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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75호] 2021.09.13

NFT, 예술가들에게 진짜 ‘기회의 땅’일까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09-15 오전 10:18:10

▲ 제주 서귀포 포도뮤지엄 ‘너와 내가 만든 세상’에 전시 중인 작품 ‘소문의 벽’. photo 포도뮤지엄
유일성을 가진 그 무엇을 소유하기 위해 몰려든 자본들이 NFT로 몰리면서 예술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란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JPG 파일이나 동영상 등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신종 디지털 자산으로 원본성과 희소성 때문에 거액에 거래되고 있다.
   
   2021년은 NFT라는 개념이 대중에 각인된 원년이다. 연초의 NFT 광풍은 최근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그 생명력은 질기다. NFT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에밀리 양(Emily Yang)은 NFT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한다. 3D 애니메이션과 시각효과 분야에서 일했지만 실직했고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받아 생활을 유지해갔던 그녀였다. 친구를 통해 알게 된 NFT 역시 밥벌이로 접근했는데, 경매에 부칠 움짤 같은 애니메이션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녀의 삶 역시 180도 달라졌다. 양의 작품은 NFT 거래 플랫폼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고 생활고를 염려해야 했던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포춘지가 선정한 ‘NFTy(NFT 크리에이터) 50’에 이름을 올렸다.
   
   
   간송미술관 살린 NFT 작품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NFT는 기회의 장이다. 전통 미술관도 기회로 삼는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간송미술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재정난을 겪고 있던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미술관이 소장한 보물 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285호 ‘금동보살입상’을 경매에 내놓는 방법까지 써야 했다. 지난해 5월 27일 케이옥션을 통해 열린 경매에서 이 보물 두 점에 가격을 제시한 응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유찰된 보물은 국립박물관이 사들였다.
   
   그런 간송박물관이 재정난의 해법을 엿본 건 NFT였다. 지난 7월 간송미술재단은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로 만들어 팔기로 했다. 국보가 NFT로 제작되는 최초의 사례였다. 100개로 제작되는 해례본 NFT의 가격은 하나당 1억원이었다. 고가였지만 판매 성과는 놀라웠다. 완판까진 못했지만 약 80개 정도가 팔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간송미술관은 NFT 열풍의 증인이 됐다.
   
   
▲ 제주 서귀포 포도뮤지엄 ‘너와 내가 만든 세상’에 전시 중인 작품 ‘비뚤어진 공감’. photo 포도뮤지엄

   12만명 찾은 전시회의 NFT화 도전
   
   비영리단체들이 NFT를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자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제주도에서는 최근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티앤씨재단이 자체 기획하고 민팅(Minting·작품이나 콘텐츠를 NFT화하는 기술)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전(展)의 NFT 작품 13점이 약 4억7000만원에 모두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재단의 아포브(APoV·Another Point of View)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 서울에서 시작했다가 현재 제주도로 옮겨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서귀포에 위치한 포도뮤지엄에서 2021년 4월 24일~2022년 3월 7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 전시는 비뚤어진 공감이 만들어내는 혐오의 해악성에 대해 돌아보고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총 3개의 전시실에는 한·중·일 작가 8명의 작품이 배치돼 있다. 2020년 서울에서 시작하면서 내건 취지는 이랬다. “비뚤어진 공감이 만들어내는 혐오의 해악성에 대해 돌아보고,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 당시 서울 전시에 참여했던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구와쿠보 료타에 이어, 중국의 장샤오강(Zhang Xiaogang)과 한국의 진기종 작가가 제주 전시에 새로 합류했다.
   
   전시실은 총 세 곳이다. 첫 번째 전시실인 ‘균열의 시작’은 사람들이 가볍게 옮기는 뒷담화와 가짜뉴스가 대중의 불안을 먹이 삼아 눈덩이처럼 자라나는 과정을 그린다. 두 번째 ‘왜곡의 심연’은 익명화된 군중의 모습과 정당한 분노로 둔갑한 과잉 공감이 만들어낸 혐오의 역사 속으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세 번째 전시실인 ‘혐오의 파편’에서는 상처 입고 얼룩진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된다. 어두운 주제 속에서도 강렬한 희망이 흐르는 지금 혐오에 맞서고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믿음을 상기시키고 ‘우리’와 ‘그들’은 과연 정말로 다른 존재들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제주도 전시의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까지 12만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전시가 열리는 포도뮤지엄은 제주 여행자들에게 뜨는 코스가 됐다. 티앤씨재단은 전시 작품을 NFT로 확장했다. 설치 작품 13점을 NFT화해 경매에 내놓기로 했는데 지난 8월 19일 전 세계 NFT 컬렉터들이 모인 피처드 바이 바이낸스(www.featured.market)에서는 BNB코인으로 작품들의 경매가 진행됐다. BNB코인은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에서 사용되는 기축통화용 거래소 코인이다.
   
   
   시작가보다 34배에 낙찰된 작품
   
   미디어아티스트 이용백의 대표작 ‘브로큰 미러(Broken Mirror)’는 40회 이상의 경합 끝에 125BNB(약 6480만원)에 판매됐다. ‘브로큰 미러’는 총알이 관통하며 거울이 깨지는 모습을 영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강애란 작가가 책을 반투명 플라스틱 상자와 LED 조명장치를 이용해 구현한 작품 ‘숙고의 방’도 치열한 경합을 거쳐 154BNB(약 7920만원)에 낙찰됐다.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인 ‘소문의 벽’은 구멍이 난 벽을 통해 가벼운 뒷담화에서 가짜뉴스와 소문들을 관음증처럼 엿볼 수 있는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시작가격 5BNB보다 34배 높은 179BNB(약 8744만원)에 판매됐다.
   
   이번 경매로 얻은 4억7000만원은 티앤씨재단과 바이낸스, 그리고 참여작가들에게 돌아간다. 재단은 자신들이 거둔 수익금은 코로나 위기 가정을 돕기 위해 굿네이버스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티앤씨재단 관계자는 “관람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전을 NFT로 확장했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감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티스트의 실물 작품이 NFT로 변환되는 흐름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미디어아트의 거장인 고(故) 백남준 선생의 작품도 저작권자의 허가를 얻어 NFT로 제작돼 미국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 나왔을 정도다. 거장의 작품만 해당하지 않는다. 기회의 땅으로 여긴 창작자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신진·중진 작가들의 NFT 진출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소수의 미술계가 누리는 작품의 가치가 NFT를 통해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거품 논쟁도 있었지만 크리스 윌머 피츠버그대 교수는 NFT가 계속 가치를 인정받을 거라고 본다. “NFT가 거품인지를 논의하는 것은 이미 의미가 없다. 과열은 있겠지만 암호화폐처럼 NFT도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수요도 충분하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전이 거둔 성과에서 보듯 NFT 작품을 찾는 사람들은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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