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편집장레터
[2453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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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오바마와 다른 트럼프

조성관  편집장 maple@chosun.com 

주간조선 2451호 편집장 편지는 ‘그들의 북한 편들기’였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호의호식하면서 틈만 나면 북한 정권을 두둔하는 사람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씨를 언급했다. 나는 정씨가 1982년 발표한 논문 ‘북한의 대남전략’이 북한 공산집단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지를 얘기했다. 그랬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180도 달라질 수 있는지를 문제 제기했다.
   
   이 글이 인터넷에 게시된 후 지인들이 카톡으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 전문가 O씨는 정씨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다. O씨는 “그동안은 정씨가 좌파 정권에서 코드를 맞추려 일부러 친북적 발언을 하는 줄 알았는데 대북관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뭔가가 그를 그렇게 변하게 했다”고 말했다. 탈북자의 한국 정착을 돕는 운동을 하는 ㅅ씨는 북한학 박사다. ㅅ씨는 박사과정을 밟는 과정에서 한 학기 동안 정씨에게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ㅅ씨는 “적어도 수업 시간에는 정씨가 자신의 이념을 의심할 만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러 전언과 정황을 종합하면 정씨는 사람이 달라졌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는 정말 북한을 다녀오고 나서 변한 것일까? 대학교수로 있는 지인 ㅈ씨는 노사모 활동을 한 적이 있다. ㅈ씨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을 때 탄핵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데 ㅈ씨는 북한을 한번 다녀오고 나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 “2006년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후 나는 생각이 반대로 바뀌었다. 자기 백성을 굶주리게 하는 정부는 부도덕하다. 그런 정부를 편드는 사람이나 조직도 부도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인은 지금까지 중대한 착각 속에 살아왔다. 북한 정권이 같은 민족이니까 대화로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결과 역대 정부는 북한에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대화에 매달렸다.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 그 결과는 어떤가.
   
   공산정권의 본질은 폭력과 거짓이다. 폭력과 거짓으로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의 바벨탑을 세우고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김정은 정권에서 그 모습을 똑바로 보았다.
   
   공산집단과는 협상과 타협으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게 20세기 역사의 교훈이다. 레이건이 언제 소련 공산 체제를 대화로 무너뜨렸던가? 레이건은 소련을 악(惡)의 체제로 규정하고 ‘힘의 우위에 의한 평화’ 전략을 택했다. 미국이 촉발한 힘의 대결이 소련을 무릎 꿇게 했다. 김대중이 4억달러를 김정일에게 헌납하고 얻었다는 ‘평화’는 지금 어디로 갔나? 망명정부의 지폐가 되지 않았던가.
   
   오바마는 소통의 달인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북핵(北核)에 대해서는 8년간 립서비스만 하다 퇴임했다. 미국과 한국이 ‘6자회담의 환상’에 빠져 허송세월하는 동안 북한 정권은 마음놓고 미사일과 핵 무기를 개발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닌 비즈니스맨 출신이다. 입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정치인과는 사고와 행동의 문법(文法)이 다르다. 북핵을 두고 중국과 북한을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계가 놀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의 전략을 따라하는 것 같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 먼저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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