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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4호]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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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첫 승 올린 이재경의 입스 탈출법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haksoo@chosun.com

▲ 이재경 선수가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photo KLPGA
이재경(20)은 지난 9월 1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KPGA 투어에서 신인이 우승한 건 이재경이 처음이다.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 무대에 입성한 그는 지금도 부러움을 살 만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하지만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한 사람도 많았다. 그는 ‘신동’ 소리를 들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4년 한 해에 아마추어 대회 6승을 거두었고, ‘최경주 재단 골프 꿈나무’로 출전한 KPGA 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는 프로 선배들과 겨뤄 3위에 올랐다. 김시우(24)처럼 10대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도전할 만한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완벽주의 성향은 어린 그를 깊은 슬럼프와 입스(yips·샷 불안 증세)에 빠트렸다. KPGA 투어에 데뷔한 올해 상반기에도 9차례 대회에서 7차례나 컷 탈락을 했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예전의 반짝거림을 되찾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티잉 구역에 서면 자신감이 없었어요. 원래 왼쪽으로 공 끝이 살짝 휘는 드로(draw) 구질이에요. 그런데 대회 때는 왼쪽으로 크게 휘는 훅(hook)이 나오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말도 안 되게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스(slice)가 나오는 거죠. 압박감이 클수록 구질을 믿지 못하겠는 거예요. 연습량은 많은데 이것저것 하니까 생각도 정리되지 않고 막상 실전에선 도움이 안 되는 거죠. 100개의 샷을 연습하면 스윙을 다 바꿔가면서 쳤으니까요. 그래서 첫 홀 티샷처럼 긴장된 순간 믿고 칠 수 있는 샷을 연습하자고 마음먹었죠.”
   
   그는 오른쪽으로 공 끝이 살짝 휘는 페이드(fade) 구질을 연습했다. 어드레스 때 왼쪽 손목을 핸드퍼스트 자세로 해 놓고 손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쳤다. 거리는 10m 정도 줄지만 큰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연습한 샷을 중국 대회에서 사용해 보니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아졌다. 티샷부터 정신없이 공이 날라가던 상황이 해결되자 특기인 어프로치샷과 퍼팅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번에 우승한 대회에서도 압박이 큰 상황에서는 페이드 구질로 티샷을 했다. 페어웨이가 넓은 곳에서는 원래 구질대로 마음껏 거리를 냈다.
   
   어릴 적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더디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중3 때 좋은 성적을 낼 땐 스윙에 신경을 안 썼어요. 골프 할 때 생각이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한 살 더 먹으면서 좀 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무조건 공도 똑바로 쳐야 하고,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하나라도 틀어지면 스윙을 바꾸었어요. 자기 골프를 해야 하는데 머리만 복잡해지고….”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퍼팅에서도 입스가 오기 시작했다. 공을 터치할 때 손이 움찔움찔 놀라기 시작한 것이다. 집게 그립으로 바꾸면서 퍼팅 입스를 넘어서자 반복적으로 드라이버 입스에 시달렸던 것이다. 이재경은 나이 든 골퍼처럼 이렇게 말했다.
   
   “골프에 집착할수록 더 망가졌던 것 같아요. 간단하게 생각했으면 슬럼프가 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나하나 너무 예민했죠. 완벽한 샷이란 없는 것 같고, 어려울 때 믿을 수 있는 샷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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