 조망하는 책이다. 15~16세기 유럽의 판도를 뒤흔든 종교개혁, 합스부르크 가문의 부상, 독일 농민전쟁 뒤에 숨은 그의 영향력을 역사적 사실과 함께 풀어냈다.

캣콜링

이소호. 민음사. 9000원

가부장제와 젠더 폭력적인 사회를 남김 없이 고발해 제37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이소호 시인의 시집이 출간됐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실비아 슬레이 등 현대 여성 미술가들이 폭력과 차별을 재현한 것처럼 시인도 억압적인 현실을 겨냥한다.

신뢰의 법칙

데이비드 데스테노. 웅진지식하우스. 1만6000원

저명한 심리학자가 써낸 신뢰와 마음의 작동방식에 대한 글이다. 우리는 어떻게 사람을 믿고 믿음을 얻을까. 신뢰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다. 신뢰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알면 자신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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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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