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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20호]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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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체력]무시하기엔 너무 중요한 발 건강

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smbahaha@naver.com

photo 픽사베이
우리 몸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위는 단 한 곳도 없다. 어느 누구도 이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우리는 어깨와 팔, 엉덩이, 다리 근육 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에만 애정을 쏟고 있다.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운동프로그램이 이 부위에 주로 맞춰져 있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신체부위를 운동으로 다듬는 데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운동을 할 때 종종 잊혀지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되는 부위가 있다. ‘발’과 ‘발가락’이다. 우리의 모든 움직임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발과 발가락은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평소 신발과 양말 속에 가려져 있지만 서고, 걷고, 달리는 동안 체중을 오롯이 견디며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만약 우리가 원시시대의 인간처럼 살고 있다면 발과 발가락의 건강을 굳이 염려할 필요가 없었을 테다. 원시인은 맨발로 흙을 밟고, 나무나 돌처럼 불규칙한 표면 위를 걷기도 한다. 때에 따라 두 손, 두 발로 어딘가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처럼 발과 발가락을 인체 움직임에 따라 쉼없이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들의 발이 이와 같다. 집에서 맨발로 뛰어놀고, 놀이터에서 미끄럼틀과 철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발과 발가락을 잘 사용한다.
   
   발이 해야할 일을 지금처럼 신발에 내맡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발은 우리가 걷고 뛸 때 일정 수준의 체중을 견디며 일한다. 지면과 교감하며 방향도 바꾸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신발을 신으면서 발 본연의 역할이 신발에 갇히기 시작한다. 처음 신발을 신으면 안락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지면의 장애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발 속에 갇힌 발은 미세하고 입체적인 움직임을 만들지 못한다. 그냥 우리 몸을 지탱하는 한 덩어리의 신발일 뿐이다.
   
   
▲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목말뼈 부위다. photo 이우제 제공

   발은 ‘목말뼈(거골)’라는 발목 뼈 아래에 여러 마디로 나뉘어진 뼈들이 발가락까지 작은 관절을 이루며 연결된 구조다. 이렇게 작은 관절이 발이라는 신체부위에 집중되어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 발바닥은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안으로 눌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비틀림에 쪼그라들고 늘어지기도 하는 유연한 조직이다. 다양한 신체활동에 맞춰 효과적으로 체중을 지지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진화, 발전한 결과다. 신발은 이 기능을 제한한다.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굉장히 부드러운 깁스를 한 것과 같다. 밑창이 잘 구부러지고 부드러운 운동화라면 그나마 낫다. 발끝이 뾰족한 구두를 신는다면 발가락이 찌그러져 옴짝 달싹 못 하는 상태에 놓인다. 여기에 뒤꿈치 굽이 더해지면 무게 중심 자체가 변한다.
   
   한때 한 아프리카 부족의 놀라운 신체능력에 주목해 그들의 보행 습관을 반영한 신발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그 부족 사람들은 맨발로 다닌다. 그런 신발을 신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맨발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는 마법과 같은 신발은 ‘없다’. 알몸과 속옷을 입은 상태가 분명 다르듯, 맨발과 신발을 신은 상태는 다르다. 다만 현대 문명 사회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그리고 문화적인 이유로 신발을 신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발과 발가락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발과 발가락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신발이란 무엇일까? 발과 발가락이 본래 하는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구현한 신발이다. 그러자면 발가락이 짓눌려 찌그러지면 안 된다. 토박스(Toe box•신발에 발가락이 놓이는 앞 부분)의 공간이 넓고 여유로워야 한다. 신발의 밑창은 부드럽고 잘 구부러질 수 있어야 한다. 발바닥이 최대한 지면과 교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발의 쿠션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쿠션이 충분해야 발이 덜 피로하고 건강에 좋다는 주장과 지나치게 푹신한 쿠션이 발을 더 피로하게 만든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정답은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과유불급’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아스팔트를 맨발로 걸어보면 매우 피로해진다. 반면 모래 사장을 걸어보면 부드럽긴 한데 도대체 앞으로 걷기가 힘들다. 모래사장을 걸어보라. 정말 피로하다. 쾌적한 잔디밭과 흙 밭을 걷는 삶이 아니라면, 자연의 푹신함을 대신 만들어줄 수 있는 수준의 쿠션감이 필요하다. 굳이 발바닥 아래에 모래 사장이나 물침대를 만들어줄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발과 신발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그럼 당장 신발을 쿠션이 최소한으로 있고, 밑창이 부드러운 걸로 다 바꾸란 건가요?” “최대한 맨발에 가까운 상태로 그럼 생활하라는 건가요?”
   
   맨발에 가까운 상태로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대인은 너무 오랜 시간 신발에 익숙해졌다. 발의 기능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과격한 전환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맨발 상태의 신체활동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발 기능이 너무 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맨발의 중요성을 깨달은 직후 맨발 달리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달이 넘어갈 즈음에 족저근막염이 도졌다. 아직 발이 맨발의 기능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 후 약 2년 이상의 시간을 거쳐 전환 기간을 가졌다. 점차 쿠션이 적은 신발로 바꿔가고, 뛰고 걷기 전에 맨발로 서서 균형을 잡고 체중을 지지하는 시간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요가 수련이나 케틀벨 훈련과 같은 맨발로 수행하는 운동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이젠 발 피부만 보호해줄 수 있는 신발만 신고 산악달리기도 하고 10킬로미터 달리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인은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다양한 족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 질병의 치료과정은 지난하고 지루하며 괴롭기까지 하다. 일상에서 꾸준히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은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내 발은 얼마나 굳어있을까?★
   
   1. 두 발로 선다. 다섯 발가락을 모두 들어본다. 이때 발 볼은 모두 바닥에 붙어 있어야 한다.
   
   2. 엄지 발가락만 바닥에 내리고 나머지 네 발가락은 모두 들고 선다.
   
   3. 반대로 엄지발가락만 들고 나머지 네 발가락을 바닥에 내려서 선다.
   
   4.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만 내리고 가운데 세 발가락은 모두 들고 선다.
   
   5. 4번의 상태에서 한다리로 서 본다.
   
   
   내가 만난 대부분 사람들이 2번 동작부터 난관을 겪는다. 네 발가락이 ‘구운 오징어’처럼 말려 들어가 좀처럼 들어올리지 못 한다. 1~5번까지 모든 동작에 있어 발 볼을 바닥에 붙이지 못 한다면 발바닥이 부드럽게 휘어지거나 구부러지지 못 한다는 뜻이다.
   
   참담한 수준의 발과 발가락 기능에 놀랐다면, 신발에 갇혀 괴로웠던 발을 자주 풀어주도록 하자. 발가락도 손가락처럼 활짝 펼쳐지고 움직일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샤워를 할 때나 세족 시에 아래 발-발가락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가락 스트레칭하기★
   
▲ (왼쪽부터 순서대로) 발가락 깍지끼기-잡아당기기-비틀기-찌그러트리기 photo 이우제

   1. 손가락을 발가락 사이에 끼워 넣어 서로 깍지를 낀다. (정말 아플 수 있다. 아예 손가락이 안들어갈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점차 손가락과 발가락이 깊게 깍지를 낄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실시하도록 한다.)
   
   2. 발가락 사이에 끼운 손가락으로 발가락을 앞,뒤,좌우로 부드럽게 젖히기도 하고 비틀어 주기도 한다.
   
   3. 반대손으로 뒤꿈치를 잡고 발가락과 뒤꿈치를 멀리 당겼다가 가깝게 붙이기를 반복한다.
   
   이 단순한 스트레칭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고 싶다면, 먼저 한 쪽 발만 스트레칭을 한 뒤 눈을 감은 채 이 발로만 서서 균형을 잡아보라. 그리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스트레칭 하지 않은 발로만 균형을 잡아본다면 분명 차이를 느낄 것이다.
   
   발은 일단 질환이 발생한 뒤 관리하기가 어렵다.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족부 질환은 지난하고 지루한 치료 과정이 필요하다. 일상적으로 걸어다니며 계속해서 발을 쓰기 때문에 빨리 낫지도 않는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선택과 실천은 나의 몫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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