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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9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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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 그립만 잘 쥐어도 최/경/주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차장 

photo 연합
“이거 딱 하나만 잘해도 평생 골프 걱정 없어요. 10년을 쳤는데도 90타 못 깬다고 고민하시는 분도 있는데 다 이게 부실해서 그렇다니까요.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
   
   한국 남자골프가 세계 무대로 가는 길을 연 개척자 최경주는 레슨 강사로도 정상급이다. 구수한 입담으로 대기업 회장부터 동네 아주머니, 골프에 관심 있는 아이들까지 넋을 쏙 빼놓는다. 사실 최경주는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하던 골프연습장에서 진짜 레슨프로 몰래 살짝살짝 가르치며 용돈벌이를 했다.
   
   최경주는 미 PGA투어에서 8승을 거뒀고 세계 랭킹 5위까지 올랐다. 그가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3217만달러(약 350억원)다. 힘깨나 쓰게 생겼지만 키는 172㎝로 작은 편이다. 중학교 때 역도를 배웠고 고등학교 1학년이 돼서야 우연히 골프를 시작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아르바이트하고 여러 사람 도움 받아가며 골프를 익혔다. 최경주에게 물었다. “어떻게 골프를 잘 치게 됐죠?” 최경주는 “간절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저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 다 된다고 믿어요. 그리고 목숨만큼 소중하게 기본기를 지켜요.”
   
   그가 태어나 자란 완도는 저녁이 되면 칠흑 같은 암흑이었다. 아버지는 미역 양식을 했고,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바다로 나갔다. 엔진도 없는 배에 미역을 실을 수 있을 때까지 싣고 나면 바닷물이 갑판까지 찰랑찰랑했다. 매일 저녁 배가 방향을 놓치면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노를 저었다. “아버지가 그래요. 경주야 저기, 우리 마을 산꼭대기 양옥집 불빛 보이지. 그것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그는 “목표는 하나, 죽느냐 사느냐, 포기는 모른다, 이런 자세를 몸으로 배웠다”고 했다.
   
   골프의 길로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최경주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한 사람을 만났다. 그 프로는 골프 그립 딱 하나를 가르쳐주고는 “이거 잊어버리면 너는 골프 배울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한 달 뒤 다시 만난 그 프로는 “그립 한번 쥐어 보라”고 했다. 최경주가 그립을 쥐니 “그래 앞으로 열심히 해라”고 했다. 최경주는 그 한 달 동안 하루 종일 그립 쥐는 연습을 하면서 제대로 쥐었나 안절부절못하다 그립을 쥔 채로 잠이 든 적도 있었다.
   
   최경주는 말했다. “골프를 잘 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많이 만나요. 그런데 그런 분들 100명에 99명은 그립을 제대로 못 쥐어요. 가장 기본인데. 그러니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갈 수가 없어요. 요즘엔 골프 책도 많고 인터넷 동영상도 많으니 배우기 쉬운데도 절실하지 않으니….”
   
   그럼 ‘KJ(최경주의 영문 이니셜)식 그립’의 요체는 무엇일까. △왼손 엄지손가락과 클럽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하고 △오른손 생명선으로 왼손 엄지를 감싼 뒤 △손으로 수건을 살짝 짜는 듯한 느낌의 강도로 그립을 잡는 것이다. 그립은 클럽과 몸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연결고리다. 몸의 에너지를 클럽으로 전달해주는 생명선이다. 골프 이야기라면 몇 달 밤을 새워도 모자랄 최경주의 말이다. “그립 하나만 갖고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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