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2393호] 201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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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M&A 스타 변호사 공승배

변호사+IT기술 결합 “부동산시장 판 바꾸겠다”

조동진  기자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우리는 ‘로펌’이라기보다 변호사로 구성된 ‘종합상사’입니다.”
   
   법무법인 트러스트와 트러스트 부동산 대표인 공승배(45) 변호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공승배 변호사가 이끌고 있는 트러스트는 2016년 새해 벽두, 법조계와 부동산 중개시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메이커로 부상해 있다. 트러스트는 변호사로 구성된 로펌과 온라인·IT기술 기반 기업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종합 부동산 법률서비스 기업이다. 부동산 매매·임대 등 거래와 이에 따른 법률·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스타트업인 셈이다. 이 트러스트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건 올해 1월 5일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말부터 IT기술을 바탕으로 부동산 중개시장에 뛰어든 최초의 법무법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법조계와 공인중개사업계 모두가 공 변호사와 트러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서울 서초동에서 트러스트를 이끌고 있는 공승배 변호사를 만났다. 사실 공승배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변호사 신분으로는 최초로 2002년 CFA(미국재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광장과 화우 등 대형로펌을 거쳐, 현재 기업과 M&A 법률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법무법인 현’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하다. 법조계에서 금융·M&A 전문 변호사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가 올해 4명의 변호사와 2명의 법무 스태프, 그리고 6명의 IT 인력으로 구성된 종합 부동산 법률기업 트러스트를 만들었다. 잘나가는 금융·M&A 전문 변호사가 왜 부동산 중개 법률시장에 뛰어들었을까. 공 변호사는 “고비용을 부담함에도 부동산 중개시장의 낮은 신뢰도와 전문성 부족 때문에 피해자가 증가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전문성과 신뢰도 부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법률가로서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시장으로 봤다”고 했다.
   
   “2014년에 ‘인천에서 깡통전세로 고민하던 세입자가 결국 자살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계약 전에 중개업자가 세입자에게 권리와 법률관계를 제대로 잘 설명해 주기만 했어도 집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은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전문성과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 만들 것”
   
   공 변호사는 몇 번의 이사를 하며 직접 경험했던 부동산 중개인들의 모습 역시, 부동산 중개시장에 전문성을 갖춘 법률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음을 말했다. “집을 구해 이사를 해야 하는데 이사 갈 집에 대한 권리와 법률관계를 물으면,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알고 있고 답하는 겁니다. 부동산 (자산) 거래 자문을 기대할 수 있는 전문성을 찾을 수 없었어요.”
   
   공 변호사는 “한국인에게 집은 사실상 전 재산”이라며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한국인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중요한 자산이 집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결국 주택의 매매·임대는 단순히 집을 사고팔거나 빌려주고 빌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자산을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는 “‘집을 거래한다’는 건 ‘자산 양수도(讓受渡) 계약을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며 “이는 기업 M&A 시에 벌어지는 ‘자산 거래’와 논리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 점에서 그는 기업 M&A 전문 법률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중개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그냥 뛰어들기보다, 우리 사회와 사람들에게 뭔가 기여할 수 있는 부동산 중개 법률시장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고민해 찾은 답이 ‘보수를 많이 받는 게 아니라 거꾸로 더 저렴하면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변호사업계와 공인중개사업계가 공 변호사와 트러스트를 주목하는 핵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트러스트는 부동산 중개와 법률 자문·사무 시장의 가격 파괴에 나섰다. 아무리 고가의 부동산 매매·임대 거래라 할지라도 소비자는 최대 99만원만 부담하면 되는 모델을 들고나왔다. 예를 들면 이렇다. 매매의 경우 2억5000만원 미만 거래는 45만원, 그 이상이면 99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즉 매매액이 5억원이든 10억원이든 소비자는 99만원만 내면 된다. 임대도 마찬가지다. 거래액 3억원 미만 계약이라면 45만원, 그 이상이면 99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공 변호사는 이에 대해 “부동산시장에서 안 그래도 지나친 고비용에 지쳐 있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공 변호사와 트러스트가 들고나온 부동산 중개 법률시장의 저비용과 자산거래 자문은, 필연적으로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 또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가 포함된 법률서비스를 했을 때, ‘법적 문제는 없는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공 변호사 역시 이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공 변호사는 “법률을 검토했고,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이유는 이렇다. 공인중개사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부동산 물건 중개’ 업무를 할 수 있다. 주업무인 ‘물건 중개’에 따른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다. 반면 이 업무 이외 권리분석과 계약 등 관련법 자문과 법률사무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가 업무다. 이 부분은 변호사의 업무 영역이다.
   
   
   O2O 법률서비스 플랫폼
   
   공 변호사는 “트러스트는 ‘물건 중개 업무’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어떤 형태로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실제 부동산 거래 시에 발생하는 각종 법률 문제와 관련한 ‘자문 수수료’만 받는다”고 했다. 즉 공인중개사의 영역인 중개에 대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혀 부담시키지 않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공인중개사들의 문제 제기와 반발에 대해 “새로운 시장 참가자에 대한 공세적 자세보다,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전문성을 키우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변호사가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것을 두고, ‘변호사 2만명 시대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 변호사는 이에 대해 웃으며 “몇몇 언론과 공인중개사 업계에서 그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걸 알고 있다”며 “분명한 건 그런 이유로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 법조계에서 공승배 변호사는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다. 특히 기업법과 M&A 관련 분야에서 손꼽히는 변호사다. 그의 변호사 경력과 배경을 알고 있다면, 속된 말로 그가 ‘배고픈 변호사라서 택한 생존법’은 아니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 변호사는 “변호사의 업무 영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법정에 나가 변론을 하는 것만이 변호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수월하게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 역할을 변호사가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점에서 변호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면서, 소비자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보니 바로 부동산 시장이었다고 했다.
   
   공 변호사는 “트러스트는 로펌(오프라인)과 IT 기반(온라인) 기업이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 기업”이라며 “법률과 IT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라고 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첫 프로젝트가 바로 올해 선보인 부동산 중개 법률서비스라는 것이다. 공 변호사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으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변호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면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법률서비스 영역을 더 개척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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