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는 일찍이 알프스를 넘나드는 교통의 요충지로 발전한 도시다. 이곳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도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단 10분 만에 알프스의 중심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스부르크 시내를 걷다가 눈길을 끄는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을 만났다. 그것은 초록 일색인 이 작은 도시에 불시착한 우주선 같았다. 이는 2008년 새롭게 문을 연 노르드 파크 케이블카 정류장. 스틸 소재의 유선형 보디는 세계에서 가장 미래적인 건축물을 내놓는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다.

“인스부르크 카드 챙기셨죠? 요즘 각 도시마다 트래블 카드가 있지만 인스부르크 여행엔 정말 인스부르크 카드가 필수예요. 도심에서 트램, 버스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외에도 20유로가 넘는 케이블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노르드 파크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해발 575미터의 훙어부르크반(Hungerburgbahn)에 올랐을 때 인스부르크 관광청 소속의 전문 산악가이드 바바라 푸트니크가 이렇게 말했다. 보통 국립공원, 특히 알프스의 국립공원이라고 하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하루 코스 여행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인스부르크라면 좀 다르다. 도심 속에 자리한 아름다운 알프스, 노르드 파크 국립공원은 등산열차와 케이블카로 아주 쉽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인스부르크에 함께 간 배우 조민기씨는 “전문 산악가이드와 동행할 수 있다는 점은 노르드 파크 정상에 오르는 도중 곳곳에서 큰 도움이 된다”면서 “또 오후 늦게까지 케이블카를 운행해 굳이 산속에 숙소를 잡지 않아도 해발 2000미터의 설산에서 인스부르크 도심 야경을 내려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초록 풍경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수록 험준하게 바뀌었다. 마침내 도착한 정상. 노르드 파크 최고의 풍경은 해발 2330미터의 하펠레칼에서 바라보는 인스부르크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올 때의 경로와 반대다. 케이블카로 훙어부르크까지 온 다음 등산열차를 탄다. 훙어부르크에는 유독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내린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유럽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알펜 동물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스부르크에 왔다면 알프스 트레킹뿐 아니라 도심 트레킹도 해봐야 한다. 인스부르크 도심은 앙증맞을 정도로 작지만 역사적인 유물이 넘쳐난다.

인스부르크 관광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는데 알프스 트레킹과 마찬가지로 공인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도시를 걸을 수 있다. 개선문에서 구시가지를 향해 조금 걸어가다 보면 그림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이 거리가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다. 전형적인 바로크식 건물들과 거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안나상, 그 뒤에 펼쳐진 만년설은 인스부르크를 찾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감동하는 멋진 풍경이다.

구시가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작은 황금의 지붕’은 인스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다. 그 앞에는 자그마한 광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주말이면 전통 결혼식이나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열리는 공간이다.

여행 정보

가는길 인스부르크를 가기 위해선 뮌헨 또는 비엔나를 경유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매주 3회(화·목·토) 인천~비엔나 구간 직항 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1시간 정도. 이 밖에 에미레이트항공 등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 비엔나를 비롯한 기타 오스트리아 내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

추천 숙소 인스부르크 구시가지에는 이곳의 명소 ‘작은 황금의 지붕’ 못지않게 여행자들이 지나가면서 한번쯤 눈길을 돌리는 명소가 또 한 군데 있다. 괴테의 글에도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괴테 자신이 직접 묵기도 했던 ‘황금 독수리 호텔’이 바로 그곳이다. 6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호텔 입구에는 그동안 이곳에 묵었던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동판으로 새겨 놓았다. 1786년 이 호텔에 묵었던 괴테 외에도 하이네, 파가니니, 카뮈 등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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