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업이 다 그런 것처럼 기자란 직업 역시 장단점이 있다. 장점 중의 하나는 만나기 힘든 사람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부 특강 때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종종 한다. ‘25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형수부터 대통령까지 두루 만나보았다. 그중에서 아산 정주영을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었고, 생전의 백남준을 만나지 못한 게 가장 애석하다’고.‘시련은 있어도 실패도 없다.’ 정주영의 유명한 어록(語錄)이다. 나는 시련의 한복판에 있는 정주영을 만났다. 때는 1992년 겨울, 김영삼·김대중·정주영 3인이 경쟁하던
‘연평도와 해병대 이야기~~23매로 특별기고를 부탁드립니다. 목요일 밤까지’.지난 11월 24일 오전 10시24분 기자가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6선·대구 서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이다. 전화로 부탁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경우 문자가 더 나을 것 같았다. 2시간 전 홍 의원이 한나라당 최고중진회의에서 한 발언이 정치권과 인터넷상에서 막 달궈지고 있을 때였다. 그 바쁜 홍 의원이 과연 원고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일까. 그는 현역의원 중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는 몇 명에 들어간다.답은 예상보다 빨랐다. 정확히 4분 뒤인 10시28분에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