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팔마(Palma)’는 외관부터 예뻤다. 전형적인 벽돌집 외관에 어울리는 낡은 나무창틀 사이에 장식된 하트 표시가 손님들을 친근하게 맞이해주었다. 실내로 들어서자 안쪽에 자리한 낡은 벽돌집이 한 채 더 보였다. 그 사이에 위치한 중정에 테이블이 펼쳐져 있었다. 지난 4월 이곳을 찾을 때만 해도 날씨가 쌀쌀해서 중정 위를 유리 천장이 덮고 있었다. 여름에는 유리 천장을 열어서 하늘이 그대로 보인다고 했다.천장 아래를 담쟁이덩굴이 덮고 있었고 벽면을 덮고 있는 담쟁이덩굴 사이로 주먹보다 큰 장
진부하고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한국에서 처음 식당에 갔던 때를 잊지 못한다. 그때는 2005년으로, 내가 처음 아시아 대륙을 밟은 때이기도 했었다. 내 평생 첫 장거리 비행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한국인 친구들에 이끌려 서울 사당동 인근의 횟집으로 갔다. 한국 친구들은 공항에서 나를 픽업했는데 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횟집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한국인들이 유럽이나 미국의 식당에서 크나큰 문화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미국이나 유럽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들은 서구인들이
01 그레이스힐 위치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 470홈페이지 www.skgracehill.co.kr 도심형 실버타운. 셔틀버스를 이용해 매주 야외 나들이나 이벤트를 한다. 활용 가능한 공용시설이 많은 것이 특징.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 각종 민원을 대행. 가족은 언제라도 입주세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하다. 특히 지하공용시설은 입주자 가족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식사 의무식 없이 쿠폰제(1식에 7300원)와 월정액제(48만원) 선택 가능. 뷔페식·저염식의 건강식단. 월 10회 정도 점심에 특별식. 의료서비스
집안 행사가 있어 울산에 내려갔다. 울산과의 첫 인연은 고등학교 때였다. 당시 가출해서 간 곳이 울산이었다. 울산행을 택한 이유는 마을 후배가 울산공고에 다녔기 때문이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촌놈에게 울산터미널 주변의 높은 빌딩과 번잡함은 도시가 주는 중압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만 깨닫고 내 발로 귀가했다.2005년경 다시 울산을 찾았다. 20여일 동안 떠난 전국 맛기행 코스 중 한 곳이었다. 울산은 공업도시이자 외지인이 많은 관계로 내세울 만한 식문화는 별로 없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원고청탁 뚝 끊긴 선배 만화가와, 월급 받아서 외상술값 갚고 나면 남는 것 없는 평범한 직장인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남자가 동해안으로 맛기행을 떠났다. 동행하는 두 사람이야 제철 미각을 경험한다는 기대감에 설렘이 크겠지만 남자끼리 떠나야 하는 나의 비애(?)는 누가 알아줄까. 그래도 맛에 홀리고 풍광에 취했던 동해 포구 맛기행이었기에 남자끼리라는 아쉬움을 삼켜버리고도 남는다. 그곳으로 지금 떠나보자.[image4]지난 3월 19일 강원도 평창·강릉 일대는 봄이 놀라 달아날 정도로 폭설이 내렸다. 비록 봄 기운과는 거리가 먼
맛기행 프로그램 ‘사유리의 식탐여행’이 인기다. 우선 일본인 진행자 후지타 사유리가 4차원이다. 몰라서 그러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시치미 뚝 떼고 기상천외한 맛 평가를 내린다. ‘가슴이 커지는 맛’이라든가 ‘남편이 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 서 있는 것을 본 충격의 맛’ ‘새우가 목욕하고 있는 걸 그대로 먹는 맛’ 이런 식이다. 그럴 듯하기도 하고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눌한 한국말로 툭툭 던지는 평가가 신선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맛집의 대표 요리를 먹어보고는 대뜸 ‘맛이 없어요’ ‘특별한 게 없네요’라고 말한다. 맛집에
제주의 하늘을 보면 사진작가 김영갑이 떠오른다. 김영갑은 우연히 들른 제주에 반해서 운명을 다할 때까지 20여년 동안 제주의 풍경을 렌즈에 담았다. 작가는 유독 제주의 하늘을 좋아했는데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심취했었다. 나 역시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을 더 좋아한다. 흐린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상상력과 영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며칠 전 제주에 내려갔을 때도 날씨는 김영갑의 사진을 보는 듯했다. 해가 사라진 하늘은 차갑지도 덥지도 않았다. 맛기행을 다니기에 맞춤인 날씨이다. 본격적인 맛기행의 서막은 물회였다. 물회는 제주를 대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