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뉴시스

변창흠(56) 국토부장관이 지난해 12월 29일 취임한지 109일 만에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토부장관으로 임기를 3년 6개월 동안 이어간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과 비교하면 변 장관은 임기와 내용 면에서 ‘씁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장관 후임으로는 노형욱(59)전 국무조정실장이 발탁됐다.

2016년 9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사장에 임명됐던 그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꾸준히 요직을 맡아왔다. 2017년 정권교체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뒤 2019년 4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임명됐다.

‘주거복지’ 전문가인 변 장관은 과거부터 각종 칼럼과 강연 등에서 부동산 안정을 위해 규제와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함께 해왔다. 세종대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공간환경학회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도시행정학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이사를 맡는 등 도시·부동산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이런 이력 덕분에 변 장관은 ‘김수현(전 청와대 정책실장) 라인’으로 불리곤 했다. 김 전 실장과 한국도시연구소, 한국공간환경학회, 세종대 산업대학원 등 이력의 상당 부분이 겹친 탓이다.  학계에서는 한국공간환경학회가 국토개발 및 도시정책에 대해 사실상 현 정권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토부장관 내정 직후 청문회 과정부터 그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됐다. 2016년 SH 사장 재직 당시 변 장관이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군에 대해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또 SH사장 시절 셰어하우스 입주자에 대해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2월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선 “여성인 경우 화장이나 이런 것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같이 아침을 먹는 것을 아주 조심스러워 한다”라고 발언해 ‘왜곡된 성인식’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무엇보다 변 장관에게 ‘치명타’가 된 계기는 지난 3월 밝혀진 LH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었다. 변 장관은 3기 신도시가 추진될 당시 LH의 사장이자 해당 사안을 진상조사해야 하는 국토부 수장이었지만, 사태가 터진 이후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미리 안 것도 아니고 이익 볼 것도 없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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