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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르포
[2582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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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타다’ 논란, 검찰만 탓할 일인가?

정재욱  변호사ㆍ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 서울개인택시조합원들이 지난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SK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한 투자 철회와 타다 OUT 입법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10월 28일 검찰은 ‘타다’ 서비스를 불법이라 보고 쏘카 이재웅 대표와 VCNC 박재욱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고, 쏘카와 VCNC 법인도 모두 재판에 넘겼다.”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국토교통부가 1년 가까이 유보하고 있던 ‘타다’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검찰이 해버렸다. 택시업계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지만 벤처업계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타다’가 과연 혁신적 기업이 맞는지, 공유경제 모델로 볼 수 있는지, 유사 택시업체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IT를 접목한 신기술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각기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형사처벌로 다루어야 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정치나 행정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왜 형사처벌이라는 도구로 다스리는지, 굳이 기소까지 했어야 했는지, 기소를 하더라도 왜 지금이어야 했는지 논란이 분분하다.
   
   이 모든 사태의 주된 책임이 마치 검찰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규제개혁이 필요한 분야에 검찰이 끼어들어 형사처벌을 했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정부와 여당도 한목소리로 검찰 기소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상생안이 마련되기 전 검찰이 기소하였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상생안이 마련되었다면 과거의 법 위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인지, 택시·모빌리티 업계가 사이좋게 지내기로 하면 법이 무시되어도 되는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있다.
   
   정부는 ‘타다’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먼저 한 후 이것이 불법이라고 판단되었으면 검찰 기소 전 사업 중단 촉구를, 합법(규제의 공백)이라면 보완책 마련을 서둘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계속되는 요청에도 ‘타다’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룬 정부(국토교통부 등)가 결국 사태를 이 지경까지 끌고 온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국토부, 어정쩡한 자세로 문제 키워
   
   ‘타다’ 서비스는 2018년 10월 8일 시작되었는데, 서비스 출범 당시부터 불법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타다’는 소비자가 렌터카를 빌리면서 운전기사도 함께 제공받는 개념의 이른바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 말만 렌터카 대여 및 렌터카 운전자 알선 서비스이지 실제로는 택시 영업과 별반 차이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서비스 출범 당시부터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타다’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채 지난 7월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방안은 관련 사업을 향후에는 허가제로 할 것이고, 차종은 다양화하되 ‘타다’와 같은 렌터카 활용은 금지할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사실상 ‘타다’ 불법 판정을 내렸다고 평가하기도 하나, 개편방안 발표 당시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가 “법령(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당장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한 점에 비추어보았을 때 암묵적으로 ‘타다’를 합법으로 봤다고 해야 한다. 또한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제도가 개편되기 전까지는 영업을 묵인하겠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 ‘타다’의 법적 근거 등에 대해 의견을 구하였을 때 국토교통부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 해석상 어려움, 벤처업계의 우려 등을 고려하면 당장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고 명시적으로 합법이라고 하기에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이에 다소 애매한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달 검찰은 사건 처리 예정 보고를 법무부에 한 것으로 보이고, 법무부는 ‘타다’와 택시노조 협의가 진행 중이고 국토교통부가 중재하니 1~2개월 처리 유예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던 와중에 검찰이 지난 10월 끝내 ‘타다’ 관계자들을 기소하였다.
   
   정부가 ‘타다’ 운영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에 대해 검찰이 성급하게 개입했다는 인상은 지우기 힘들다. 검찰로서도 조금 더 세심히 살펴 과연 기소까지 하는 것이 타당한지,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관련 부처의 정확한 입장은 어떻게 되는지 조금 더 확인하고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정부 또한 ‘타다’ 영업 시작에서 검찰 기소가 이루어질 때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미적거리는 사이 서비스 출범 당시 300대 수준이었던 ‘타다’의 차량 보유대수는 1년 만에 1400대 수준으로 4배 넘게 늘었고, 운전자는 9000명, 회원 수는 125만명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다.
   
   
   어렵지만 결단을 내렸어야
   
   정부가 여론에 휩쓸려 상생방안을 만드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타다’와 같은 서비스가 불법인지 합법인지부터 먼저 판단하여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불법이라 판단했다면, 당장 쏘카, VCNC 등 관련 업체에 ‘타다’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서울특별시 등 관련 지자체에 대해서는 철저한 단속과 위법사항 적발 시 고발조치 등을 지시했어야 했다. 즉 불법을 방치하기보다는 명확한 지침을 통해 사업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했어야 한다. 지난 2013년, 2014년 우버 불법 논란이 발생했을 때에는 국토교통부가 발 빠르게 대응해서 보도자료를 통해 우버의 위법성을 알리고, 서울특별시 등에 공문을 보내 우버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위법사항 적발 시 고발조치 등을 지시한 바 있는데, 이번 사태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반대로 합법이라 판단했다면, 그에 맞는 보완장치를 시급히 마련했어야 했다. 규제의 공백 지대를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예컨대 택시에 적용되는 차량조건(차령 제한), 운전자 자격(면허), 신원 확인, 운임 내지 요금 등의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규제로 놔둘 것인지, 운전자들의 처우보장(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적용 등)이나 사회보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여 그 보완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상생안만 좇다 보니 택시업계, 모빌리티업계 모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택시업계로서는 ‘불법’이라 여겨지는 ‘타다’의 카니발이 버젓이 택시 유사영업을 하고 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고, 모빌리티업계로서는 지속적으로 불법 논란에 휘말리다 보니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져 제대로 된 투자나 사업 확대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검찰의 기소로 그 우려는 현실화되었고, 규제의 공백기 동안 사업을 준비한 많은 업체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점, 법령의 예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판단을 장기간 유보하며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어느 한쪽으로부터 비난을 받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 법무부, 서울시 등의 유관기관은 물론 외부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을 했어야 했다. 플랫폼을 이용한 공유경제 발전이 피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라면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떻게 허용할지는 궁극적으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정리되어야 하겠지만, 향후 국회의 결정,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는 지금이라도 명확한 판단을 통하여 적정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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