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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호]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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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남자 같은 내 얼굴이 좋다 성형도 보톡스도 안 할 것”

박흥진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3월 15일 한국서 개봉한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는 일종의 도덕극으로 읽힌다. 살해된 딸의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을 질책하는 대형 광고를 내건 어머니. 영화에서 굴하지 않는 어머니 역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60)는 지난 3월 4일 열린 9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다. 지난해 11월 14일 비벌리힐스 포시즌스호텔에서 이 영화 미국 개봉에 즈음하여 그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점퍼 차림의 맥도먼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활발한 제스처와 함께 거의 공격적이다시피 직선적으로 질문에 답했다. 무뚝뚝하면서도 유머와 위트가 넘쳤는데 매우 지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맥도먼드는 1996년 남편이자 코엔 형제 감독의 형인 조엘 코엔이 연출한 ‘화고’로 이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탄 바 있다.
   
   - 영화에서 행동과 걸음걸이를 존 웨인처럼 했는데 재미있었나. “내 역의 아이디어로 그를 이용하면서 즐겼다. 난 늘 그의 걸음걸이를 좋아했다. 역을 위해 그의 자서전을 통독했다.”
   
   - 피해자이면서도 결코 굴하지 않는 당당한 여성 역할을 하기가 쉬웠는가. “난 그동안 여러 차례 피해자 역을 했지만 매번 단순한 피해자의 차원을 넘어 뭔가 긍정적인 면을 첨가하곤 했다. 이 영화의 각본이야말로 하나의 귀중한 선물이었다. 영화의 주인공 밀드레드는 비록 피해자이지만 일단 행동에 나서면 겁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옳은 행동은 설명도 변명도 필요 없는 것이다. 이런 역은 우리가 좀처럼 여성으로부터 기대하지 못하는 것이다.”
   
   - 그런 여성을 실제로 알고 있는가.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다 어느 정도 그런 성질을 갖고 있지만 밀드레드와 같은 사람은 보기 드물다.”
   
   - 밀드레드는 ‘화고’의 경찰서장 마지와 많이 닮았는데 어떻게 보나. “아니다. 비록 둘 다 강한 사람이지만 밀드레드는 격노에 차고 언어도단적이며 마지는 그렇지 않다. 마지는 좋은 사람인 반면 밀드레드는 그 반대의 사람이라고 하겠다.”
   
   - 밀드레드는 영화 내내 화병을 앓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경우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하는가. “밀드레드는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잃어 분노에 들끓고 있는 것이다. 화와 분노는 다르다. 난 살면서 한 번도 분노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화를 낸 적은 여러 번 있다. 화는 조절할 수 있지만 분노는 그럴 수가 없다.”
   
   - 요즘처럼 사회관계망으로 모든 것을 주고받는 세상에서 이 영화에서처럼 대형 광고판을 이용한다면 무슨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겠는가. “난 사회관계망을 기피하고 싫어한다. 난 전화도 접었다 펴는 구식 전화기를 쓴다.(이때 맥도먼드는 가방에서 전화기를 꺼내 보여주었다.) 지나치게 사회관계망에 매달려 산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바로 이런 얘기를 광고판에 써놓겠다. ‘죽어라 트위터야, 죽어라’라고.”
   
   - 이 영화 덕분에 광고판이 유행할 것이라고 보는가. “그것은 강한 전달력을 지닌 수단이다. 좋은 내용이 쓰인 광고판을 보면 기분이 좋다. 여하튼 우리는 모두 편지를 쓰고 또 유선전화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 불의가 자신에게 행해졌는데도 그에 대한 처리가 미흡할 경우 본인 스스로 처리하겠는가. “나는 배우로서의 내 삶을 그렇게 살아왔다고 본다. 젊었을 때 난 배우로서 온갖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난 감독이나 연출가들이 말하는 나의 부족한 점들을 기록해 그것이 장점이 되도록 했다. 내게 가해진 불의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밀드레드 역을 맡게 된 것도 결국 이런 과정의 결과다.”
   
▲ ‘쓰리 빌보드’의 한 장면.

   - 혹시 각본 중 반대 의견을 표시한 대사가 있나.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표시했지만 결국 그대로 했다. 영화의 대사와 미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말은 비록 같지는 않지만 맥도나가 쓴 대사는 시와도 같다.”
   
   - 밀드레드는 혼자 있을 때와 사람들이 있을 때 전연 다른 태도를 취하는데. “그렇다. 감독과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여러 번 논의했다. 특히 어디서 눈물을 흘리느냐는 점에 대해서. 밀드레드는 딸을 잃은 직후 비탄과 슬픔에 젖어 영육이 완전히 마비되고 만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땐 허점투성이지만 반면 사람이 보는 앞에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격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 밀드레드를 여권 옹호가로 보는가. “그는 비록 ‘이번엔 결코 암탉이 지지 않을 거야’라고 말은 하지만 여권보다는 정의에 더 관심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찰서에 사제폭탄을 던져 방화하는 밀드레드를 용서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는 도덕적으로 애매모호한 사람인데 그 점이 더욱 흥미 있다.”
   
   - 살면서 밀드레드처럼 자신의 진가나 의견을 사람들이 인정을 안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밀고 나간 적이 있는지. “3년간의 드라마 학교에서 내가 연기자로서 재능이 없다고 해서 옆으로 밀려났었다. 그래서 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달리 노력했다. 강한 의지로 밀어붙였다. 사람들은 날 보고 타고난 배우라고 하지만 그것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 오랜 연기 생활을 하면서 성적으로 추행당해 본 적이 있는가. “직업에 관계없이 여자 치고 그런 일을 조금이라도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린 누가 어떻게 당했다는 얘기를 이젠 그만하고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권운동은 1970년대 있었던 여권운동이 성장해 맺은 결실이라고 본다. 이제 비로소 우리는 그 운동이 하나의 원을 그리는 것을 보게 됐다. 성평등과 함께 남자와 동등하게 일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도 이뤄져야 한다.”
   
   - 여자의 외모를 중요시하는 할리우드에서 일하면서 보다 예쁘게 보이려고 화장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는가. “난 15세 때 페미니스트가 됐는데, 그땐 여성의 자연미가 찬양받을 때였다. 내가 대학생일 때만 해도 ‘플레이보이’ 모델들은 짙은 화장도 안 하고 유방확대 수술도 안 해 나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그런 경향은 1980년대 들어서부터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잡지 속 여자들이 모두 지나치게 화장을 하고 온몸을 뜯어고쳐 마치 신형 자동차 모델을 보는 기분이었다. 여성의 본격적인 상품화이다. 뉴욕의 출연섭외 에이전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내게 튀어나온 이를 고치고 화장도 하고 또 하이힐을 신고 걷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그 조언을 따르긴 했지만 그것은 순전히 연기를 위한 일이었다. 내 얼굴을 화장으로 변화시킬 순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이 분장사를 내게 보내면 난 그를 물리쳤다. 내 얼굴이 지닌 남자 같은 그림자를 제대로 이용하는 일은 촬영감독에게 달렸다고 대안을 제시하곤 했다. 내가 성형수술을 하거나 보톡스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 내 얼굴을 보고 ‘정상과 계곡과 균열이 있는 국립공원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그 말이 정말로 좋다.”
   
   -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으니 연기를 떠나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난 연기 외에 다른 어떤 일도 할 줄 모른다. 난 훌륭한 주부다. 집에서 아들을 키우면서도 무대에서 연기를 했다. 난 연기를 사랑한다. 연기 없이도 호흡을 할 수는 있으나 그것 없이는 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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