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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0호]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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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우후죽순 코인리딩방에서 벌어지는 일들

정재욱  변호사ㆍ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2021-06-01 오후 2:48:56

▲ 지난 5월 26일 서울 역삼동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photo 뉴시스
파이어족을 꿈꾸며 코인시장에 들어오지만, 남는 건 눈물뿐이다. 세력, 고래가 아닌 이상 고급 정보를 접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대로 된 공시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규제도 없어 사실상 시세조종 내부자거래가 허용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개미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매수한 후 이른바 ‘존버’를 하고 차트 공부도 하지만, 정부마저 손놓고 있는 이 시장에서 생존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빈틈을 수많은 코인 유튜버, 코인리딩방이 메우고 있다. ‘100% 수익 보장’ ‘수익 인증’ ‘인생역전’. 종목 차트 분석으로 수십억~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사람이 코인을 가르쳐 준다는데, 혹하기 마련이다. 도박판 투기장에 가까운 코인시장 현실에서 코인리딩방은 마음의 안식처로 기능한다.
   
   코인리딩방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네이버, 다음 등 검색포털에 코인리딩방이라 검색하면 손쉽게 수많은 코인리딩방을 접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코인리딩방이라고 검색하면 ‘전설의 코인리딩방’ ‘무료 코인리딩방’ ‘코인투자의 정석’ 등의 광고가 상단에 검색된다. 각 방에는 ‘업계 최고 수익률’ ‘실력의 차이를 보여드립니다’ ‘인생역전 리얼후기’ 등의 화려한 광고문구가 달려 있다.
   
   다음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코인리딩방 온라인 사이트 주소가 상단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바일을 통해 들어오는 코인리딩방 스팸메시지는 더 노골적이다. 리딩방이야 주식시장에도 있지 않냐며 코인 좀 아는 사람이 코인 가르쳐 주겠다는 게 무엇이 문제 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문업, 유사투자자문업 규제가 있어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 규제가 존재한다. 암호화폐(코인)시장에는 이러한 규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코인리딩방 그 어떤 규제도 없다
   
   실제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하여 일정한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하기 위해서는 신고나 등록이 필요하다. 투자자문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법인, 자본금, 전문인력 확보 등)을 갖추어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즉 아무나 투자자문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만약 이러한 등록을 하지 않고 투자자문업을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자본시장법 제445조) 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금융감독원의 감독, 검사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할 때에도 자본시장법에 따른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예컨대 선행매매와 같은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불건전 영업행위는 금지된다.(자본시장법 제98조)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만 투자 조언을 하는 경우에는 다소 규제가 완화된다.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간행물, 전자우편 등에 의하여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 또는 조언을 하는 것을 ‘유사투자자문업’이라 하는데, 이를 영위하기 위한 요건은 매우 완화되어 있다. 금융위원회에 신고를 하면 누구나(다만 유사수신규제법 등을 위반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거나, 투자자 보호 관련 교육을 미이수한 경우 제외) 유사투자자문업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일대일 투자 자문은 할 수 없다. 유사투자자문업자도 불건전 영업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받는다.
   
   
   예방 어렵고 사후 구제만 제한적으로 가능
   
   자본시장법상의 투자자문업,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규제가 암호화폐시장에는 적용되지 않다 보니, 사전적으로 관련 피해를 예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어떤 업체와 어떤 사람이 믿을 만한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결국 코인리딩방과 관련하여 문제가 터지면 사후에 피해자들이 형사고소를 하거나 민사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신분을 사칭한 경우, 허위정보를 바탕으로 리딩을 한 경우, 가입비 또는 회비만 받고 잠적한 경우 등의 사정이 있다면 사기죄로 의율할 수 있다. 아울러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회비를 요구한 경우라면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할 즈음에는 코인리딩방 운영진들이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이러한 코인리딩방 운영진들의 이름이나 주소지,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을 전혀 알지 못해 대응 자체가 매우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암호화폐로만 회비를 받는 곳은 추후 법적 대응을 할 때 매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텔레그램방 대화까지 삭제되어 암호화폐 전송내역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코인시장을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는 건 누구?
   
   비트코인은 전자기록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 도박게임이라든가 도박 관련 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다. 비트코인은 죄가 없다. 그럼에도 코인시장이 도박판,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주식·부동산 시장에서도 아무런 규제가 없었다면 도박판, 투기장이 되지 않았을까? 사실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유사투자자문업 규제의 경우 상당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신고만 하면 전문성이 없더라도 누구나 유사투자자문업을 할 수 있고, 제한적으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을 뿐 정기적인 검사 및 분쟁조정 대상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인시장에서는 이러한 미흡한 규제마저 없으니 투자자 피해가 양산되고 코인시장이 투기장으로 전락하는 건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코인시장의 과열, 투기 양상을 단순히 2030세대의 무모한 ‘영끌 빚투’의 문제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정부의 무대책·무책임·무방비가 더욱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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