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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360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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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72초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은 누구?

3주 만에 누적조회 210만

김민희  기자 

▲ 사진 왼쪽부터 성지환 대표, 최덕길 카메라감독, 임태형 음향감독, 진경환 배우, 백경원 기술감독, 김지원 작가, 김남조 매니저. photo 임영근 영상미디어 기자
“72초 드라마는 디지털 친화적인 20~30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20~30대는 10대만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나, 1인 미디어 시장은 10대를 중심으로 편성되는 양상이다. 30대가 재미있게 즐길 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다. 72초 TV는 이걸 파고들었다.”
   
   ㈜칠십이초의 성지환(38) 대표를 지난 6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이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72초 드라마는 드라마 한 편 분량이 72초인 초압축 드라마. 72초는 은행 ARS 서비스를 이용해 상담원과 연결될 때까지 소요되는 평균시간이다. 편당 40~50분짜리 드라마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1분12초짜리 드라마는 낯설다. 성 대표는 “한 직원의 어머니는 72초TV를 다 보신 후 ‘그래서 드라마는 언제 시작하는데?’라고 물으시더라. 예고편으로 아신 거다”라며 웃었다.
   
   일주일에 2회(매주 수·목 오전 11시27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새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72초 TV’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월 13일에 첫방송이 됐으니 방영 개시 3주째, 누적 조회 수 210만회를 넘어섰다. 남자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다음 스토리를 기대하는 팬들이 늘기 시작했다. 72초를 시작으로 유사 콘텐츠가 하나둘 늘면서 ‘초압축 드라마’가 새로운 장르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업체 ‘비디오빌리지’에서 만든 2분 내외의 드라마 ‘그놈들이 사는 세상’은 아예 ‘Inspired by 72초 TV’를 표방했다. 72초는 영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로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칠십이초의 멤버 7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지환 대표, 진경환(각본, 배우), 최덕길(카메라감독), 임태형(내레이션, 음향감독, 손연기), 백경원(후반작업, 30도 영상 및 VR 기술지원), 김지원(각본, 디자인), 김남조(프로덕션 매니저). 음악감독은 ‘탐’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김태우씨다. 김태우 감독은 각 에피소드에 맞는 배경음악을 별도로 제작한다.
   
   ㈜칠십이초는 올 2월 창업한 신생업체다. 그 모태는 ‘공연계의 이단아’로 불리던 실력파 공연기획팀 ‘인더비’다. ㈜네시삼십삼분과 엔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아 탄탄하게 출발했다. 성 대표는 “인더비 원년멤버를 중심으로 직원이 하나둘 늘었는데, 한 분 한 분이 개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연출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학과 출신의 성지환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IT와 문화의 융합’을 추구하면서 공연기획, 뮤지컬,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벤처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이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기대보다 훨씬 반응이 빠르다. 현재는 네이버에만 서비스되는데, 거의 모든 메이저 플랫폼에서 자신의 사이트에 걸어달라는 연락이 왔다. 시즌 2 유통 채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72초 TV의 보급은 MCN업체 트레져헌터가 맡고 있다.
   
   72초 드라마는 혼자 사는 30대 흔남(‘흔한 남자’라는 뜻의 신조어)의 평범한 스토리다. 유명 배우도 없고, 자극적인 대사나 장면도 하나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짧은 순간을 포착해 빠른 호흡으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게 특징. 가령 ‘나는 평범한 남자다’ 편에서는 새벽 6시에 일어나 룽고스타일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를 음미하면서 영자신문을 구독한 후 빳빳한 수트를 입고 출근하는 남자를 꿈꾸지만, 장면 전환, 이와는 판연히 다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나는 오늘 엘리베이터를 탔다’ 편에서는 ‘쭉쭉빵빵’ 여인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탄 후 남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공상을 공감대 넓게 풀어낸다. 보다 보면 웃음이 ‘풉’ 하고 터져나온다.
   
▲ ‘72초 TV’의 한 장면.

   드라마의 호흡은 숨가쁘다. 주인공의 움직임도, 내레이션도, 매우 빠르다. ‘어?’ 하는 사이 드라마 한 편이 끝나 버린다. 임태형씨는 “장면 전환이 매우 빠르다. 편당 120개가 넘는 컷으로 이루어져 있다. CF와 비슷한 호흡이다”라고 말했다. 익숙한 목소리다. 바로 72초 드라마의 내레이션 주인공이다.
   
   72초 TV는 72초팀 자력으로 만든다. 각본과 연기, 내레이션과 촬영, 연출을 팀 내에서 다 해결한다. 개성 있는 외모와 실감 나는 연기로 화제가 되는 ‘72초 배우’는 바로 이 회사 직원 진경환씨. 인더비 원년 멤버이자 교수님이다. 한양대에서 ‘유럽공연예술’ 강의를 맡고 있다. 진씨는 연출과 배우를 겸하고 있다. 직원들은 진씨를 두고 “연예인병 걸렸다”며 놀렸다. 진씨는 “동네 카페에 가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72초 TV는 한 시즌당 8편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날부터 시즌 2 촬영이 시작된다고 한다. 성 대표의 말이다. “잠시 후 노래방과 꽃집 등을 다니면서 촬영을 하게 된다. 오늘부터 보름간 시즌 2를 찍고, 편집을 거쳐 7월 중순경 공개된다. 시즌 2는 7편에서 첫 등장하는 여인과 썸을 타고 관계가 무르익어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의 여자주인공은 진짜 연예인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신인배우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72초일까? 성지환 대표는 “단순한 이유다. 모바일에 맞는 영상의 길이는 1분 내외라고 봤고, 입에 잘 붙는 숫자를 골랐다. 육십초, 육십팔초, 칠십초는 입에 잘 안 붙지만 칠십이초는 입에 딱 붙지 않나”고 이유를 밝혔다.
   
   72초 TV는 프랑스의 초압축 시트콤 ‘브레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짧은 이야기’라는 뜻의 ‘브레프’는 프랑스에서 3~4년 전에 화제가 된 1분40초짜리의 시트콤이다. 성 대표와 진경환씨는 인더비 시절에 브레프를 모방한 짤막한 시트콤을 제작했고, 이를 유튜브에 올려 시장성을 확인했다. 성 대표는 “처음에는 드라마 말미에 ‘Inspired by Bref’를 표방했으나 차츰 우리만의 개성 있는 드라마를 구축해갔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진화하는 모바일 환경. 진경환씨는 “점점 휴대폰을 이용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모바일용 콘텐츠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며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성지환 대표는 진씨의 말을 받아 이렇게 말했다. “모바일용 콘텐츠 시장은 새로운 시장이지 기존 시장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틈바구니 시장이라고 할까. 우리는 그 틈바구니 시장에서 ‘새로운 재미’ ‘의외성의 재미’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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