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北 리용호에게 건네준 책

몽유병자들

크리스토퍼 클라크. 책과함께. 4만8000원

2017년 12월 북한을 방문했던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역사책 한 권을 건넸다.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이다. 20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발간된 책이다. 그해에 쏟아진 관련 도서 중에서도 가장 호평받은 책으로 ‘뉴욕타임스’ ‘인디펜던트’ 같은 유수의 언론으로부터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왜 펠트먼은 리용호에게 이 책을 권했을까.

책은 제1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는지보다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집중한다. 전쟁은 어느 한 국가, 누구 한 사람의 무한한 책임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결과물이라는 게 클라크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전쟁은 피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모두가 능동적인 행위자였기 때문에 거꾸로 충분히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펠트먼은 바로 그것을 깨우치려 리용호에게 책을 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도하지 않은 분쟁이 발생할 위험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고 한다. 클라크가 분석한 1914년 ‘몽유병자들’의 행위를 좇다 보면 미래의 위험에 대처하는 방안이 전달될지도 모른다.

미쉐린 타이어는 왜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겼을까

자일스 루리. 중앙북스. 1만6500원

미식 안내서 ‘미쉐린가이드’로 유명한 미쉐린은 원래 타이어를 제조하는 회사다. 왜 타이어 회사가 음식점 가이드북을 내놨을까. 총 101개의 글로벌 브랜드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과 혁신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진화의 배신

리 골드먼. 부키. 2만2000원

초창기 인류가 살아남은 이유는 인체가 열량을 비축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를 굶주림으로부터 탈출시킨 과식의 유전자는 이제 성인병을 일으키는 죽음의 요인이 됐다. 역사와 진화의 맥락에서 본 현대병에 대한 이야기다.

글자 풍경

유지원. 을유문화사. 1만5000원

타이포그래피 연구자인 저자가 쓴 인문학 책이다. 타이포그래피란 활자를 가지고 디자인하는 기술이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글자를 디자인적으로 해석하는 것부터 역사와 과학,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문학적 사유가 얽혀 있다.

다섯 번째 계절

N.K.제미신. 황금가지. 1만5800원

SF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휴고상을 3년 연속으로 수상한 N.K.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 번역·출간됐다. 강력한 능력을 지닌 여성이 펼쳐내는 모험담으로 백인 남성작가가 주류를 이루던 문단에 변화를 불러온 글이기도 하다.

노인은 없다

마크 아그로닌. 한스미디어. 1만5800원

미국 최고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로 꼽히는 마크 아그로닌 박사가 펴낸 노년에 대한 안내서다. 그는 “나이 든다는 것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지 답을 찾을 수 있다.

경험 수집가의 여행

앤드루 솔로몬. 열린책들. 2만5000원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앤드루 솔로몬의 첫 여행기다. 그는 세네갈의 우울증 치료 의식을 알기 위해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몽골 소년을 길잡이 삼아 샤먼 부족을 만나러 떠난다. 쉽게 볼 수 없는 경험담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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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단신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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