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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75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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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안철수가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에 담긴 뜻

▲ 가장 최근 안철수 전 의원의 공개활동은 엑스프라이즈재단과 함께 발표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법 공모전 개최다. 왼쪽에서 세 번째는 안철수 전 의원, 왼쪽에서 다섯 번째는 최성호 동그라미재단 이사장이다. photo 엑스프라이즈재단
안철수 전 의원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작년 8월 독일로 떠난 안 전 의원은 13개월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당 내외 인사들의 연락에도 좀처럼 응하지 않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안 전 의원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지난 6월엔 장진영 대표비서실장이 직접 독일로 건너가 안 전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소셜미디어 메신저로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아무 답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손 대표는 ‘손학규 선언’ 등 언론을 통해 안 전 의원에게 간접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발표한 손학규 선언에서 ‘유승민, 안철수 함께하자’고 했다. 그러자 소위 안철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발끈하는 모양새였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공개적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손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차분히 봐야 할 게 안 전 의원 측근들의 구성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전안’과 ‘후안’이다. ‘전안’은 주로 국민의당 시절 인사들이 많다. 민주당 탈당 시 함께 나온 당원들이다. 상대적으로 호남색이 짙다. ‘후안’은 바른정당계와 가까운 인사들이다. 영남색이 짙다. 이태규 의원은 출신으로는 전안이지만 크게 후안으로 분류되는 경우다. 안철수 그룹을 잘 아는 바른미래당 관계자의 말이다. “전안은 안철수-손학규 연대에 긍정적이지만, 후안은 손 대표를 싫어한다. 안 전 의원과 바른정당계의 연대에 더 무게를 둔다. 이들은 안 전 의원이 빨리 돌아와 당내 갈등을 해결하고 당 주도권을 잡길 바란다. 9월 귀국설, 10월 귀국설을 퍼트리는 것도 이들이다.”
   
   안 전 의원과 연락이 두절된 건 ‘안철수 영입 인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안 전 의원이 직접 영입한 후보들도 안 전 의원과 소식이 끊겼다. 간간이 정책 현안에 관한 소셜미디어 메시지나 메일을 보내도 안 전 의원 측에선 별 반응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양건모 바른미래당 보건위생특별위원장의 경우다. 8월에 있었던 양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안 전 의원은 양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양 위원장은 전국병원노조연맹위원회 위원장 출신의 시민운동가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노원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었다. 현재는 바른미래당 노원을 당협위원장이다.
   
   
   양건모 노원을 위원장 “이메일 연락”
   
   안 전 의원은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서류상으론 노원구 상계동에 거주 중이다. 현재 노원병의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은 이준석 최고위원이다.
   
   양 위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시차 때문에 안 전 의원과는 주로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며 “미세먼지 문제 등에 대해 물으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덧붙여 알려주는 등 정책적인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독일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측근들에 따르면, 독일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전역을 다니며 ‘공부 중’이라고 한다. 일단 막스플라크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적을 두고 있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의 설명이다. “현지에서 토론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유럽의 각 나라들은 국가별로 대표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나. 예를 들면 독일에선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활발하고, 이탈리아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로 표현되는 장인들의 상품이 있고, 핀란드는 교육정책이 유명하다. 이런 것들을 직접 보러 다니는 중이다. 벨기에 나토사령부도 방문했고, 에스토니아의 전자정부 시스템이 어떤지도 보러 갔다더라. 수행원 없이 혼자 약속을 잡고 지하철, 택시를 타고 다닌다. 독일에선 바이로이트대학 연구진과 AI에 기반한 교육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대선을 위한 견문 넓히기인 셈이다. 문제는 안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미래당 당내 갈등이 정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안 전 의원은 언제 들어올까. 이 대목에서 주목할 변수가 두 가지 있다. 첫째 선거제도 개편, 즉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8월 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내년 4월 총선부터 바뀐 선거법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장 90일간 심사한 후,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다. 본회의 부의 후 60일을 거치면 표결에 부칠 수 있다. 60일이 안 걸릴 수도 있다. 일단 본회의에 부의되면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 이르면 11월 말에도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확정 후 귀국 예상
   
   예상 숫자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에서 3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 대표가 강력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한 이유다. 지난해 12월엔 단식까지 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독일에서 단식 중인 손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안 전 의원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종적으로 도입 확정되면 안 전 의원 앞의 정치 행로는 한결 산뜻해진다.
   
   요즘 손학규 대표는 안 전 의원의 귀국 여부와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 손 대표의 사퇴 여부는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별 변수가 아니다. 적어도 내년 4월 총선 전에 손 대표가 자진 퇴진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손 대표 주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렇다고 그가 다시 한번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다.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이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해 제3당으로 한국 정치사에 자리매김하게 한 후 그 공과 함께 명예롭게 정치 현역에서 은퇴하고 싶어한다는 게 주변인들의 분석이다.
   
   두 번째 변수는 호남과의 관계정립이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중심의 야권 재편을 위해선 호남과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바른정당계와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안 전 의원 본인의 입장이 어떤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문제는 안 전 의원과 박지원 의원과의 사이가 골이 깊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 때 박 의원은 목포에서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손을 잡고 ‘제2의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대선 패배 이후 두 사람 사이는 빠르게 악화됐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여부를 두고 두 사람 사이에 논란이 컸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안 전 의원이 돌아와 내년 총선을 도모한다면 출전지는 노원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노원병에 적을 두었던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입을 열었다. “나라 안팎의 정세가 혼란스럽다”며 “매일 정쟁인데 대체 소는 누가 키우는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썼다. 홍 전 의원 역시 여의도를 떠나 기업 올가니카와 올재재단 등을 운영하며 기업인 경력을 쌓고 있다. 그동안 정치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내년 4월 노원병은 두 정치인의 복귀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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