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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7호] 2018.07.23

장애학생 성폭행에서 교장 죽음까지… 태백 특수학교에서 무슨 일이

‘기타법인’이 사회복지법인 행세 폐차장 운영에 장애인 고용하고 월급은 고작 4만원

배용진  기자 

▲ 지난 7월 16일 강원 동해시의 H장애인보호작업장. 이곳에는 10명의 장애인이 고용돼 일을 한다. 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7월 19일 오전 5시쯤 강원도 춘천시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태백 특수학교 교장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장이 근무하던 강원도 태백 소재 M특수학교에서는 지난 7월 9일 장애인 여학생 2명이 교사 1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었다. 자살한 A교장은 이 학교를 소유 운영해온 H법인의 대표권을 지닌 이사로, 실질적인 이사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 지난 7월 16일 A교장이 입원한 태백시 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L사장(H법인 이사·오른쪽). 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A씨는 자신이 교장으로 있던 학교에서 성폭행 사고가 발생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교장은 지난 7월 16일 오전 5시쯤에는 특수학교 인근 계곡 물에 뛰어들기도 했었다. 경찰에 따르면 A교장은 금천계곡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해당 계곡의 수심은 1m 미만으로 성인이 빠졌을 때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는 아니다. 특수학교 성폭행 사건이 각종 언론보도를 타고 일파만파로 번지는 와중에 벌어졌던 A교장의 계곡 투신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기자는 이날 오후 A교장의 남편 L씨를 A교장이 입원해 있던 태백시의 한 병원 병실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현재 한 지방 언론사 사장으로 있는 L씨는 “집사람이 지난주 월요일(7월 9일)부터 밥을 한 끼도 먹지 못했다”며 “이날도 기운이 없어 물가에서 쓰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A교장이 입원해 있던 병실 앞에는 특수학교의 교감을 포함한 학교 관계자 7~8명이 모여 있었다. 앞서 A교장은 이날 오후 3시쯤 태백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특수학교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계곡 투신 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러 갔었다고 한다.
   
   결국 A교장이 두 번의 투신 끝에 자살하면서 10일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태백 특수학교 성폭행 사건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당초 경찰은 성폭행 추가 피해자가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H법인 이사장을 지낸 A교장의 법인 공금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교장이 숨지면서 일각에서는 “제자를 성폭행한 교사 때문에 애꿎은 교장이 숨진 것 같다”는 동정론도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학교를 잘못 관리한 A교장 책임론도 불거져왔다. 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추가 성폭행 피해 학생이 있다는 얘기도 꾸준히 나돌았다. A교장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태백 특수학교와 H법인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폐차장 등 법인 산하시설 6곳
   
   취재 결과 태백 특수학교를 운영해온 강원 춘천시 소재 H법인에는 특수학교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 외에도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우선 H법인은 산하시설 6곳 중 한 곳인 강원 동해시의 폐차장에서 일하던 장애인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인들에게 일을 시키면서 제대로 임금을 주지 않고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다. 또 H법인은 그동안 외부에 사회복지법인으로 홍보돼왔지만 확인 결과 ‘기타 분류할 수 없는 법인’으로 등록돼 있었다. 사회복지법인이라고 홍보하면서 지자체들로부터 각종 지원금을 받아왔지만 지원금 대상 법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H법인은 산하에 어린이집과 양로원, 노인요양시설, 폐차장(장애인 보호 작업장 명목) 등 6개의 산하시설을 두고 있다. 또 A교장의 남편인 L씨는 현재 지방 언론사의 현직 대표이사·사장으로 성폭행이 발생한 태백 특수학교를 운영하는 H법인의 이사직도 맡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오후 강원 동해시 발한동의 한 고가차로 인근. 뙤약볕 아래 우거진 수풀 사이로 폐차장의 모습이 보였다. 폐차장에 들어서자 사방에 어지럽게 쌓인 폐차와 차량 부품들 사이로 검은색 3층짜리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건물 2층에 올라가니 20세 전후로 보이는, 짧은 머리의 남녀 장애인 두세 명이 보였다. 그들이 복도를 뛰어다니며 이따금 지르는 소리가 건물 안을 울렸다.
   
   H장애인보호작업장이라는 이름의 이 폐차장은 H법인이 운영하는 산하시설 6곳 중 한 곳이다. 지난해 7월 개소했다. 건물 1층의 벽면에 붙은 액자에는 ‘폐자동차의 부품을 분리하는 임가공 형태의 일자리를 마련해 장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직업재활시설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고용된 장애인의 복리 향상을 위해 재투자하는 등 안정적 일자리 제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시설 소개문도 붙어 있었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은 일반 기업체에 고용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 보호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개별화된 재활계획서에 따라 직업적응훈련, 직업상담, 직업평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이다.
   
   H장애인보호작업장 측에 따르면 이 폐차장에는 장애인 10명, 일반 직원 3명이 고용돼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들은 이번에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던 태백의 특수학교를 포함해 강원도 원주, 속초 등 전국 각지의 특수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학생 신분이 아닌 일반 근로자 신분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이들이다.
   
   이날 폐차장 한쪽에 있는 건물 2층의 운영실에서 H장애인보호작업장의 시설장인 Y씨를 만났다. 그에게 “근로장애인들에게 정당한 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있다”며 해명을 요구하자 그는 “장애인 10명을 포함해 영양사 1명까지 채용해 근무시키고 있다.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부모들이 가만있겠냐”고 항변했다. 사무실에는 그를 포함해 3명의 관리직 직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증언은 달랐다. 취재진은 이날 오후 H장애인보호작업장 앞에서 장애인 남성 B씨를 만날 수 있었다. 20대 초반의 B씨는 다운증후군 환자로 보였지만 말은 또렷하게 했다. B씨는 한 달 월급으로 얼마를 받느냐는 질문에 “이번 달에는 4만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이 시설에서 일을 했다는 그는 “매일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씩 하루에 4시간, 한 달에 20일 일한다”고 말했다. 그는 “폐차된 차량에서 부품을 빼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는 기숙시설이 없어 근처에서 출퇴근한다는 것이 B씨의 말이다.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해당 시설 감독기관인 동해시에 신고된 H장애인보호작업장의 연 매출액은 3800만원 선이다. 폐차장 부품 임·가공이 이 시설의 주 업무라 보호작업장 중에서도 매출액이 낮은 편이다. 매출액 중 약 3000만원이 근로장애인 10명의 임금총액으로 지급된다고 신고돼 있었다. 1인당 연 300만원, 매달 25만원이 임금으로 지급되는 셈이다. 신고대로라면 매출액의 약 80%가 임금으로 쓰이는 셈이다. 신직수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사무국장은 전화통화에서 “신고 내용대로라면 매출액이 적어도 해당 시설이 장애인들에게 지급하는 1인당 월평균 임금은 다른 보호작업장 평균보다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에게 이곳에서 근로하는 장애인들이 월 4만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자 “해당 장애인이 신고된 평균 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월 4만~5만원 수준의 금액을 받는다면 관계당국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H장애인보호작업장의 감독기관인 동해시로부터 자료를 제공받는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H장애인보호작업장에는 근로장애인 10명이 일하고 있고, 이 중 8명이 최저임금제의 적용을 받는다. 작년 말 기준 647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하루 4시간, 한 달에 20일 일할 경우 51만7600원을 받아야 한다.
   
   작년 말 기준 이곳에 훈련장애인은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훈련장애인의 경우 훈련수당을 받지만 근로장애인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의 운영을 규정하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근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증 근로장애인의 경우 임금을 직무수행 능력에 따라 차등지급할 수 있지만 객관적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하고 관련 서류를 구비해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H장애인보호작업장 시설장과 직원들은 언론사 취재를 경계했다. 해당 보호작업장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승합차를 운전해 이동하던 중 기자와 인터뷰하던 장애인 B씨를 보자 “왜 마음대로 인터뷰를 하냐”며 취재를 방해했다. Y 시설장도 기자가 건넨 명함에 적힌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와 “직원이 봤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 아이와 같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 2014년부터 4년간 장애인 학생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온 태백 특수학교 전경. 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등기번호는 ‘기타법인’
   
   사회복지법인 분야에 정통한 이들은 H법인의 등기번호를 두고도 의문을 제기한다. 대법원의 ‘법인 및 재외국민의 부동산등기용등록번호 부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법인은 종류와 설립 목적에 따라 등기 시 정해진 번호를 부여받는다. 예컨대 전체 13자리 숫자 중 5, 6번째 자리에 학교법인은 31, 의료법인은 33의 법인 등기번호를 부여받는 식이다. 사회복지법인의 경우 32번의 등기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하지만 H법인의 등기번호는 71번이다. 71번은 ‘기타 분류할 수 없는 법인’을 뜻한다. 그동안 홍보해온 내용과 달리 사회복지법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H법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태백 M특수학교 건물에도 ‘사회복지법인 H’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었었다.
   
   사회복지법인은 국고가 지원되는 특수법인이다. 사회복지사업법의 적용을 받는다. 복지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광역지자체를 통해 기초지자체가 집행한다. H법인의 등본상 소재지는 강원도 춘천시. 하지만 춘천시에는 H법인이 운영하는 6곳의 산하시설 중 한 곳인 K어린이집만 있고, 대부분의 법인 관련 주요 업무는 태백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실제 지자체의 관리가 제대로 미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H법인의 장애인복지관은 태백의 M특수학교와 바로 붙어 있다.
   
   춘천시 담당자는 전화통화에서 “그간 내 전임인 춘천시의 사회복지법인 담당자가 H법인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며 “업무를 인계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H법인의 등기번호가 ‘기타법인’으로 되어 있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인건비의 80%를 지자체가 지원한다. 춘천시는 H법인이 운영해온 춘천시 K어린이집에 지난해 교사인건비로 약 1700만원(수당 제외)을 지원했다.
   
   사회복지법인은 지자체로부터의 재정 지원 외에도 혜택이 많다.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개인이나 단체가 출연하는 자산에 대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조세특례도 적용받는다. 하지만 사회복지법인으로 등록하려면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법인 운영 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을 소유해야 한다. H법인의 경우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업을 영위하면서 재정 지원 등 사회복지법인의 혜택을 누려온 것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사회복지법인이 아닌 법인이라 해도 71번 등기번호로 법인 등기번호가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해당 법인은 애초부터 사회복지법인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수학교와 H법인을 둘러싼 의혹의 중심에는 A교장이 있다. A교장은 1995년 설립된 H법인의 설립자이자 2004년 설립된 특수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현재까지 교장직을 맡아왔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A교장은 지난해 말까지 H법인의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이사로 재직하고 있지만 등본에는 ‘이사 H(A교장을 의미) 이외에는 대표권이 없음’이라는 대표권 제한규정이 적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사장 역할을 해왔다. 법인 임원은 12명으로, 이사가 10명(현재 이사장 공석), 감사가 2명이다.
   
   일반적으로 사립학교 교원은 해당 학교를 운영하는 법인 이사회가 임명한다. 이 때문에 학교장보다 법인 이사회가 실권을 가진다. 하지만 태백 특수학교의 경우 학교장과 대표권을 지닌 이사가 모두 A교장으로 동일 인물이다. H법인은 형식상 지난해 말 신설된 학교법인 H학원에 특수학교 소유권을 넘겼지만 H학원 역시 실질적으로 A교장의 영향력하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H학원 이사장은 따로 있지만 A교장의 남편인 L씨가 H학원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H학원 이사장인 또 다른 L씨 역시 H법인 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태백 특수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법인 H학원은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교육과 복지의 기회 및 혜택을 주기 위하여 강원도 태백시 금천동 기슭에 특수학교와 태백장애인종합복지관, 춘천시 어린이집, 횡성군 요양시설, 동해시 H보호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특수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산하시설들은 학교법인 H학원이 아니라 H법인이 운영하는 시설들이다. H학원이 운영하는 태백 특수학교 홈페이지에는 H법인 후원 계좌가 소개돼 있기도 하다. 두 법인의 운영 주체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복지법인은 각계로부터 후원금을 모금받기 때문에 후원금 모금과 집행 내역을 법인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H법인의 경우 법인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놓지 않았다. 대신 법인이 운영하는 태백장애인종합복지관 홈페이지에 후원 실적 보고를 올리고 있다.
   
   
   “특수자격 지닌 교사 구하기 어려웠다”
   
   H법인은 이번에 성폭행이 발생한 특수학교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 투성이였다. 성폭행을 저지른 P교사는 2014년부터 4년간 지적장애를 지닌 학생 2명과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맺어온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 대상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7월 19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해 겨울 피해 학생들로부터 성폭행 피해 사실을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이 학교 체육교사 D씨에 대해서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의 ‘성범죄의 신고의무 위반’으로 강원도교육청에 과태료 처분을 의뢰한 상태다.
   
   학교 측의 은폐 의혹과 함께 관리부실 문제가 제기된 데에는 P교사에게 특수학교 교사자격증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태백 특수학교 측에 따르면 P교사는 H법인의 감사로 재직해온 P모씨의 아들이다. 지난 7월 16일 기자와 만난 H학원 이사 L씨(자살한 A교장 남편)는 P교사를 채용하던 당시 자신도 부인 A교장과 함께 면접관으로 들어갔다면서 “채용 당시 P교사와 다른 지원자 한 명이 더 있었는데 P교사는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자격증을 여럿 갖고 있었던 반면 다른 지원자는 자격증이 없었다”며 “태백 같은 시골 지역에서 일하려는 특수학교 교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P교사의 양친이 모두 돌아가셔서 경황이 없었는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P교사가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L씨는 H법인의 설립 초기부터 이사직을 맡아오고 있다. L씨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지방 언론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7월 15일 오후까지 두 건의 기사를 내는 등 최소한의 보도만 하는 모습이다. L씨는 기자에게 “내 신경 쓰지 말고 보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태백 특수학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과거 경찰 정보과 관계자가 태백 특수학교를 찾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L씨가 사장으로 있는 신문사 기자가 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특수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도 퍼져 있다. L씨에게 이 소문의 진위에 대해 묻자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이번 두 건의 성폭행 사건 외에도 또 다른 성추행·성폭행 범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실시된 강원도교육청의 실태조사에서 피해자가 한 명 더 나왔고, P교사 말고 다른 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진술했다는 학생도 나왔다. 장애인 학생들의 인권보호를 구실로 특수학교 내에 CCTV가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다는 사실 역시 학부모들의 의구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태백시 특수학교의 관리·감독기관은 강원도교육청이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태백 특수학교의 학생은 72명으로 이 중 50여명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교원은 30여명으로 교사 1인당 2명의 장애학생을 돌보는 셈이다. 사립학교의 특성상 교육청은 감독기관이라 해도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잘못을 저지른 교원에 대한 징계 문제다. 해당 특수학교 역시 사립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직접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다.
   
   태백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파문이 커지자 중앙 부처도 후속조치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18일 교육부는 전국 특수학교 155곳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성폭력 등 인권침해 실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장애 유형·정도를 고려해 조사 내용, 방법 등을 면밀히 계획한 후 9월 중순까지 실태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 역시 7월 내로 특수학교와 같은 부지를 쓰는 태백장애인종합복지관에 대해 실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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