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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71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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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25년 투자 CJ표 문화 인프라의 힘

▲ 지난 7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K팝 콘서트 무대 전경. photo CJ그룹
결국 정리해 보면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영화의 기초체력과, 안목 있는 기업의 지원, 재능 있는 감독, 이 세 요소가 길러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영화 ‘기생충’ 얘기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며 김기영 감독의 ‘하녀’ ‘충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5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소감을 밝히며 “기생충(제작)은 대단한 모험,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해준 CJ 식구들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봉 감독이 ‘식구’라는 표현을 쓸 만도 한 것이, 그의 영화 세계가 성장할 때마다 그 옆엔 CJ가 있었다.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까지 다 CJ가 투자 배급을 맡았다. ‘기생충’은 대단한 흥행 성공을 거뒀다. 192개국에 선판매되면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세운 최다 해외 판매 기록(176개국)을 갈아치웠다. 국내에선 ‘19번째 천만 관객’ 한국 영화에 등극했다. 개봉 53일 만에 올린 성적이다.
   
   
   봉준호 옆에는 항상 CJ가 있었다
   
   CJ 입장에서 보면 문화사업에 투자한 지 25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첫 시작은 드림웍스와 함께였다. 1995년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제작사 드림웍스 설립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30대의 젊은 경영인이었던 이재현 회장이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전통적인 내수 식품 기업이었던 ‘제일제당’을 문화 기업으로 키우겠단 구상을 하던 차였다. 회사 내부에선 투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3억달러면 그즈음 제일제당 연 매출의 20%가 넘는 거액이었다. 그때 그 결정을 낳은 게 바로 ‘CJ표 문화 인프라’ 구상이다.
   
   이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눠볼 수 있다. 영화, 방송, 한류 콘텐츠 플랫폼이다. 첫째, 영화는 단순히 한국 영화를 제작해 해외에 배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갔다. 현지 배우를 캐스팅해 현지 언어로 제작하는 ‘맞춤형 해외 영화 제작’이다. 2014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를 중국,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버전으로 제작한 것이 그 예다. 중국에선 2015년 ‘20세여 다시 한 번’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3억70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한·중 합작 영화 중 흥행 1위의 기록이다. 현재 미국 제작사와 손잡고 영어와 스페인어 버전도 제작 중이다.
   
   
▲ CJ그룹 이재현 회장 photo CJ그룹

   영화 제작 현장에 ‘표준근로계약’ 문화 정착
   
   ‘표준근로계약 체결’ 문화를 영화 제작 현장에 단단히 정착시킨 것도 성과로 들 수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현장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걸 의무화했다. 업계 최초다. 법정근로시간 준수, 초과근무 시 수당 지급, 적정 휴식시간 보장, 4대보험 가입 의무화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기생충’도 모든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을 맺었다.
   
   둘째, 방송 분야에서는 우선 드라마 등 콘텐츠 수출이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미스터 션샤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올해 방송한 ‘아스달 연대기’ ‘지정생존자’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전 세계 190여개국에 수출돼 방영됐다. 평균 20.5%, 최고 22.1%라는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역시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본, 대만, 홍콩 등에 판매됐다.
   
   예능 포맷도 수출한다. ‘꽃보다 할배’의 경우 미국, 터키, 이탈리아 등에서 포맷을 사가 방영했다. 올해엔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러시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태국까지 총 7개국에서 추가로 포맷을 구매해갔다.
   
   셋째, 한류 콘텐츠 플랫폼이다. ‘케이콘(KCON)’이 대표적 예다. 케이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한류 페스티벌이다. 한국 아이돌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엠카운트다운’ 무대 옆에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부스를 열고 식품, 패션 등을 앞세워 바이어들과 상담을 하는 식이다. 동행할 중소기업을 선정하는 등의 관련 업무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한다. 2012년 미국 LA에서 최초로 열린 이래 일본, 유럽,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 열린 ‘KCON 2019 NY’는 지난 7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렸다.
   
   세계 문화 수도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랜드마크 공연장에서 한국 음악을 들려주고, 한국 기업의 상품들을 선보이는 등 ‘케이 스타일’을 전파한 셈이다.
   
   사실 케이콘 자체는 CJ 입장에선 별 수익이 나지 않는 행사라고 한다. “입장료 수익과 후원사들의 후원으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라고 CJ 측은 설명했다. 오히려 CJ는 케이콘을 더 활성화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열리는 ‘KCON 2019 LA’는 개최일이 4일로 늘어났다. ‘KCON 2019 Thailand’는 행사 규모를 2배로 늘렸다. 케이콘을 장기적으로는 세계 곳곳으로 한류 문화를 실어나르는 통로로 굳히기 위해서다.
   
   CJ의 문화 사업에 빛나는 성공만 있었던 건 아니다. 문화 부문에 뛰어든 시점에 공교롭게도 IMF 사태가 터졌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영화 사업에 진출한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이 문화 사업을 접은 이유다. 2011년 개봉한 영화 ‘마이웨이’는 중국, 독일, 러시아 등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제작비 300억원을 들였지만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손익분기점 50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2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20년간 적자에도 투자 계속
   
   문화 사업의 특성상 투자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방송,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 부문만 보면 문화 사업에 첫발을 디딘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CJ는 ‘문화 보국’의 기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만 2015년 기준 누적액으로 7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재현 회장이 문화 사업을 중시하는 이유는 할아버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평소 가르침 때문으로 보인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사업으로 나라를 일으킨다는 ‘사업 보국’의 이념과 함께,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알려져 있다.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전 세계는 경쟁 중이다. 이재현 회장은 ‘문화’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고 나아가 국격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인이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제품을 구매하며, 한국 문화를 즐기게 만들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꿈이 다음 25년 후엔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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