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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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숲의 도시가 된 데는 대구시장을 지낸 문희갑(79) 푸른대구가꾸기 이사장의 공(功)이 크다. 문 이사장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대구시장을 지냈다. 문 이사장은 1967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경제기획원을 거쳐 12·13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가 대구시장 재임 시절 심은 나무는 654만그루에 이른다. 이로 인해 대구 시민들에게는 ‘나무시장’으로 통한다.

문 이사장은 지난해 영남일보와 여론조사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역대 대구시장 평가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푸른대구가꾸기’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푸른대구가꾸기’는 문 이사장 주도로 2013년에 설립됐다. 지난 8월 29일 대구 동구의 푸른대구가꾸기 사무실에서 문 이사장을 만나 대구시가 숲의 도시가 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대구시장 재임시절부터 나무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무에 대한 애착이 큰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1959년 내가 군대에서 소위로 복무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장교들을 대상으로 군사원조프로그램을 실시했고, 미국으로 초청받아 6개월간 각종 교육을 받았다. 그때 미국에는 도시마다 숲이 우거지고 공원이 많았다. 그 광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한국은 민둥산이 가득했고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언젠가는 반드시 숲을 가꾸는 데 앞장서야겠다고 다짐했다.”

- 이 단체에 가입하는 대구 시민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다. 푸른대구가꾸기 시민모임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새가 날아오게 하려면 나무를 심어야 하고, 물고기를 키우려면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 친환경도시는 시민이 주체가 돼야 발전해나갈 수 있다. 푸른대구가꾸기는 시민들을 주축으로 자신들이 사는 공간에 직접 나무를 심고, 대구의 숲을 만들어가는 단체다. 우리 단체는 시민정원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대구시민 1인당 1그루를 목표로 삼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사무실은 건물주가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고 관리비도 받지 않고 있다. 이렇게 뜻을 함께하는 회원 수만 1만명을 돌파했고, 한 해 수천 명의 시민들이 나무를 심는 데 동참하고 있다.”

- 현재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후손들에게 단순히 물질과 집을 물려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푸른 숲을 물려주어야 한다. 현재는 내가 임기 때 조성한 팔공산 단풍길을 가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나무는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게 더 중요하다. 또한 시와 협조해 올해 말까지 시민들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 공간이 완성되면 대구에 울창한 숲 하나가 더 탄생할 것이다. 언젠가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목장(樹木葬)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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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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