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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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미애 미래통합당 의원(해운대을)은 초선의원이지만, 초선 같지 않은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공 출신 싱글맘 변호사’라는 경력 때문이다. 여의도에 입성하자마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여당의 견제도 시작됐다. 지난 8월 21일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난 것을 두고도 여당의 공격을 받았는데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질본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사전 양해를 구하고 만났던 것”이라며 “모든 것이 정쟁화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 어렵게 살아온 삶만 보면 진보 성향 같다. 민주당이 더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젊었을 때부터 약자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했다. 민주화를 위해 한 일이 없다는 것에 부채의식도 있었다. 대학, 사법연수원도 공짜로 다녔다. 그런 부채의식에서 공익활동을 계속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민주당이 과연 진보적인지 의문이 든다. 가짜 진보다. 진보의 탈을 쓴 기득권이다. 끝없이 과거 청산만 하다 보니 미래를 보지 못한다. 그러니 현재가 고통스러운 것이다.”

- 최근 김종인 위원장과 질본을 찾아가 비판을 받았는데.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었다. 내가 보건복지위원이기도 해서 정은경 본부장에게 미리 연락해 시간을 정했다. 김종인 위원장, 나, 비서실장, 대변인 4명만 조심스럽게 찾아갔다. 우리 당이 질본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을 알리려고 간 것이다. 정 본부장에게 ‘정치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하라’고 이야기했다. 방송 브리핑을 마치고 시간이 조금 난다고 해서 밖에서 기다리다가 2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질본에 고마움을 전하고 우리 당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전부다. 질본 방침을 존중해서 기자를 안으로 데려가지도 않았다. 요즘 김 위원장이 현장을 돌며 민생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 과정의 하나였다.”

- 통합당이 다시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보나. “총선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대로 깨져야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죽어야 살 수가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위기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우리나라는 예측 가능한 것이 없다. 불안하기만 하다. (나의 경우) 어릴 때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하거나 공부하면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집 한 채 없이 월세를 전전하다가 변호사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전세에 살게 되었다. 그 후 40대 들어서 분양받아 내 집을 마련했다. 이렇게 힘들어도 노력하면 조금씩 삶이 나아졌다. 그러나 이제 꿈꾸고 노력한다고 삶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자녀들을 보면서 ‘그냥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구나’라며 현실을 알게 된 것이다.”

- 김종인 위원장의 장점은 무엇인가. “현안에 대한 정돈된 메시지가 나온다. 실천력도 있다.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의사결정을 한다. 연세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빠르다. 약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나에게는 교육격차 해소의 필요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한다. 수해가 났을 때 그날 바로 현장에 가자고 했다. 옛날처럼 사진이나 찍고 오지는 않는다. 장화 신고 진흙탕에서 봉사하는 장면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 코로나19 사태 2차 지원금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가 막막한 사람이 많다. 소상공인은 매출이 반토막이 되었다. 일단 어려운 사람부터 돕는 것이 좋겠다.”

- 시장 부재가 부산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오거돈 전 시장이 2018년 7월 부산시장직을 맡은 후 1년 반 동안 조직을 세 번이나 바꾸는 등 혼란이 계속되었다. 정치편향적으로 정무라인을 구성해 비판받았다. 지난 7월 23일 폭우로 도심 지하차도에서 시민 3명이 익사했다. 부산역 바로 옆이고, 소방센터와 파출소도 있었다. 이곳은 행안부가 정한 상습침수구역이었다. 8시에 호우경보가 내려졌으면 차단을 해야 했지만,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은 회식을 하고 부산시로 복귀하지 않았다. 바로 관사로 가버린 것이다. 정의당이 변 권한대행을 직무유기로 고소까지 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행동할 수 없다. 사고 당시 오거돈 시장은 사퇴, 권한대행은 관사, 동구청장은 휴가 중이었다. 부산 시정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잇따르는 공직자 성추행과 관련해 대책은 없나. “독립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시민단체가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뢰를 줘야 한다. 만약 오거돈 시장이 통합당 소속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면 (시민단체의 반응이) 이번 경우와는 달랐을 것 같다.”

-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뽑힐 새 부산시장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미래지향적이고 참신한 사람이면 좋겠다. 부산이 죽어가고 있으니, 다시 살려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부산에 있어도 비전이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일단 좋은 일자리와 청년주택이 부족하다. 젊은이들의 탈(脫)부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유치하는 것이 시급하다.”

- 어떤 방식으로 통합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선정해야 할까. “미스트롯 방식 등도 이야기하는데, 이미지와 쇼에 속을까 걱정된다. 특정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봐야 미래를 알 수 있다. 부산에 얼마나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 왔는지 구체적인 비전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 민주당이 ‘시민 후보’ 형식으로 후보를 내지 않을까. “(민주당) 당헌당규에 충실한다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꼼수로 그렇게라도 후보를 내지 않을까 생각된다.”

- 문재인 정부가 ‘부산 정권’을 자임하는데 부산시민들이 자부심을 갖지는 않나. “(문재인 정권은) 의지만 강하다. 무엇보다 부산시민을 속였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위해 한 것이 없다. 대표적으로 신공항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20대 총선에서 5명만 당선시켜 주면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어 놓겠다고 했다. 이것은 오거돈 시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이것이 총리실로 넘어가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객관적인 검증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2030 부산엑스포 준비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착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내년 시장선거나 대선 때까지 질질 끌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 김종인 위원장이 광주에 가서 사과도 했는데 부산을 위해서 준비 중인 것은 없나. “열 자식 있는데, 안 아픈 자식 없다. 5·18은 무고한 시민이 공권력에 희생당했던 역사적 아픔이다. 그래서 사과한 것이다. 호남에 간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부산시 경제회복을 위해 신공항, 제2센텀 산단,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부산의 경우 이미 통합당 의원이 15명이나 있다. 시민들의 기대에 책임지고 부응하고 제대로 된 시장을 뽑아서 침체된 부산시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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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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